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이 사랑한 道의 음식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스님은 말년에 인적이 드문 산중에서 홀로 오두막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이면 더 고립된 생활로 겨울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스님을 겨울이 올 때마다 시끌시끌 세속의 장터로 유인하는 미끼(?)가 있었으니 바로 ‘산중 잔치’에 쓸 싱싱한 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가을, 겨울 무는 한마디로 산삼 부럽지 않은 보약 음식이다. 무는 본디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 식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무에 함유되어 있는 여러 가지 소화효소는 몸 안으로 들어온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촉진시키고 위 통증과 위궤양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식후에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등의 불쾌감이 느껴질 때 무를 먹으면 큰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위장 기능이 약해졌을 때도 무를 갈아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술 마시고 난 다음날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두통과 구토 증세 등의 불쾌감이 나타날 때 무를 먹으면, 무에 함유된 전분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가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완화시키며 특히 아세트알데히드가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가 하면 무는 소염 작용과 해열 작용이 있어 감기에 걸렸을 때 코막힘, 발열, 어지러움, 두통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고, 기침이나 목이 아플 때도 효과가 있다. 무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장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여 해독기능이 있다. 설사나 변비에도 좋은 식품이다. 특히 변비와 설사가 반복될 때 이는 위장이 약해졌다는 증거로 이때 무를 많이 섭취하면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가을 겨울 제철을 맞은 무의 고마운 효능을 나열하다 보니 필자는 글만큼이나 정갈하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다 가신 법정스님의 따사로운 문장들이 생각난다. 생전에 노스님의 소박하고도 담박했던 식탁의 한 켠을 정겹게 나누고 싶다.
법정스님은 말년에 인적이 드문 산중에서 홀로 오두막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이면 더 고립된 생활로 겨울나기 쉽지 않았다. 그런 스님을 겨울이 올 때마다 시끌시끌 세속의 장터로 유인하는 미끼(?)가 있었으니 바로 ‘산중 잔치’에 쓸 싱싱한 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장에 직접 내려가서 무를 한 배낭 짊어지고 오두막에 와서 그걸 개울물에 씻어 물기를 말린 뒤 싹둑싹둑 썰어서 무말랭이 감을 손수 만드셨다. 오두막 윗묵에 종이를 깔고 잘게 썬 무를 말리던 노(老) 수행자의 소박하고도 고즈넉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무 말랭이는 조근조근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나처럼 성질이 급한 사람도 무말랭이 먹을 때만은 천천히 씹어 그 특유한 맛을 음미한다. 송나라 때의 왕신만이라는 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백 가지 일을 이룰 수 있다‘ 기름지게 먹기를 좋하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겠지만 담백하게 먹는 사람들은 이 말뜻을 이내 알아차릴 것이다. - 『홀로 사는 즐거움』 中
이왕 무 이야기를 꺼냈으니 무 자랑을 좀더 하자. 무에는 안토크산틴이라는 항산화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호흡기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몸 안으로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한다.
영양적으로 무는 성분의 94%가 수분으로 비타민 C가 100g당 12mg으로 풍부하고, 칼륨, 칼슘,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다. 무는 잎과 뿌리의 영양성분에 큰 차이가 있는데, 무의 잎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라이신, 비타민, 칼슘 등이 뿌리보다 많이 들어있어 피부 미용과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 | 샘터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법정 스님을 얼마전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하셨다.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이 책은 홀로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국 홀로 있는 것은 함께 있는 것임을 설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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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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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법정 스님을 얼마전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하셨다.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이 책은 홀로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국 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