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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같은 제주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허지숙 허지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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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태어난 허자매 허지영 허지숙. 그들은 학업과 직장 때문에 수년간 제주를 떠나 있었다. 제주를 향한 그리움이 깊어질 때쯤 다시 돌아왔고 제주의 곳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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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제주가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수많은 사람이 지친 일상을 달래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아예 제주로 정착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자연스레 제주에 관한 책도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 『천국은 어쩌면 가까이』는 특별한 책이다. 제주 서귀포에서 대대손손 모여 사는 집안의 두 딸이 썼다.

 

그들은 학업과 일 때문에 잠시 제주를 떠났다. 그리고 돌아온 제주. 제주의 매력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부터 사진으로 제주를 담기 시작했다. 이들의 사진은 블로그, SNS 등으로 화제를 모았고 책으로까지 출간되었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작은자매_지영 : 몇 개월 전까지 미술관에서 근무할 땐 많이 바빴어요. 퇴근 후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언니와 사진도 찍으러 나가고... 지금은 일을 그만둬서 시간여유가 많이 생긴 편이에요. 집에서 언어공부랑 운동을 하고 낮잠을 많이 자고 있어요. 그래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사진 찍으러 나가고 미술과외 아르바이트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큰자매_지숙 : 두 가지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이 있는 날엔 사진을 찍고 미술치료도 해요. 궁금한 게 많은 성격이라 뭔가를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해요. 요새는 주로 오전에 빵을 만들고, 남편 퇴근 후엔 주부로 재미있게 살고 있어요.


첫 글을 올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처음의 저희 사진은 ‘놀이’의 일종이었어요. 그런데 이 사진을 의외로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아서 놀랐어요. 2년 동안 사계절이 두 번 흐르고 자연스럽게 계절적인 에피소드가 많아졌어요. 출판사측에서도 그런 저희를 재밌게 봐주시고 기획해주셨고 저희도 언젠가 책이 나온다면 사계절의 제주를 담고 싶었기에 무리 없이 출판이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사진위주의 sns라 사진 뒤의 에피소드와 추억에 대해 깊이 쓴 적은 없어서 이번 기회에 사진과 우리 이야기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을 추려낸 후에 그 장면에 얽힌 저희의 이야기들을 일기처럼 편하게 썼어요. 제주도 사람이라서 더더욱 고정된 제주도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히려 책을 쓰다 보니 엉킨 실타래들이 풀리듯이 차곡차곡 정리가 정말 잘 되서 뿌듯해요. 여기저기 방한구석에 붙여놓은 메모장이 일기장처럼 깔끔히 정리된 기분이에요.

 

팔로워가 10만명에 달해요. 인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첫째로 사진스타일이나 등장인물이 세련되지 않아서 친근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그리고 둘째로 그림을 볼 때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스토리텔링인데 저희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자매라는 점과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는 점, 둘 다 미술을 전공하고 사진을 취미로 꾸준히 해왔다는 점 등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보는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보통 인물사진과 다르게 저희사진은 인물을 자연속의 일부분으로 담기 때문에 그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보면서 아름다운 자연 안에 같이 있는 기분이 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제주로 돌아오면서부터 가치관이나 성격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지영 : 가치관이나 생각은 일본에 있을 때 변했어요. 제주도 와서는 자연을 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어요. 누구한테나 너무 가까이 있어서 모르고 지나치는 게 있잖아요. 땅의 모양이 많이 울퉁불퉁한 것, 신기하게 생긴 나무나 식물들, 계절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풍경의 색,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제각각인 것 등등.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이런 곳이구나 생각하면서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고 타지에서 살다온 친구들은 다 그런 생각을 하더라고요.

 

지숙 : 힘든 도시생활을 마치고 와서일까요. 이제서야 내가 있어야할 곳에 온 느낌과 드디어 정착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욕심 부릴 필요 없이 조금만 벌고 조금만 쓰고, 도시처럼 화려한 것들보다 보이지 않는 게 많으니 욕심도 생기지 않고요. 모든 게 감사하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 라는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좋은 일만 생기고 , 여유로워 지더군요. 
 
책이 계절에 따라 나뉘어져 있는데요. 각자 제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인가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숙 : 다 좋아해서 난감한 질문이긴 한데, 지금 당장은 가을이 좋아요. 나이가 들면서 가을의 농익은 빛깔이 좋아지기도 했고 바로 제 눈앞에 지금, 이 계절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요. 요새 길 따라 억새가 엄청 아름답게 피어있어요. 매해 가을에 보는데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는 어떤 뭉클한 감정이 올라와요.
 
지영 : 다 좋아하는데 겨울이 제일 좋아요. 겨울옷이 예쁜 게 많거든요. 그리고 눈이랑 사진을 찍을 때 기분이 제일 좋아요. 그리고 제주는 따뜻하기만 할 것 같은데 눈이 오는 게 신기하지 않아요? 한라산이 있어서 눈이 정말 많이 오는데 눈이 많이 쌓여있는 한라산 풍경이 정말 예뻐요. 
 
제주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또는 두 자매님이 즐겨가는 음식점이나 카페를 소개해주신다면?
 
‘덕성원’이라는 중국집에서 깐풍기를 잘 먹고, 교래리에 있는 ‘성미 가든’의 닭 샤브샤브와 녹두죽을 좋아해요. 여름엔 서귀포항구 ‘서진수산’에서 한치회, 보목리에 있는 ‘어진이네횟집’에서 자리물회 먹는 걸 좋아해요. 카페나 술집은 서귀포 이중섭거리에있는 ‘메이비 카페’와 ‘구피풋’이라는 서핑바를 주로 가요. 새로운 레스토랑이 많이 생기니까 궁금해서 한 번씩 맛 보러는 가는데 막상 다시 가고 싶은 곳은 많이 않았어요. 그 중에서 추천할만한 곳은 대평리의 ‘거닐다’. 피자가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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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 일본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영 : 제주도가 고향이어서라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하는 걸 많이 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림을 접하면서 자랐어요. 대학 진학할 때는 디자인과, 공예과도 많이 고민했는데 일본에서 가장 전통적인 걸 공부하는 게 의미가 있을 거 같아서 일본화를 선택해서 전공하게 됐어요.

 

지숙 : 엄마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저희는 엄마가 그림을 그리시고 여러 가지 공예를 취미로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제가 미술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어요. 지금도 전시회도 같이 보러 다니고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상의를 많이 하는 든든한 조력자이시고요.

 

미술심리치료사, 아동미술교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일의 즐거움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지숙 : 주로 아동치료를 하고 있어요. 처음엔 경계심과 상처로 아파하던 아이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저에게 조금은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고 마지막엔 자기의 모습을 조금씩 알게 될 때 보람을 느껴요.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건 아마 진짜 자기 자신의 마음, 모습을 몰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자기 상처가, 상처임을 알게 될 때 그게 바로 치유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들의 상처를 들여다보면서 저 또한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저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지영 : 항상 즐거워요. 가르친다는 마음보다는 어린아이들을 주기적으로 만나서 같이 재밌게 놀아야지, 하는 마음이 크니까요. 기술적인 가르침보다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일 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싶은 거 만들고 싶은 거 뭐든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위주로 하게하는 편이예요. 어릴 때 미술이 어렵다고 느끼면 그게 평생 가니까요. 아이들이 자기표현을 스스로하면서 즐거워할 때 저도 즐겁고 보람차요.  
                                
서울에서 제주로 오는 이주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들이 드시나요?

 

그 분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요. 저도 도시에서 얼마동안 살다 와서 왜 제주에서 살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아요. 제주에 오시는 분이 많을수록 이곳이 좋은 곳이라는 확신이 더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외국사람보다 한국 사람이 많이 들어와 사는 게 마음이 편해요. 하지만 이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제주에 편의시설이나 아파트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 다른 큰 도시들이랑 비슷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제주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여기는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 3곳은 어디인가요?

 

지영 : 많이 물어보시는데, 어쩌면 관광객들이 도민들보다 더 잘 아는 거 같아요. 좋은 곳은 사람이 항상 많아요. 그래도 꼭 가보라고 한다면 다들 알지만 여름엔 우도, 겨울엔 한라산을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우도는 갈 때 꼭 수영복이나 여벌옷 하나 챙겨 가시고요. 맑은 바다 보면 뛰어 들어가고 싶어지니까요. 겨울에는 아이젠 챙겨 오셔서 눈꽃구경 하면 좋아요. 꼭 정상까지 가는 게 중요하진 않은 거 같아요. 한라산도 올라가는 코스가 다양하고 오르는 게 싫으면 중간까지만 가면 되니까요. 또 한군데는 모르는 길이나 모르는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어딜 목적지로 두고 가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여기가 어디지? 정말 좋잖아.’ 이런 곳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사진 찍는 곳 중에도 그런 곳이 아주 많아요. 도민이지만 아직 안 가본 길도 많고요. 모르는 곳을 개척하는 게 여행의 즐거움이잖아요. 제주도에서는 길을 잃어도 1시간이면 제대로 된 방향을 찾을 수 있으니까 걱정안하고 시도 해봐도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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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숙 : 추가한다면 익숙해서 그런지 평화로 버스타고 가는 풍경이 정말 예뻐요. 요즘 평화로 부근에 억새가 대단히 예뻐요. 오름과 억새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책에도 실린 장소인 새별오름을 추천해요. 오름에 올라서면 제주를 내려다보며 전지적시점이 되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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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어쩌면 가까이허지숙,허지영 공저 | 허밍버드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허 자매’는 파랑새를 찾아 떠난 틸틸과 미틸처럼 꿈을 찾아 수년간 제주를 떠났다. 세상의 현기증 나는 속도에 지칠 때나, 먼 여행길에 이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면 그녀들은 고향, ‘제주’와 그곳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리움이 깊어질 때쯤 자매는 함께 제주로 돌아왔고 그토록 그리웠던 풍경들을 찾아가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 책에 담긴 사계절의 제주 풍경은 당신에게 ‘다정한 위로’가 되어주고 ‘아날로그의 행복’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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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허지숙>,<허지영> 공저13,320원(10% + 5%)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허 자매’는 파랑새를 찾아 떠난 틸틸과 미틸처럼 꿈을 찾아 수년간 제주를 떠났다. 세상의 현기증 나는 속도에 지칠 때나, 먼 여행길에 이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면 그녀들은 고향, ‘제주’와 그곳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리움이 깊어질 때쯤 자매는 함께 제주로 돌아왔고 그토록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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