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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보다 중요한 ‘혼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한 개인에게는 쌀 농사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위기상황에 나를 지켜줄 사람은 결국은 오직 나 자신이니 말이다.
2015년이 끝나고 드디어 2016년이 밝았다. 매년 12월이 되면 각종 송년회 자리가 줄을 잇는다. 평소 썩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야, 1년에 한 번은 봐야 하지 않냐!”면서 연락을 하고, 그 말을 들으면 그 모임에 내키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에도 평소 같으면 사양했을 자리에 가게 된다. 공적인 책임의식으로 참석해야 하는 자리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기꺼운 자리까지 합치니 어느덧 12월의 달력은 꽉 차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뭔가 큰 숙제를 치러냈다는 뿌듯함이 들기까지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그래도 아직 부르는 자리가 있는 걸 감사히 여기자’는 마음도 없지는 않다. 이런 마음을 갖고 추스르는 중에 띵동~ 하고 연락이 온다.
“연말에 못 봤죠? 신년회 합시다!”
왜 사람들이 이리 모이고 함께 있고 싶어하는 것일까?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미디어에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말한다. 한 뉴스에서 수 천명을 저장한 휴대전화 주소록을 활용하는 마당발 교수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고립과 고독이다. 그래서 감옥에서 사고를 치면 독방에 가둔다. 많은 자기계발서는 “성공한 리더는 혼자 밥을 먹어서는 안 된다면서 점심, 저녁약속을 항상 만들라”고 조언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 나이가 들고, 사회적 경험에 비례해서 유지하는 것에도 허덕인다. 뭔가 방향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은 들지만 막상 확 선회하기란 겁이 난다. 왜냐고? 인간은 개별 개체로는 기본적으로 매우 나약한 존재라 뭉쳐서 지내야 생존 확률이 높기에 같이 지내라고 기본 세팅이 유전적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와 같이 있는 게 비록 힘들다 하더라도, 고립감보다는 낫다고 여긴다.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뚜렷한 반론과 확신을 누가 주지 않는 한 결국 ‘관계 중독’의 말려들어 유지비만 쓰다가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어버릴 위험에 빠져있다. 이 문제에 일본의 유명 저자이자 메이지 대학 교수 사이토 다카시가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믿으라고 강력히 주장을 했다. 그는 1년에 책을 30권 이상 쓰는 엄청난 생산력의 소유자로 한국에서만 약 90여 권이 번역됐다. 그런 그가 남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지내야 잘 된다고 역설한다. 그 자신도 혼자 있는 시간을 충분히 보냈기에 지금의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신도 삼남매의 막내로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라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처음 재수를 하면서부터 혼자 처음으로 지내기 시작했고, 도쿄대학에 들어간 다음 하숙집에서 지내면서 외로움을 느끼고 툭하면 친구의 집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단다. 그때부터 32세에 메이지 대학에 직장을 얻을 때까지 고독의 늪을 경험했다. 삐딱한 생각을 가졌고, 사람들의 모임에 잘 섞이지 못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을 했고 혼자 연구실에 처박혀 책에 파묻혀서 지냈다. 되는 일도 없으니 적개심만 늘어났는데, 이때 처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의 고독감을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새 고독이 두렵고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큰 힘과 의욕의 근원이 되면서 초조하거나 불안해지지 않았다. 비로소 ‘단독자’임을 자각하고 혼자서만 해내야 하는 지점이 있고 진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있는 것이 좋은 이유를 여러 가지 든다. 누구와 함께 있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모두와 다 잘 지내려 하지 마라, 상대적 평가를 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그는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혼자만의 시간에 깊이 생각하는 것이 바로 재능의 증거라고 말한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직 자신만이 자기 편이라고 여기는 훈련을 하고, 자기가 잘 해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라고 한다. 누구와 함께 하는 것도 혼자 잘 설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들끼리 해야만 한다.
본질적으로 고독은 괴롭고 ‘이게 옳은가’하는 망설임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자 자기만의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을 할 때도 꾸준히 한 가지를 할 때 가장 상태가 좋으므로 톱니바퀴를 돌리듯이 해나가기를 권한다. 자신의 한계를 알되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기대감이므로 이것이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보존하고 북돋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성장을 위해서는 익숙한 지점에서 단절과 결별의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의 성취에 안주하면 행복은 하지만 안정감을 주기는 하되 더 이상의 성장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란 남을 배제하거나,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상태가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낸다는 것은 자신의 세계에 침잠해서 자아를 확립한 후 다른 이들과도 유연한 관계를 맺고 감정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이때 선후관계를 굳이 말하자면 남들과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보다 혼자의 시간을 즐기며 자기 실력을 충분히 만들어내는 것이 더 먼저라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SNS가 일상이 된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삶은 타인과 촘촘히 엮여있고, 사람들과 잘 연결된 사람일수록 능력자로 인정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런 흐름 속에서 정작 잃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은 아닐까. 이럴 때일수록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믿고 퇴화되어 가는 혼자만의 세상 안에 머무르며 나 자신을 성장시키려는 자급자족의 능력을 지켜내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진다. 싸게 외국에서 쌀을 수입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쌀농사를 보호하고 있다. 쌀은 우리 국민의 기본 식량이기 때문이다. 생뚱 맞지만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한 개인에게는 쌀 농사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위기상황에 나를 지켜줄 사람은 결국은 오직 나 자신이니 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 저/장은주 역 | 위즈덤하우스
사이토 다카시는 현재 메이지대 인기 교수이자 유명 저자이지만 사실 서른 살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재수 생활을 시작한 열여덟 살부터 첫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철저히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묵묵히 내공을 쌓았다. 성과가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도 않았지만 자신을 믿으며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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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사이토 다카시> 저/<장은주> 역13,500원(10% + 5%)
사이토 다카시는 현재 메이지대 인기 교수이자 유명 저자이지만 사실 서른 살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재수 생활을 시작한 열여덟 살부터 첫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철저히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묵묵히 내공을 쌓았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저자는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