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좋은 시는 현실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시”
11번째 시집 『사진관집 이층』 펴낸 신경림과의 만남 음지에 있었기 때문에 보였던 존재들
신경림 시인은 최근 『사진관집 이층』 을 들고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등으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그가 6년 만에 11번째 시집으로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이제는 꿈이 이루어져 비행기를 타고 사막도 바다도 다녀봤지만, 나는 지금 다시 그 삐걱대는 다락방에 가 머물고 싶다. 아주 먼 데서 찾아왔을 그 사람과 함께 누워서 덜컹대는 기차 소리를 듣고 싶다.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를 듣고 싶다. 낙타와 고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 -「역전, 사진관 집 이층」 | ||
내가 버린 것들이 모여 눈을 맞고 있다. 어떤 것들은 반갑다 알은체를 하고 또 어떤 것들은 섭섭하다 외면을 한다. 나는 내가 그것들을 버린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나를 버렸다고 강변하면서, 눈 속으로 눈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내가 버린 것들 속에 섞여 나도 버려진다. 나로부터 버려지고 세상으로부터 버려진다. -「설중행」 | ||
나는 늘 허망했다. 그보다 더 오래 살면서 내가 한 일이 무엇인가.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일을 겪었을 뿐. 그 뿐 오직 그뿐이니. -「세월청송로(歲月靑松老)」 | ||
<신경림> 저9,000원(10% + 1%)
탁한 하늘의 별빛 같은 노래 기교 없이도 묵직하고 가슴 저릿한 대가의 시편들 문단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올곧은 ‘원로’로서 익숙하고 친근한 이름 석자만으로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뚝 서 있는 신경림 시인이 신작 시집 [사진관집 이층]을 펴냈다. 시인의 열한번째 신작 시집이자 [낙타] 이후 6년 만에 펴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