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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정명공주의 진짜 이야기

『화정, 정명공주』신명호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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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화정〉의 주인공, 역사 속 정명공주의 진짜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그린 『화정, 정명공주』가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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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화정〉으로 인해 17세기 조선왕실의 역사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정명공주 또한 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재조명을 받고 있다. 정명공주는 광해군에 의해 8살 동생인 영창대군을 잃고 모친 인목왕후와 함께 강등되어 서궁 유폐를 당하기도 하고 인조반정을 통한 광해군 숙청 후 신분 복권, 6대 조선 국왕과 시대를 함께 하며 83살까지 살았던 조선 최장수 공주다. 정명공주가 쓴 서예대작 ‘화정華政’은 ‘빛나는 다스림’이라는 뜻이다.

 

『화정, 정명공주』의 저자 저자 신명호 교수는 조선왕실역사전문가이다. 20여 년간 조선왕실에 대해 연구해 온 역사베테랑인 저자는 17세기 궁중에서 일어나는 각종 모략과 암투를 사료 바탕으로 세세하게 풀어냈고,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입체적인 인물로 정명공주를 풀어냈다. 그녀의 83살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17세기 조선왕조의 권력다툼의 역사도 고스란히 그녀의 일대기를 통해 묻어난다. 숱한 음모 속에서도 정명공주는 어떻게 장수하며 살 수 있었을까? 수많은 역경을 지혜롭게 처신하는 공주로부터 우리는 지혜와 관용의 처세술을 배울 수 있다.

 

 

 정명공주는 강인하고 지혜로운 여성

 

『화정, 정명공주』의 집필 동기를 말씀해주세요.


정명공주 개인의 삶을 통해 당시 왕실여성들의 삶 나아가 당시 조선의 시대상을 올바르게 알리고 싶다는 바람이었습니다. 조선왕조 500년 중에서 정명공주가 살았던 17세기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조선시대 최대의 국난으로 꼽히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연이어 일어났고, 국내적으로는 인조반정이 있었습니다. 이런 격동을 주도한 사람들은 물론 남성들이었습니다. 그때 정명공주를 위시하여 측근궁녀, 인목대비, 광해군의 측근궁녀 등 왕실여성들은 여성의 몸으로 이런 세상과 어떻게 맞서 싸우고, 좌절하고, 적응했는지 등등이 궁금했고, 그 궁금증을 문학적 상상력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로 해명하고자 한 것이 『화정, 정명공주』입니다.

 

서문에도 나와 있지만 교수님께서 석사학위 논문부터 박사학위 논문까지, 17세기 조선왕조와 인연이 깊으신 것 같습니다. 책을 쓰면서 교수님의 이런 긴 세월의 연구물들이 이 책에 어떤 식으로 참고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이 역사를 연구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 있다면 무엇일까요.


개인의 삶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의 인생 자체뿐만 아니라 그가 처했던 가정적,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 생각됩니다. 이는 정명공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명공주의 삶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선시대 왕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화정, 정명공주』에는 제가 그 동안 공부했던 조선시대 왕실의 경제적, 문화적 여건과 특징 등등이 곳곳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런 언급들은 그 자체로 조선왕실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명공주의 삶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 동안 역사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자님께서도 『논어』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라고 하셨는데요. 공부를 통해 뭔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즐겁고, 또 모르던 것을 알았을 때는 더 즐겁기에 세월에 질리지 않고 계속 공부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화정, 정명공주』를 보다 효과적으로 읽기 위한 팁이 있을까요.


제목 그대로 정명공주의 삶이 중심이고, 정명공주의 삶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전제는 공주의 삶과 직결된 공간, 사람, 사건 등입니다. 이런 생각에서 『화정, 정명공주』에서는 본문 앞에 정릉동 행궁, 주요사건, 인물관계도, 정명공주와 관련된 궁녀들을 배치했습니다. 따라서 본문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이 내용들을 한번 찬찬히 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명공주 일대기를 보면 파란만장한데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역사 속에 묻혀 있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인물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이었다는 사실일 것이고요. 그 다음은 자료 부족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17세기 조선이 겪었던 대내외적 혼란은 근본적으로 남성들에 의해 유발되었고 또 남성들에 의해 수습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7세기 조선에서 크게 주목을 끈 인물은 선조, 광해군, 인조,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이순신 장군, 유성룡, 의병장들, 인조반정공신들 등등이었습니다. 역사기록도 이들 중심으로 남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적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성위주의 시대가 아니기에 17세기 조선에도 여성들이 살고 있었다는 지극히 당연한 문제의식에서 정명공주가 주목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정명공주는 강인하고 지혜로운 여성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린 나이에 참혹한 환난을 당했지만 그것을 이겨냈다는 면에서 강인한 여성이라 할 것이고, 무수한 난관을 뚫고 자신과 자손들 모두가 오래도록 부귀영화를 누렸다는 면에서 지혜로운 여성이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책에 나온 내용처럼 조선시대 왕권 다툼으로 인해 많은 저주들이 궁중에서 일어났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수많은 음모들을 궁녀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서 진행시켰는지도 궁금하고요.


궁녀들이 주도적으로 그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귀신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저주를 하는 것은 살인과 마찬가지로 엄벌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귀신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원하는 것을 이룰지에 대한 비법을 궁녀들이 잘 알았습니다. 권력투쟁과 음모가 난무하는 궁중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적대적 관계를 맺었고, 그런 관계를 폭력이 아니라 주술로 풀고자 하면서 수많은 저주가 나타났습니다. 당연히 저주 행위는 주인의 명령을 받아 궁녀들이 주도했습니다.

 

책을 보면 광해군이 9살 밖에 되지 않던 영창대군을 강화도에 유배한 후 잔인하게 죽이는데요. 교수님이 만약 광해군이었다면 모반을 감내하고 영창과 정명공주를 살려두고 돌보셨을지, 아니면 실제 광해군 같은 선택을 하셨을지, 어떤 선택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하하, 참 어려운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얼른 생각하면 정적은 죽여 없애야 안심이 될 것 같기에 영창을 죽이는 것이 맞을 것 같기도 하지만, 뛰어난 지도자라면 정적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살려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제가 광해군이었다면 모반을 당하지 않으면서 세자가 30살이나 40살쯤 되어 걱정이 없을 때까지 건강하게 오래 살 궁리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마음의 평화와 가정의 안정이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그런 역사적 모범사례를 세종에게서 찾아 저도 세종처럼 마음의 평화와 가정의 안정을 찾으며 오래 살고자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역사를 알고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사학자로서 혹은 대학 강단에 서는 교수로서 답변을 해주신다면?


이 또한 어려운 질문입니다. 사람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제 생각에는 무엇보다도 잘 살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인생을 즐겁고 또 가치 있게 살기 위해서는 역시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나만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다 짊어진 것 같이 생각하며 어찌할 줄 모를 때, 역사를 통해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을 깨달으면 위로도 되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도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좀 더 크게 나라와 세계를 위해 뭔가 큰일을 하겠다는 꿈이 있다면 그런 꿈을 꾸고 실현했던 역사적 위인들을 통해 자기의 꿈을 구체화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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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정명공주신명호 저 | 생각정거장
요즘 드라마 〈화정〉으로 인해 17세기 조선왕실의 역사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역사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던 정명공주 또한 드라마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재조명을 받고 있다.당대 여성 최고의 서예가로 평가될 만큼 뛰어난 필체로 남자보다 더 기개 있는 작품을 후대에 남긴 정명공주. 파란만장한 그녀의 일대기를 통해 17세기 혼란의 조선, 궐에서 일어난 음모와 암투의 역사를 살펴보고 어떻게 위기를 이겨냈는지 역사 속 이야기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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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정명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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