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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새로운’ 폴의 음악을 창조해내다

팝의 살아있는 전설, 폴 매카트니의 6년만의 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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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유난히 젊은 사운드로 무장한 조용필의 19집이 세대를 아우르는 큰 사랑을 받았었죠. 어느덧 일흔을 넘긴 폴 매카트니의 이번 앨범 역시 그의 나이를 의심하게 할 만큼 신선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타이틀에서부터 ‘새로움’을 앞세우고 있는 폴 매카트니의 <New>를 소개합니다.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New>

우리가 알던 그 폴 매카트니가 맞나 싶다. 1942년생, 일흔이 훌쩍 넘은 할아버지의 나이에 창조해낸 새 음악은 젊어도 너무 젊다. 또한, 자신이 어려서부터 즐겨듣던 고전으로만 구성한 전작 <Kisses On The Bottom>을 낸 그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 <New>는 단순하게 ‘새로운’ 폴 매카트니의 음악이다. 그것도 ‘더욱 새로운’ 폴 매카트니다.

달리 생각해보면 이미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50여 년 전, ‘후기 비틀즈’라 할 수 있는 <Rubber Soul> 이후의 음악은 모두 시대를 앞서 가는 진일보한 것이었다. 당시 창조의 중추는 다름 아닌 폴 매카트니였다. 해체 이후 자신의 새로운 밴드인 윙스(Wings)를 결성했고, 변함없는 록스타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다른 비틀즈 멤버들과는 달리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했다.

이번 작품은 워낙에 젊은 사운드로 중무장했기에 이전의 그 무엇보다도 ‘더’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폴은 어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기에 이해는 된다. 단순하게 비틀즈의 ‘레논/매카트니로(Lennon/McCartney)’나 폴 매카트니 앤 윙스(정확한 표기는 ‘윙스’가 맞다. 매카트니는 ‘폴 매카트니 앤 윙스’라 말하지 않는다.)로만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장르 외도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하려한다.

매카트니는 <Give My Regards to Broad Street>(1984)와 같은 영화 제작과 더불어 영화 음악가로도 이름을 알려왔다. 비록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지만, OST는 UK차트를 석권했다. 클래식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1991년 로얄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The Royal Liverpool Philharmonic Orchestra)와 협연한 <Liverpool Oratorio>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발레를 위한 현악곡을 작곡해 <Paul McCartney's Ocean's Kingdom>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Standing Stone>(1997)과 <Working Classical>(1999), <Ecce Cor Meum>(2006)와 같은 클래식 음반이 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은 이외에도 많다. 비교적 최근인 2008년 파이어맨(The Fireman)이라는 팀명을 잊어선 안 된다. 킬링 조크(Killing Joke)의 베이시스트 마틴 글로버(Martin Glover, 일명 유쓰(Youth))를 기용해 전자음악의 요소를 가미한 로큰롤 앨범 <Electric Argument>도 황혼기에 남겨진 수작 중 하나이다. 이런 번외의 작업을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그 수도 많고, 종류 다양하다. 폴 매카트니는 그렇게 위대한 음악 예술을 줄기차게 대중에게 선보여 왔다. 이쯤 하면 변태적이라 할 만한 음악 욕(慾)이다.

이번에는 새로운 스튜디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정규 디스코그라피를 훑어 이야기해보자. <New>는 신곡으로만 가득 채웠던 <Memory Almost Full>(2007)과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로큰롤러임을 만방에 확인 시킨 <Run Devil Run>(1999)의 정수를 취합, 결합한 정도의 음반이라고 보면 되겠다. 앞서 언급한 <Eletric Argument>에서의 시도한 엠비언트 요소의 배합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첫 곡 「Save us」 와 「Alligator」 를 들으면 설명이 될 것이다. 악기간 조화의 질감은 레트로를 지향하지만, 전혀 예스럽지가 않다. 이런 결과는 프로듀서 라인업만 확인하더라도 고개가 끄덕일 것이다. <New>의 더 팹 포(The Fab Four)는 스타 프로듀서 마크 론슨(Mark Ronson), 지금의 아델을 있게 한 폴 엡워스(Paul Epworth), 비틀즈 전담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인 자일스 마틴(Giles Martin), 새로운 록신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에단 존스(Ethan Johns)가 바로 그들이다.

프로듀서 기용에서부터 <New>가 의도한 ‘새로움’은 반쯤은 성공했다 볼 수 있다. 몇몇 베테랑 뮤지션들은 과거에 얽매어 다소 촌스러운 작품들을 내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Alligator」 와 「Queenie eye」, 「Appreciate」 과 같은 곡은 요즘 나오는 어떤 음악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감각이 돋보이는 세련된 음악이다.


반가운 트랙은 역시나 옛 모습을 기억하게 하는 수록곡일 것이다. 수려한 코러스 라인이 매력적인 「On my way to work」 은 비틀즈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작품의 타이틀이자 베스트 트랙인 「New」 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 시대를 창조한 로큰롤 영웅은 ‘진짜’가 무엇인지 제대로 들려준다. 폴 자신은 물론 팬들에게 「Early days」 의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레논과 나의 관계는 오해가 역사가 되는 경우“라며 불화설을 부인해왔던 폴은 존 레논과 기타를 연주하고 함께 노래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팬들은 늘 그렇듯 과거의 모습이 떠올리며 그때의 음악과 저울질할 것이다. 16번째 솔로 앨범 <New>은 청각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와 닿는 음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성적으로 부당하다 할 수 있지만, 이 앨범을 선택해서 듣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렇다면 폴 매카트니는 실패한 것일까. 당신은 이 음반에 대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 그는 비틀즈다. 비틀즈인 그는 여전히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곡 쓰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스스로 전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말고 그냥 해 나가자고 말한다.”-폴 매카트니
우리 시대 ‘제1의 전설’이다. 진부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앨범을 내주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 드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특히나 폴 매카트니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욱 큰 이유는 음악가로서 쉼 없이 ‘새로움’을 향해 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끝없는 갈구는 그를 지금까지 현역 뮤지션으로 있게 해준 힘이다. 존재 이상의 욕심이 있다면 단 하나, 비틀즈의 팬으로서 이번만은 한국 공연이 성사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글/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관련 기사]

-비틀즈(Beatles), 전설의 시작을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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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존 레논, 평화를 노래하다
-폴 매카트니, 이제는 일흔 - 폴 매카트니, 박지윤, 한음파
-“비틀스가 너무 좋아 존 레논 창법 흉내 냈다” - 들국화 1집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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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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