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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읽고 싶은 날, 내일 뭐 읽지?

예스24 뉴미디어팀 3인이 추천하는 금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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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책과 달리 그림책을 고를 때는 좀 더 신중해진다.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서는 내가 보고 싶으면 사지만 그림책은 나만이 아니라 아내 그리고 아이까지 함께 볼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좋은 그림책에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부모가 좋아하는 책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다.

<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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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힘이 세다

허은미 글/윤미숙 그림 | 한울림어린이

그림책 읽고 싶은 날이라, 그런 날이 뭐 따로 있나? 다만,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책은 읽기 싫은 것으로 판단. 최근에 본 그림책 중에 가장 인상이 깊은 『웃음은 힘이 세다』를 다시 한 번 펼쳐보기로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평소 잘 웃지 않는 빨간 머리 소녀다. 소녀는 "왜 웃고 싶지 않냐"는 물음에 "몰라, 그냥 기분이 안 좋아. 괜히 심술이 나고, 자꾸 짜증이 나"라고 답한다. (아마, 이 대목에서 찔리는 어른들도 많지 않을까?) 작가는 소녀에게 마음속에 살고 있는 짜증괴물, 심통괴물이 얼굴을 내밀 때마다 웃음의 뿅 망치로 '뿅뿅' 때려주라고 권한다. 그래도 소녀가 안 웃자 간지럼을 태운다. 이 책에는 명문이 하나 있다. "누구나 웃어, 동물도 웃고, 사람도 웃어. 하지만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눈물을 찔끔거리며 큰 소리로 웃는 건 사람뿐이야." 그림도 참 예쁘다. 아마 그림작가가 부직포와 뜨개실로 그림을 그려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아이쿠! 그림을 막 만지고 싶어진다. 아이가 조금 크면,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깔깔깔, 하하하, 낄낄낄 거리면서 한바탕 웃고 싶다. (꾸러기)



 

달을 삼킨 코뿔소

김세진 저 | 키다리

일반적인 책과 달리 그림책을 고를 때는 좀 더 신중해진다.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서는 내가 보고 싶으면 사지만 그림책은 나만이 아니라 아내 그리고 아이까지 함께 볼 책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좋은 그림책에는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부모가 좋아하는 책이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의사 표현을 할 줄 아는 아이라고 하더라도, 그 아이의 취향을 파악하기란 대단히 어려운지라 결국 많은 부모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산다. 『달을 삼킨 코뿔소』는 우선은 부모가 좋아할 만한 책이다. 새끼를 잃은 어미 코뿔소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인데,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이야기 전개와 함께 몽환적인 그림체가 인상적이었다. 독자는 어미 코뿔소가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생명이란 무엇인지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를 묻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의 모든 문제는 삶 그리고 죽음으로 압축된다. 생명으로 시작하지만 결론은 죽음.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 자식이 먼저 죽을 수도 있고, 부모가 먼저 죽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읽어나가도 좋을 법하다. 메멘토 모리. (드미트리)


 

담요 Blankets

크레이그 톰슨 글,그림/박여영 역 | 미메시스 | 원서 : Blankets

내게 그림책을 언제 읽었느냐고 묻는다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읽었을 것도 같은데…. 하여간 기억에 남는 그림책이 없다. 최근 어른들이 그림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하지만, 나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어쩔 수 없이(읽은 게 없다고 건너뛸 순 없으니) 넓은 의미에서의 그림책인 그래픽노블을 추천하고자 한다. 『담요』는 그래픽노블계에서는 빠질 수 없는 천재 작가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다. 주인공 크레이그는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집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다 가게 된 성경캠프에서 첫사랑 레이나를 만난다. 모든 첫사랑은 어찌나 아쉬움으로 남는 건지. 크레이그와 레이나도 결국 헤어지게 되고, 그는 그녀에 관련된 모든 걸 버린다. 비록 아름다운 수제퀼트담요만은 버리지 못하지만, 후일 그것은 그에게 큰 위로가 되어준다. 누군가 순수하게 자신을 사랑해주었다는 증거, 그리고 순수한 내가 누군가를 아낌없이 사랑했다는 증거, 그리고 그 시절의 모든 괴로움과 기쁨이 각각 다른 모양의 퀼트처럼 짜져 만들어진 담요. 왜 이 책의 제목이 '담요'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소년이 청년이 되어 돌아와 내뱉는 마지막 대사와 만화 속 하얀 눈이 쌓인 숲 장면은 이 책 속에서 꼭 언급되어야 하는 부분. '새하얀 표면에 흔적을 남긴다는 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지나온 발자취의 지도를 그린다는 것. 설령 그것이 한 순간의 일이라 해도.' 한 순간이라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흔적들을 뒤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한겨울 이불 안에서 읽기 좋은 그래픽노블이니 모두 많이 읽었으면. (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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