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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출신의 28살 청년, 음악계를 놀라게 하다

주택 건축의 대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건축 견학기부터 『피로사회』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신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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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건축주가 되어 지은 집, 건축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세 번째 주택 순례 이야기 『건축가가 사는 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속’이라는 개념으로 한국 사회 전체의 관계 단절 현상에 주목한 『단속사회』, ‘디지털 파놉티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투명사회』까지…… 이주의 신간을 소개합니다.

건축가가 사는 집

나카무라 요시후미 저/디자인하우스

주택 건축의 대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주택 순례 세 번째 이야기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일본 건축가들의 자택을 방문하고 써 내려간 건축 견학기. 『내 마음의 건축』 과 『집을, 순례하다』 에 이은 세 번째 주택 탐방기로, 이번 주택 순례기에서는 미국, 네덜란드, 대만 등 세계 각지에 있는 일본 건축가들의 자택을 살펴보았다. 찰스 임스의 주택을 연상시키는 ‘다나카 레지던스’부터 폐선 직전의 낡은 페리를 구입해 주택과 스튜디오로 개조한 ‘닐스의 페리보트 하우스’, 그리고 동물의 보금자리를 방불케 하는 ‘중심이 있는 집’까지, 총 스물네 채에 이르는 건축가의 집을 찾아 그 속살까지 샅샅이 살펴보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물네 채의 집은 건축가의 삶의 모습까지 담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평소와 달리 건축주의 안색을 살필 필요도, 건축주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일도 없었던 건축가가 오직 자신의 신념대로 실력을 발휘한 집에는 그 건축가가 지닌 이상과 신념을 비롯해 온몸으로 체득한 기술과 감각, 때로는 인생관과 인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구스타보 두다멜

장혜영 저/미래를소유한사람들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열어갈 신성, 구스타보 두다멜

2009년 9월, 미국 LA에서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발생한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클래식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불과 28살의 청년이 ‘최연소’ 상임감독으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전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자리는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런 자리를 햇병아리에 불과한 청년이 차지하자 음악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이 양분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에 홀연히 나타난 제3세계(베네수엘라) 출신의 음악가란 점과, 내로라하는 유명 음악학교를 다니지도 않았다는 것, 그가 받은 음악교육이라곤 오로지 국가가 운영하는 무료 교육이 전부라는 것도 ‘신화 창조’에 일조했다. 저자는 다양한 음악 자료와 중남미 지역 연구 사례를 바탕으로 클래식계의 신성에서 거장으로 발돋움하는 두다멜의 과거와 현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제3세계의 서민가정에서 성장한 개인적인 배경과 그의 음악 세계를 그물코를 짜듯 촘촘하게 씨줄, 날줄로 재구성하고 있다.


단속사회

엄기호 저/창비

나는 접속한다, 고로 차단된다

전방위 인문학자 엄기호가 ‘단속’이라는 개념으로 한국 사회 전체의 관계 단절 현상을 주목한다. 단속은 자신과 다른 의견이나 타인의 고통같이 이질적인 것의 침입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동질적인 것이나 취미공동체에는 과도하게 접속하고 의존하는 사회현상을 개념화한 말이다. 즉, 차단하고 접속한다는 의미의 결합이다. 아울러 타인과의 진실한 만남이나 부딪침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자기를 단속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저자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의 주제를 ‘단속’으로 정하고 10여 년간의 현장연구를 정리하여 2013년 「‘단절-단속’ 개념을 통해 본 ‘교육적’ 관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연구」 로 문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의 핵심 키워드를 토대로 한국사회 전반의 사례들을 새롭게 엮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는 언제 누구와 접속하며 또 언제 누구와 단절하는가? 10여 년간의 현장연구에서 저자는 아파트 등 중산층 밀집지역, 노동조합 등 시민사회 등의 사례를 수집해오며 이 질문에 관한 답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똥호박

이승호 글/김고은 그림/책읽는곰

“야들아, 내 얘기 좀 들어 볼텨?”

인분이 거름으로써 대접을 받던 시절, 똥 때문에 곤경을 치르고 똥 덕분에 쑥쑥 자라는 오누이의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여섯 살 난 동이와 네 살 난 동순이 오누이는 어느 봄날, 마실을 나갔다가 무섭기로 소문난 호통 아저씨와 딱 마주친다. 아저씨는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소리로 오누이를 불러 세우고는 뜬금없이 똥 이야기를 꺼낸다. 호박을 잘 키우기 위해 거름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오누이의 똥 위에서 호박이 무럭무럭 자란다. 호통은 칠망정 셈은 바른 호통 아저씨는 여름에는 애호박으로, 가을에는 늙은 호박으로 오누이의 똥값을 톡톡히 치른다. 그 해만이 아니라 그 이듬해에도, 또 그 이듬해에도……. 오누이는 호박과 더불어 호박엿 같이 진득한 정을 먹으며 자라서 아저씨가 되고 아줌마가 된다. 그리고 그 진득한 정은 오누이의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진다. 충청남도 예산 출신의 작가가 어릴 적 짝꿍에게 들은 이야기 속에 구수한 방언과 이웃 간의 정을 더했다.


맨발의 학자들

전제성 등저/눌민

동남아 전문가 6인의 도전과 열정의 현지조사

여기에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라는 질문에도 과감하게 현장으로 뛰어들어 학구열로 젊음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동남아시아라는 여전히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며 살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적응하면서, 그곳의 가장 첨예한 문제들을 건드리며 연구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쓴 동남아 전문가 6인의 생생한 체험담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김형준, 홍석준, 채수홍, 이상국 등의 인류학자와 전제성, 황인원 등의 정치학자는 각각 인도네시아 이슬람 농촌 마을, 말레이시아 농촌 마을, 베트남 한인 기업과 베트남 노동자들, 태국 미얀마 국경 지역 난민촌, 인도네시아 노동조합, 말레이시아 정치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살고 부딪치면서 현지조사를 하고 박사학위를 쓰는 과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동남아시아를 연구하는 학생에서 한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동남아 전문가로 거듭 나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모험 본능을 깨워라

스킵 요웰 저/푸르메

잔스포츠 창립자 스킵 요웰의 가슴 뛰는 성공 스토리

잔스포츠의 공동 설립자인 스킵 요웰이 그의 인생, 사업, 모험 이야기를 전한다. 서부 개척시대 선구자들의 모험심 넘치는 DNA를 타고난 그는, 1967년 사촌 머레이 플레츠의 제안으로 머레이의 여자친구 잔과 함께 ‘잔스포츠’를 만들었다. 야외 활동을 즐기며 자아를 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잔스포츠는 대단한 사업계획이나 많은 자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경영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닐뿐더러 물건을 팔 상점조차 없었다. 다만 머레이의 혁신적인 프레임팩 디자인과 잔의 봉제기술, 스킵의 창의적인 본능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정을 택할 때 잔스포츠를 만든 세 명의 히피는 개척자의 길을 택했고, 멋지게 성공했다. 이 책은 시골 촌구석 출신의 소년이 어떻게 모험중독자이자 훌륭한 산악가가 되었는지, 또 삼촌이 운영하던 정비소 위 창고에서 패밀리사업으로 시작한 잔스포츠가 어떻게 아웃도어 산업의 정상에 올랐는지를 스킵 요웰의 흥겹고도 영감 넘치는 인생 여정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유쾌하게 들여다본다.


사물 유람

현시원 저/현실문화

주변의 사물들과 마주한 큐레이터의 유다른 상상력과 도발적인 시선

현직 큐레이터의 독특한 안목으로 동시대 시각문화를 탐구하는 에세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물품과 사연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사물 그리고 광고, 간판 등 인간사를 둘러싼 시각이미지를 살펴보고 뜯어본다. 망가진 자동차의 부품으로 인큐베이터를 만든 사연이나 사망자의 온라인 생활을 추도하는 의미를 담은 ‘전자무덤’의 발명처럼 그 자체로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한강의 오리배처럼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사물들의 미학적. 문화적 의외성을 지적하기도 하고, 이 시대 청년들의 생필품이 되어버린 취업용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양식을 디자인적 측면에서 분석하기도 하는, 술술 읽다가 신선한 발상에 여러 번 놀라고 오래 곱씹게 되는 사물 이야기다. 이곳 저곳에서 포착한 사물들의 이름을 열쇳말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에세이에는 현장감과 인문학적 성찰이 배어 있다. 지은이의 사유는 사물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의심을 거쳐 상상력으로 뻗어나간다.


왜 몽골 제국은 강화도를 치지 못했는가

이경수 저/푸른역사

몽골에게 강화도는 별이었다

역사상 몽골제국보다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나라는 없었다. 그들의 말발굽 아래 무릎 꿇지 않은 나라, 동서양 어디에도 없었다. 몽골이 일으킨 질풍노도 앞에 바싹 엎드리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1, 2년도 아니고 약 30년, 보기에 따라 40년 세월을 끈질기게 저항하며 나라를 지켜낸 나라가 있다. 몽골로 하여금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게 했던 유일한 나라, 바로 고려다. 강화도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이 책을 “한강 다리들보다 짧은 강화대교를 드나들면서, 이렇게 좁은 바다를 몽골은 왜 건너오지 못한 것인가, 안 쳐들어온 것인가(do not), 못 쳐들어온 것인가(can not)”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전까지 전문 학자들은 대개, 몽골은 강화도를 치지 않은 것이며, 물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저자는 대몽항쟁사를 다시 공부하고, 강화도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전국의 대몽항쟁지를 답사한 결과를 통해 설득력 있게 몽골이 강화도를 치지 못했던 이유를 밝힌다. 그리고 “강화도는 몽골군에게 별이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이라고 말한다.


제3인류 4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이세욱 역/열린책들

베르베르판 신(新) 창세기, 제2부 완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제3인류』 의 제4권이자 제2부의 완결편. 『제3인류』 는 한계 없는 상상력의 대가 베르베르가 신화와 철학, 대담한 과학 이론을 접목해 야심 차게 쓴 신(新) 창세기다. 베르베르는 인간의 손에 의해 새로운 인류가 창조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들의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지, 인간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거대한 규모의 상상세계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베르베르는 여전히 미성숙한 존재인 인간을 창조주, 불완전한 신의 위치에 놓음으로써 방황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노출하게 만든다. 그리고 인류가 만든 새로운 인류, 에마슈의 사회에 타락과 범죄, 종교와 제도, 자유의지의 문제가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데, 그것은 인간 사회와 문명사의 시뮬레이션이나 다름없다. 이런 장면들을 보노라면 독자는 야릇한 웃음을 짓게 된다. 유머를 통해서 인류 문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어둡지 않게 유도하는 한편,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를 소모하는 자기 파괴적 생활 방식을 계속한다면 종말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투명사회

한병철 저/문학과지성사

“투명사회는 만인이 만인을 감시하는, 새로운 통제사회다”

『피로사회』 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신작. 오늘날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람들은 투명성이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정보의 자유, 더 높은 효율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긍정적인 가치로 간주되어온 투명성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명사회는 신뢰사회가 아니라 새로운 통제사회라고 주장한다. 투명사회는 우리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감시 상태, ‘디지털 파놉티콘’으로 몰아넣는다. 이 사회의 거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을 노출하고 전시함으로써, 심지어 그것을 ‘자유’라고 오해한 채 스스로 ‘디지털 파놉티콘’의 건설에 동참한다. 한병철은 모든 것이 겉이 되어가는 사회, 진리는 없고 정보만이 있는 사회, 낯선 타자와 직접 맞닥뜨릴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사람들이 오직 자신에게 익숙하게 길들여진 것만 상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된 나르시시즘적 사회의 모습을 섬뜩할 정도로 선명하게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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