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 “스릴러, 시간을 훔치는 듯한 기분으로 쓴다”
『박쥐』 『네메시스』 출간 기념 첫 방한 작가에게는 모든 종류의 직업이 유용하다
『스노우맨』 으로 전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가 지난 2월 28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해리 홀레’ 시리즈의 『박쥐』 와 『네메시스』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한 자리로, 요 네스뵈는 한국 독자들을 만나는 다양한 행사도 참여했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스칸디나비아 느와르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요 네스뵈가 지난 2월 28일, 한국을 찾았다. 2012년 한국어판으로 출간된 『스노우맨』 으로 국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요 네스뵈는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박쥐』 의 국내 출판을 기념해 방한했다. 요 네스뵈는 저널리스트, 뮤지션, 경제학자로 활동하던 중, 1997년 『박쥐』 로 북유럽 최고의 문학상인 리버튼상과 유리열쇠상을 동시 수상하며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박쥐』 이후 1,2년 주기로 발표된 해리 홀레 시리즈 역시, 노르웨이를 넘어 전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특히 일곱 번째 작품 『스노우맨』 은 외국 작품을 잘 읽지 않는 보수적인 영국 서점가에서 무려 석 달 연속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비채에서 출간된 한국어판 『스노우맨』 은 현재 5만 부 이상 팔렸다. 또한 한국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요 네스뵈의 두 번째 책 『바퀴벌레』 는 2월 셋째 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서울 성북동 노르웨이대사관저에서 만난 요 네스뵈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들을 반겼다. 요 네스뵈는 “비행기가 연착됐는데 20명의 한국 팬들이 4시간이나 기다리면서 환영해줬다. 공항에서 이런 환대는 처음이었다”며,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처음 알게 됐다. 한국은 노르웨이에는 없는 강력한 국가대표 축구팀이 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무사히 통과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톨비요른 홀테 주한노르웨이대사는 “노르웨이는 한국의 4배 면적이지만 인구가 500만 명으로 작은 나라다. UN인간개발지수 1위 국가로 매우 안정적인 환경인데, 이렇게 안전한 컬링 속에서 사는 국민들의 삶을 요 네스뵈가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연간 50건 이하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작품 속에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죽고 있다. 대부분의 공포와 두려움은 작가들의 몫이다. 그게 너무 즐겁다”며, 요 네스뵈를 소개했다.
『스노우맨』, 『레오파드』, 『레드브레스트』 에 이어 이번에 출간된 『박쥐』 와 『네메시스』 는 각각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번째, 네 번째 작품이다. 요 네스뵈의 데뷔작 『박쥐』 는 1997년 작으로 형사 해리 홀레가 노르웨이 여인의 살인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네메시스』 는 요 네스뵈가 “진짜 스릴러를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필한 저서로 오슬로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은행강도 사건을 다뤘다. 한편, 요 네스뵈는 괴짜 발명가 프록터 박사의 기상천외한 발명 대소동을 그린 동화 『우주비행 방귀가루』 로 어린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헤드헌터의 이중생활을 묘사한 『헤드헌터』 는 ‘2008년 노르웨이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작품으로 2011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글쓰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린 시절에는 축구선수 유망주,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저널리스트, 경제학자로 활동했다. 특히 증권 중개인으로 일하며 밤에는 밴드 생활을 했다. 인기가 꽤 높았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작가로 변신하게 된 이유가 있나.
그렇다. 밴드가 꽤 인기가 있었다(웃음). 그런데 한 해에 108회 공연을 해야 할 정도로 몹시 바빴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호주로 여행을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밴드에 대한 책을 써보면 어떻겠냐고 권했다. 글쓰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책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밴드 이야기를 쓰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범죄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가명으로 썼다. 밴드의 유명세로 책을 낸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다. 그런데 나이든 편집자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더라(웃음). 그래서 본명으로 소설을 냈다. 그렇게 『박쥐』 를 펴냈고, 북유럽 문학상인 ‘유리열쇠상’을 수상했다. 그 후 마지막 앨범을 내고 주식중개 일을 완전히 그만뒀다. 더 이상 사무실에 앉아 중개인으로 일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다. 가난하고 배고픈 예술가의 삶을 살게 되겠다고 생각했다. 『박쥐』 이 많이 팔리진 않았지만 평가가 좋았고 문학상도 받았다. 전업 작가로서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세계적으로 당신의 작품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잘 모르겠다. 크게 알고 싶지도 않다. 알았다면 부패했을지도 모른다(웃음). 다만, 내 소설은 대부분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 오슬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아는 것에 대해서 진실하게 쓰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해리 홀레’라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해리 홀레 시리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형사 해리 홀레는 수사에 있어서는 천재적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여린 순정파다. 양면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해리 홀레’ 캐릭터는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이름 ‘해리’는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축구선수에게서 따왔고, 성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전해 들었던 경찰관의 성에서 가져왔다. 예전에는 해리와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해리가 내 분신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요 네스뵈’ 라는 인간의 상당 부분이 담겨 있다. 해리의 이야기는 우주 같아서 즐겁다. 마치 넓은 대로와 좁은 골목들이 있는 도시처럼, 어떤 길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처럼 느껴진다. 범죄자 캐릭터의 경우에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야 작품 속에서 융화될 수 있다. 악인 캐릭터 역시, 내 내면을 들여다보고 거기에서 캐릭터를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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