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힐링뮤지컬 <바보 빅터>
작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큰 아이들을 위한 동화
스스로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넌 특별한 아이야!
여기 소문난 ‘아들 바보’ 한 사람이 있다. 세상 어느 부모에게 자기 자식이 소중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겠냐만, 빅터의 아버지 찰리에게 빅터는 더 특별하고 평생을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아들이다. 사람들이 말 더듬이, 아이큐 73의 바보라고 빅터를 손가락질해도, 찰리는 그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늘 따뜻한 품으로 빅터를 감싸 안는다. 가난한 살림살이로 인한 막막한 현실이지만 “넌 특별한 아이란다 빅터“ 라는 말과 함께 위축되어 있는 아들의 어깨를 펴주고,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아들의 세계를 이해해준다.
뮤지컬 <바보 빅터>는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바보 빅터』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아이큐 173의 천재였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17년 동안 자신의 아이큐가 73인줄 알고 살아온 세계 멘사 협회장 빅터 세리브라이코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다양한 주변 사람들을 등장시켜 원작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각색해, 책과는 다른 잔잔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틀린 게 아니라 조금 다른 것일 뿐
종종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람을 만났을 때,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규정짓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나와 조금 다른 부분을 가진 상대를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그 사람은 ‘틀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버린다. 빅터 역시 사람들에게 그렇게 낙인찍힌 인생을 산다. 어릴 때부터 남들과 조금 달랐던 빅터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빅터를 조금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틀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건물, 바다, 자동차 등을 그리는 친구들과 달리 ‘바람’을 그려낸 빅터에게 선생님은 칭찬이 아닌 비난을 퍼붓고 친구들 역시 빅터를 놀려댄다. 따뜻한 아버지의 위로로도 견딜 수 없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은 점점 빅터를 소심하고 위축된 아이로 만들어버린다.
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빅터를 자신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아이로 생각해주었다면, 빅터를 알아봐 주었더라면, 빅터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소심하고 위축된 말더듬이 빅터가 아닌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빅터로써의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 말고 그 누구도 제대로 빅터를 알아봐주지 않았기에, (극 중간에 잠깐 애프리 회장의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빅터는 17년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방황한다.
방황 끝에 제자리를 찾은 빅터를 보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또한 깨닫게 해준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자신의 아이큐가 73이 아니라, 173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빅터는 그동안 남의 말만 믿고, 남들의 시선에 갇혀 삶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수많은 방황의 시간 속에서 결국 진짜 자신, 제대로 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완전히 뒤바뀐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일, 그리고 나를 알아봐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스스로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오랜 방황 끝에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 빅터를 통해 그 메시지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뮤지컬은 <바보 빅터>는 이처럼 주인공 빅터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힐링 뮤지컬답게 마음 속 한 곳에 있던 허전함을 채워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스토리나 연출에 있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찰리가 남아공의 국민가수로 추앙받는 로드리게스였다는 설정은 다소 허무맹랑하고 황당하고, 로라의 이야기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급작스러운 상황 전개나 급하게 마무리 짓는 엔딩도 조금은 찝찝하고 아쉽다.
‘작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큰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답게, 한 편의 잔잔한 동화 같은 뮤지컬 <바보 빅터>는 12월 31일까지 상암동 DMCC빌딩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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