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두려운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앞둔 아이들은 불안해 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정말이지 안경이 싫었습니다. 우리 반에는 안경 쓴 친구들이 별로 없는데 혹시 안경잡이라고 놀림 받을까봐, 안경 쓴 내 모습이 어색하고 너무 이상할 것 같아서 불안했습니다.
익힌 당근을 싫어했던 탓일까요? 텔레비전은 늘 멀리 떨어져서 보았는데도, 어두운 곳에서는 책을 읽지 않았는데도 일찍 눈이 나빠진 이유 말입니다. 초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키가 커서 항상 교실 뒷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칠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도 그저 멀어서 그런 거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력검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제 겨우 열 살인데 안경이라니요!
멋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안경을 쓰고 싶어한다는 이해 못할 아이들도 있다지만, 저는 정말이지 안경이 싫었습니다. 우리 반에는 안경 쓴 친구들이 별로 없는데 혹시 안경잡이라고 놀림 받을까봐, 안경 쓴 내 모습이 어색하고 너무 이상할 것 같아서 불안했습니다. 이런 저런 걱정들이 꼬리를 물자 나중에는 그냥 안경이라면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안경 쓰기 싫어요!』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안경을 써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부모님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안경점에 갔지만 마음에 드는 안경이 없습니다. 쓰면 귀여워 보인다는 안경도, 똑똑해 보인다는 안경도 싫습니다. 결국 엄마는 아주 가볍다는 안경으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안경을 써서 아주 작은 것까지 보인다면, 안경을 써서 우주까지 보인다면 안경을 쓰겠다면서 트집을 잡으며 계속 안경 쓰길 거부합니다.
두려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한 담임 선생님은 몸소 안경 쓴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회 시간에는 교장 선생님, 양호 선생님, 옆 반 선생님까지 모두 아이를 위해 안경을 씁니다. 안경을 쓰니 학생들의 마음까지 보인다고 말하는 선생님 덕분에 아이는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안경을 쓰니 정말 잘 보인다고,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까지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앞둔 아이들은 불안해 하기 마련입니다. 『안경 쓰기 싫어요!』는 이런 상황에서 강요 대신 세심한 배려와 격려가 필요함을 알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훈훈한 그림책과는 다르게, 마찬가지로 안경 쓰길 거부했던 열 살 꼬마는 칠판이 계속 보이지 않아 결국 안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오 년 전 라섹수술을 받은 후부터는 안경 없이 잘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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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노키 시게노리> 글/<다루이시 마코> 그림/<전선영> 역10,800원(10% + 5%)
《안경 쓰기 싫어요!》는 처음 안경을 쓰게 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같은 반에 안경을 쓰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주인공은 안경을 쓰기가 싫습니다.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을까 두려워서죠. 그래서 안경을 써서 “세균이 소풍 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머리가 똑똑해진다면”, “우주까지 볼 수 있다면” 하면서 괜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