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남자 혹은 여자로 산다는 것 (1)

아이의 모습을 그리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사는 것과 남자로 사는 것 중 어느 편이 나을까.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 의 삶이 아니라 사랑과 칭찬에 있어서는 풍족한 아이로, 물질에 대해서는 결핍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18.jpg

 


태몽을 꾼 건 엄마였다.


수조인지 대야인지 커다란 통 속에 든 금붕어들이 힘차게 헤엄치고 그 주홍빛이 선명하고 건강해 보였다고 했다. 손을 넣어 몇 마리 건져 올렸는데 꿈에서 깬 뒤에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고 했다. 금붕어는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기보다 이게 태몽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가 더 궁금했다. 


과일을 많이 먹고 고기가 싫어졌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의 경험과 전해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아이의 성별을 가늠했다. 들을 때는 그럴싸한 이유를 대는데 결과가 반반이라는 게 재미있었다. 아들과 딸 중 뭐였으면 좋겠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성별과 상관없이 건강한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머릿속으로 딸 혹은 아들과 함께 걷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성장을 짚어가는 동안 그 질문은 다른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사는 것과 남자로 사는 것 중 어느 편이 나을까. 보드랍고 통통한 뺨과 작고 말캉한 발이 아니라 남자나 여자로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건 고통스러웠다. 남자답게, 혹은 여자답게, 의 삶이 아니라 사랑과 칭찬에 있어서는 풍족한 아이로, 물질에 대해서는 결핍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관련 기사]


- 여자의 배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메슥거림 (2)
- 아기를 위해 몸과 마음의 공간을 늘리며
- 무리와 조심 사이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서유미(소설가)

2007년 문학수첩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 같은 해 창비 장편소설상을 탔다. 장편소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를 썼고 소설집으로 『당분간 인간』이 있다. 에세이 『소울 푸드』에 참여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