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양민 우재룡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100세 시대 은퇴 대사전』이 알려주는 노년에 행복하게 살기
인간은 언제 두려움을 느낄까?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미래가 불확실할 때 두렵고 초조할 것이다. 그 어떤 사회라고 확실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겠느냐만, 아직 사회 보장 제도가 탄탄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정도가 크다. 고도성장도 끝났고 부동산으로 노후를 준비하던 시절도 예전에 끝났다.
젊을 때야 일해서 살 수 있지만, 은퇴 뒤에는 막막하다. 오죽하면 청년의 성공, 중년의 방황, 노년의 가난을 피해야 할 3가지로 꼽았을까. 게다가 주변 여건도 안 좋아, 정부의 세원이 줄어들고 국민연금이 가까운 미래에 고갈된다는 흉흉한 소문도 들려온다. 앞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하는데, 은퇴 뒤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100세 시대 은퇴 대사전』은 은퇴 설계 전문가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낸 책이다. 단순히 재무 설계에 그치지 않고 건강, 취미 등 생활 전반에 관한 조언을 책에서 제시했다.
우재룡(좌) 송양민(우)
송양민 교수는 과거 조선일보 경제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은퇴준비서인 『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인생』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송 교수는 이후 대학으로 옮겨 고령사회 대책과 은퇴준비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해왔습니다. 우재룡 이사장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기금의 자산운용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실무를 하면서 선진국의 은퇴설계를 국내에 도입하여 보급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등을 지내며 신문과 잡지 등에 은퇴준비에 관한 글을 많이 써왔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오랫동안 친하게 왕래하다보니, 그동안 연구하고 쌓아온 지식들을 총정리한 책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게 되었고, 1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만들어진 게 바로 은퇴대사전입니다.
지금 시대를 진단해 주신다면?
우리는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노년을 대비하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습니다. 직장에 성실하게 다니고 자녀를 잘 키우기만 하면 노후준비는 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지요. 하지만 현재 중장년들은 부모를 모신 마지막 세대이며,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해 자녀들에게 노후를 의지할 수 없는 첫 번째 세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30년간 수천 명을 상담하며 얻은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상담하면서 노년을 대비하는 데 한국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느꼈나요?
중장년들의 노후문제를 상담해보면 노후자금과 같은 재무적인 대비책은 매우 취약하며, 취미여가, 공동체, 자기계발, 자원봉사와 같은 비재무적인 대비책은 더욱더 허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은퇴설계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직은 은퇴를 생각하지 않는 20~30대들, 은퇴를 앞둔 40~50대들 중에 이 책은 어떤 독자가 읽었으면 좋을까요?
모두가 읽어야 하죠. 우리나라도 이제 연금제도를 완비했기 때문에 직장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이 강제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며, 개인연금도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실 선진국들은 이런 3가지 연금제도로 노후자금의 상당부분을 자연스럽게 마련합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연령층의 우리국민들이 노후대비를 자신에 맞게 해야 하는 시대이므로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자녀를 다 키우고 나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는데, 이런 자세로는 저금리-고령화시대를 헤쳐 나가기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효과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매일 커피 한 잔 값을 아껴서 저축하는 습관을 말하는 ‘카페라떼 효과’, 적어도 10년 이상의 장기간 투자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복리효과’와 ‘72 규칙’ 등을 잘 이해하면 효과적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젊을 때부터 취미여가나 봉사활동을 잘 실천하면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좋은 대비책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준비가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부터 계획하고 실천한다면 우리사회도 선진국 못지않게 훌륭한 노후대비책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은퇴전략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현명하게 은퇴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나 사회 변화에도 잘 대처해야 할 텐데요. 한국은 고령화 속도는 빠른 데 비해 사회보장제도가 선진국에 비해서 미비합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2050년쯤엔 노인 인구비중이 세계최고 수준으로 높아집니다. 이미 여성들의 출산율은 세계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사회 환경이 매우 어렵게 될 것입니다.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정부의 세금수입이 줄어들고, 노동력 감소로 잠재경제성장률이 1%대로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즉 경기침체와 저성장이 겹쳐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해나가려면 복지정책의 확대가 불가피합니다만, 우리나라의 재정여건이 아주 좋은 편이 아니어서 사회보장제도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야 할까요?
따라서 복지대책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빈곤을 해소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완하고, 국민연금제도과 건강보험제도의 보장성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특히 인구고령화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저출산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여 즉각적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또 교육의 질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서 젊은이들의 구직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복지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2060년에 고갈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을 계속 부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국민연금에 관한 허와 실을 설명해주세요.
현재 우리 국민들은 대다수가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 재정이 2060년경에 고갈되는 것이 확실시 되니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은 정부가 만들어서 강제로 가입하는 제도이므로, 그 기금이 고갈되더라도 국가가 지급을 보장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국민연금 지급을 국가가 보장한다는 법 규정을 없습니다. 기금이 건전하게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선언적인 규정만을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도개선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 직장인은 국민연금에 강제적으로 가입해야 하므로 별 고민이 되지 않지만, 자영업자나 소득이 없는 국민들은, 스스로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국민연금의 지급이 보장된다면 국민연금은 적게 내고도 노후에 연금을 탈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적게 내고 많이 탈 수 있도록 계속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노후자금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잘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앞으로 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 나갈 지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창업이냐, 재취업이냐를 고민하는 은퇴자들이 많습니다.
책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만 은퇴자의 창업은 쉽지 않습니다. 극심한 경쟁과 경기침체로 자영업 종사들의 매출이 날로 하락하고 있으며, 은퇴자들이 급증하고 있어서 좋은 재취업 기회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살려서 퇴직 후 경제활동을 힘차게 하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가활동을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키는 경우, 사회봉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비영리단체를 설립하는 경우 등과 같이 새롭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생각이 필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서 은퇴자들과 상담할 때 막연한 창업이나 재취업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특기를 살리기 위한 자기계발을 신중하게 할 것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대학이나 한국폴리텍대학과 같은 재교육기관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고 좋은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합니다. 그런 다음 창업을 하더라도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힘을 합쳐 만들어야 합니다. 혼자서 모든 위험을 지고 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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