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랜도, 일본 나라, 타이 푸껫, 중국 쑤저우 여행
이지트립
공원 내에 있는 웅장한 목조 사원 도다이지(東大寺) 너머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호기롭게 새해의 다짐을 읊조리게 될 것이다.
Nara, Japan 일본 나라
한겨울의 불꽃놀이
왜 지금 가야 할까?
해 질 녘, 300명의 사람이 횃불을 들고 산자락을 따라 올라간다. 한 신사에 다다른 그들은 경건하게 제례 의식을 올리고 산등성이 곳곳으로 흩어진다. 산 아래에서 펼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끝나면 일제히 횃불을 산에 놓아 불을 지핀다. 그렇게 산기슭에서 시작된 불길은 30분 만에 산 전체를 홀랑 태운다. 이는 매년 1월 넷째 주 토요일에 나라(奈良)에서 열리는 봄맞이 축제 와카쿠사야마야키 풍경이다. 나라 공원(奈良公園) 동쪽 너머 와카쿠사 산에서 13세기 때부터 이어져온 이 대규모 산불 축제는 묵은 풀을 태우고 다가올 봄을 준비하며 새해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식. 공원 내에 있는 웅장한 목조 사원 도다이지(東大寺) 너머로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호기롭게 새해의 다짐을 읊조리게 될 것이다. 산불 구경에 앞서 나라공원에서 열리는 흥겨운 공연을 즐기고, 공원에 자유롭게 활보하는 1,200마리의 사슴에게 간식을 주며 평화로운 오후를 만끽해보자.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까?
*김포국제공항에서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41만 원부터, flyasiana.com)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오사카에서 긴테쓰센(近鐵線) 열차로 나라 역까지 약 35분 걸린다(540엔, www.kintetsu.co.jp).
*와카쿠사야마야키는 나라 공원 내 가스가다이샤(春日大社) 신사에서 1월 23일 오후 1시부터 시작한다. 오후 5시가 되면 공원에서 와사쿠사 산을 향해 성화 행렬이 출발하고, 오후 5시 45분경 이소노카미진구(石上神宮)에서 축제 기원 의식을 올리고 본격적으로 산불을 놓는다. kasugano.com/wakakusayama
*와카사 베테이(和鹿彩別邸)는 전통 다다미 객실과 서양식 객실을 갖춘 료칸이다. 널찍한 객실은 모던한 장식으로 꾸몄고, 건물 꼭대기 층에는 와카쿠사 산과 도다이지 사원이 내려다보이는 공중목욕탕을 갖췄다. 2만3,760엔부터, wakasa-bettei.com
와카쿠사야마야키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산불과 불꽃놀이의 향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PHOTOGRAPH : WIKIMEDIA COMMONS
Orlando, USA 미국 올랜도
응답하라, 해리포터!
왜 지금 가야 할까?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욕망을 시험하는 판타지 세계라면, 올랜도는 동심을 자극하는 환상의 도시다. ‘테마파크의 수도’라 불리는 올랜도는 도시 전체가 만화영화처럼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선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 신데렐라 성, 슈렉과 심슨 가족이 있는 리조트를 둘러보며 정신없이 여행할 수 있다. 한적한 플로리다 주를 관광 도시로 바꿔놓은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Walt Disney World Resort)는 104제곱킬로미터의 부지에 온갖 환상을 심어놓았다. 극한의 공포를 경험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 아프리카 사파리 그리고 신데렐라와 캐리비언 해적 같은 디즈니 신화 속 주인공을 만나는 순간 잠시 잊고 있던 동심이 깨어날 것이다. 해리포터 테마파크로 유명한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Universal Orlando Resort)는 지난해 마법사의 골목인 ‘다이아곤 앨리(Diagon Alley)’를 확장해 볼거리가 넘친다. 게다가 밀려드는 관광객이 비교적 적은 1월과 2월 사이에는 옆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동심을 마음껏 끄집어낼 수 있다.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까?
*인천국제공항에서 올랜도국제공항까지 델타항공(124만 원부터, delta.com)이 애틀랜타 경유 항공편을,
에미레이트항공(154만 원부터, emirates.com)이 두바이 경유 항공편을 운항한다.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 1일권은 105달러(disneyworld.disney.go.com), 해리포터 테마파크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 테마파크 1일권은 147달러다(universalorlando.com).
*파크 플라자 호텔(Park Plaza Hotel)은 1900년대 초에 문을 연 부티크 호텔로 유서 깊은 윈터 파크(Winter Park) 지역에 자리한다. 객실은 나무 바닥과 빨간 벽돌, 고가구로 꾸며 앤티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침 식사는 룸서비스로 제공한다. 149달러부터, parkplazahotel.com
올랜도의 테마파크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만화 속 캐릭터와 만날 수 있다.
PHOTOGRAPHS : VISIT ORLANDO
Phuket, Thailand 타이 푸껫
푸껫에서 비밀 해변 찾기
왜 지금 가야 할까?
푸껫 여행이 좀 뻔하게 느껴진다고? 떠들썩하고 화려한 빠똥 비치(Patong Beach)를 대신해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도 알고 보면 꽤 많다. 빠똥 비치에서 남쪽으로 5킬로미터 떨어진 파라다이스 비치(Paradise Beach)는 150미터 길이의 아담한 해변인데, 바다가 깨끗하고 아직 찾는 이가 드문 진정한 ‘낙원’이다. 해변 뒤로는 간단히 쇼핑과 식사를 즐기기 좋은 피셔맨 워킹 스트리트(Fisherman Walking Streets)가 형성되어 있다. 유명세를 타기 전 서둘러 가보는 게 좋을 듯. 모험심 가득한 여행자라면 남쪽으로 더 내려가 프리덤 비치(Freedom Beach)를 만나보자. 무성한 정글을 헤치고 한참 들어가야 하는 외딴 해변인데, 길이 험난한 탓에 빠똥 비치에서 보트를 타고 가는 게 효율적이다.투명한 바다 너머 프리덤 비치에 도착하면 나만의 비밀 해변을 발견한 기분마저 든다. 도화지처럼 새하얀 백사장 너머로 화강암 바위가 점점이 솟아 있고, 짙푸른 열대우림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선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맛보게 될 것이다.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까?
*인천국제공항에서 푸껫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65만 원부터, flyasiana.com)이 방콕 경유 항공편을 운항한다.
*파라다이스 비치는 오전 9시 30분부터 입장 가능하다. 데이 패스는 저녁 7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하고, 나이트 패스를 구입하면 나이트 파티까지 즐길 수 있다. 데이 패스 500바트(약 1만6,000원), 나이트 패스 1,500바트(약 5만 원).
8빠똥 비치 남쪽 부두에서 프리덤 비치까지 롱테일 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1인당 왕복
1,000~1,500바트 정도인데 흥정이 필수다.
*최근 레너베이션을 마친 키말라 호텔(Keemala Hotel)은 푸껫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한적한 카말라(Kamala) 지역의 열대우림에 숨어 있는 이 호텔은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방갈로 내부에 최신식 시설을 갖췄다. 파라다이스 비치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2만1,750바트(약 75만 원)부터, keemala.com
에메랄드빛 해변으로 유명한 푸껫은 ‘안다 만의 진주’라 불린다.
PHOTOGRAPH : TOURISM AUTHORITY OF THAILAND
Suzhou, China 중국 쑤저우
가자, 동방의 베네치아로
왜 지금 가야 할까?
베네치아가 로맨틱한 운하 도시라는 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가볍게 다녀오기 힘들다는 사실 또한 모두가 알고 있다. 주말에 하루 정도 더해 가까운 동방의 베네치아로 떠나볼 생각은 없는지. 일단 상하이행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으로 이 아리송한 여행을 시작해보자. 상하이 중앙역에서 난징행 특급열차를 타고 25분 남짓 달리면, 한 도시에 도착한다. 바로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동방의 베네치아’라 치켜세운 쑤저우(蘇州). 이곳에서 지도는 딱히 쓸모 없어 보인다.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송나라 때부터 형성된 도시의 수로를 따라 돌아다니면 되니까. 23킬로미터에 걸쳐 성을 둘러싼 옛 성벽 안으로 펼쳐진 수로와 정원, 오래된 담장은 쑤저우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스취안제(十全街) 옆에 위치한 왕스위안(網獅園)은 단아한 청나라 양식의 정원으로, 음악 공연이 종종 펼쳐진다. 4,000년 넘는 이 지역의 비단 산업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쑤저우 비단박물관은 베네치아 무라노(Murano) 섬의 유리 공예 박물관 정도로 여기면 적당하겠다. 허기 질 즈음이면 관첸제 거리에 즐비한 식당에 들어가 육즙이 꽉 찬 샤오룽바오 1접시를 주문해보자.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까?
*김포국제공항에서 상하이 훙차오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29만 원부터, flyasiana.com). 상하이에서 쑤저우 역까지 기차(25분 소요)와 버스(1시간 30분 소요)로 이동할 수 있다. 쑤저우 역에서 시내까지는 시에서 운영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하자.
*해 질 녘 1시간 동안 도시 외곽을 두른 와이청허(外城河) 수로에서 즐기는 보트 투어는 쑤저우 여행에 낭만을 더한다. 승선권은 런민차오(人民橋) 근처 부두에서 구입할 수 있다. 120위안(약 2만 원).
*가든 호텔 쑤저우(Garden Hotel Suzhou)는 중국의 정치가 장제스(蔣介石)가 개인 정원으로 사용하던 아름다운 중국식 정원을 갖춘 5성급 호텔이다.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객실과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마사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921위안(약 17만 원)부터, gardenhotelsuzhou.com
송나라 때 건설한 수로를 여전히 보존하고 있는 물의 도시 쑤저우.
PHOTOGRAPH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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