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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인문학 잔치가 되다

국회의원이 추천하는 문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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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다 보니 국회의원이 언급한 책은 사람들 내에서 다시 회자되기도 한다. 이제까지 무제한 토론에서 나왔던 영화와 책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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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imagetoday

 

더불어민주당에서 47년만에 필리버스터를 요청하면서 국회에서는 쉬지 않고 밤낮으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의 의사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지칭하는 말로, 다수당을 견제하는 취지의 제도로 시간 제한 없는 발언이 가능하다. 의원 1명 당 한 번씩의 토론이 가능하고, 현재(2월 29일 오후 1시 30분)까지 26명의 의원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한 사람당 최대 11시간 39분, 최소 1시간 50분동안 연설했다.

 

누리꾼들은 신났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무제한 토론이다 보니, 스포츠 게임처럼 어떤 사람이 최대로 오래 버티느냐와 같은 기록 게임으로 즐기는 사람도 있고, 각 의원마다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도록 인용하는 방대한 자료와 책, 영화 등의 양질의 콘텐츠에 환호하기도 했다. 늘상 치고 받고 싸우는 ‘동물 국회’에서 벗어나 비로소 토론으로 쟁점을 강조하고 해결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다 보니 국회의원이 언급한 책은 사람들 내에서 회자되기도 한다. 이제까지 무제한 토론에서 나왔던 영화와 책을 정리했다.

 

 

<국회의원 추천!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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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 1998)
Will Smith,Gene Hackman

국가 안보국은 감청 및 도청 행위를 법적으로 승인하자는 법안을 반대하는 국회의원 필(제이슨 로바즈 분)을 제거한다. 우연히 국회의원의 피살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조류 사진 작가는 국가 안보국에 쫓기다 자신의 대학 동기이자 변호사인 로버트 딘(윌 스미스 분)의 쇼핑백에 자료를 넣고 도망치다 즉사한다. 국가 안보국은 감시 카메라를 통해 딘의 쇼핑백에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딘을 쫓기 시작한다. 테러방지법을 실시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은수미 의원이 예시로 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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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2015)
감독:최동훈 출연: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 케이디미디어

10시간이 넘은 은수미 의원의 발언이 끝나고 인터넷 상에 은수미 의원 사진과 영화 <암살>의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분)의 대사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를 합한 이미지가 유행처럼 번졌다. 독립투사와 10시간 넘게 토론을 하는 은수미 의원을 빗대어 필리버스터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이 퍼뜨린 이미지였다.


<국회의원 추천! 이 동화>

 

줄넘기 요정
엘리너 파전 글/샬럿 보크 그림/김서정 역 | 문학과지성사

어느 날, 사람들이 줄넘기를 즐겨 하는 캐번 산에 공장이 들어 선다는 소문이 들려 온다. 마을 사람들은 슬퍼하다 캐번 산에서 한 번이라도 줄넘기를 했던 사람들이 모두 모여 줄넘기를 이어 하고, 줄넘기가 끝나는 순간 공장의 첫 벽돌을 놓아도 된다는 제안을 한다. 권은희 의원이 필리버스터의 정당성을 동화에 빗대어 설명해 관심을 받았다.

 

 

 

<국회의원 추천! 이 소설>

 

1984
조지 오웰 저/정회성 역 | 민음사

『동물농장』과 함께 조지 오웰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최민희 의원과 김제남 의원이 국가의 통제와 관련하여 인용했다.

 

 

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저/최세진 역 | 아작(디자인콤마)

학교 전산망 해킹이 주특기이고, 수업 땡땡이가 취미인 삐딱한 열일곱 살 소년 마커스 얄로우는 우연히 게임을 하던 중 친구들과 함께 테러 용의자가 되고, 국가기관으로부터 갖은 고초를 당하고 감시까지 받게 된다. 6주간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였으며, 선버스트상, 존 W 캠벨상, 프로메테우스상, 화이트파인상, 골든덕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서기호 의원이 "궁금하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라며 소개했다. 저자인 코리 닥터로우가 소식을 듣고 관련 뉴스의 링크를 자신의 SNS에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추천! 사회/정치 연구>

 

간첩의 탄생
문영심 저 | 시사IN북(시사인북)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이라는 긴 이름이 붙은 탈북자 유우성씨의 이야기를 추적했다. 북한 의사 출신으로서 남쪽으로 내려와 서울시 비정규직 공무원이 돼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던 유우성씨는 간첩 혐의를 뒤집어쓰고 신문 1면을 장식하게 된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국정원이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내놓은 자백과 자료와 증언은 모두 조작됐거나 불법 수집돼 증거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정원과 검찰의 협력을 파헤친 펙션(Faction)으로 박원석 의원이 의석에 오르면서 챙긴 책 중 하나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글렌 그린월드 저/박수민,박산호 공역 | 모던타임스

〈가디언〉 기자인 글렌 그린월드는 NSA(연방안보국) 계약직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제보로 NSA의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감시 남용에 관해 폭로한다. 저자는 NSA 문제를 넘어서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습관적으로 피하고 공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주류 언론의 태도를 꼬집는다. 이와 동시에 정부가 자국민의 사생활을 낱낱이 엿볼 때 개인과 국가의 정치적 건전성 모두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국가 안보와 개인 프라이버시를 둘러싼 열띤 논쟁을 촉발시키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투명한 정부"를 약속하면서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로 몰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기관 개혁안 마련을 이끌어냈다. 마찬가지로 박원석 의원의 참고자료였다.

 

 

조작된 공포
폴 토드,조너선 블로흐 저/이주영 역 | 창비

'세계 정보기관의 진실'이라는 부제처럼 세계 정보기관의 활동 내용을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냉전적 임무를 수행하던 정보기관들은 조직을 존속시키기 위해 자신을 정당화해줄 새 논리로 '테러리즘', '마약과의 전쟁', '불량국가'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고, 외국기업의 활동을 감시함으로써 자국기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조작된 공포』는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정보기관의 움직임 및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시민적 권리 위협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뤘다. 박원석 의원의 세 번째 참고 도서.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
L. 레너드 캐스터,사이먼 정 공저 | 현암사

미국 연방대법원이 성립된 1789년부터 지금까지 내린 수많은 판결 가운데 남북 전쟁, 대공황과 뉴딜 정책, 2차 세계대전, 워터게이트 사건 등 미국 역사 속의 가장 극적인 순간들을 배경삼아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사건과 그 판결 31가지를 골라 해설한다. 미국 건국의 주역이자 라이벌 관계였던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와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팽팽한 논리 싸움, 연방대법원의 권위를 반석위에 올린 마버리 대 국무장관 매디슨 판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찬반으로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 의료 제도 개혁 판결에 이르기까지 미국 역사 속에서 크나큰 후폭풍을 몰고온 주요한 사건의 배경, 판결의 과정과 결과, 합헌과 위헌의 논리, 그 영향을 일목요연하게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소개한다. 박원석 의원의 네 번째 참고 도서.

 

 

국정원을 말한다
신경민 저 | 비타베아타

저자가 국정원의 정치 횡행에 맞서 당의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으로서 겪은 270일간의 '항쟁' 기록이다. 역삼동 오피스텔 댓글녀 사건, 권은희 과장의 양심발언과 이후 국정조사 합의까지의 숨 가쁜 정국 상황,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을 공개하고 나선 국정원의 역습,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49일간의 국정조사와 그 비화, 국정원을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돌리기 위한 개혁방안 등을 다뤘다. 관련자 녹취 기록, 공개/비공개 문서, 인터뷰 등 현장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국정원의 흑역사(黑歷史)를 망라했다. 신경민 의원이 자신의 저서를 직접 들고 나와 소개해 화제가 되었다.

 

 

그들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밀턴 마이어 저 | 갈라파고스

미국 언론인 밀턴 마이어가 1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나치에 가담했던 열 명과 심층적 인터뷰를 통해 완성한 책이다. 나치와 히틀러의 잔혹상이 여전히 생생했던 1955년에 출간되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나치 시대를 이해하는 필독서로서 꾸준히 읽히고 있다.저자는 예리한 분석과 통찰로 나치즘이 단순히 무기력한 수백만 명 위에 군림하는 악마적인 소수의 독재가 아니라 오히려 다수 대중의 동조와 협력의 산물이었음을 밝혀 다수의 침묵이 멀쩡했던 한 사회가 순식간에 광기의 사회로 돌변하는 데 어떻게 일조할 수 있는지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학영 의원이 책에 인용된 마틸 니묄러의 시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낭독하면서 주목받았다.

 

 

<국회의원 추천! 이 시집>

 

김남주 시전집
염무웅,임홍배 공편 | 창비

김남주는 1945년 전남 해남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전남대 영문과에 입학, 유신반대 운동에 앞장서다 1973년에 8개월의 옥고를 치렀으며, 고향에서 '해남농민회'를 결성하고 광주에서 '민중문화연구소'를 여는 등 민중문화운동에 헌신했다. 이학영 의원의 대학교 동문으로, 필리버스터에서는 1974년 『창작과비평』에 수록된 「잿더미」와 「진혼가」 등을 낭독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저/김광규 역 | 한마당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독일 희곡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폭넓은 창작 활동의 소산으로 상당히 많은 분량의 시를 남겼다. 국내에서 1989년까지 사회주의자라는 명목으로 금서 조치되었다가, 해금된 후로는 현대 시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향력을 준 인물로 평가된다. 이학영 의원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를 낭독하면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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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의정

uijungchung@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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