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김 자서전을 조영남이 쓴 이유 - 『그녀, 패티김』
패티 김의 55년 노래 이야기, 74년 인생 이야기 대중가요 역사 담긴 패티 김 자서전, 조영남이 묻고 쓰다
1968년, 패티 김은 스무 살의 나이로 미8군 무대에서 데뷔했다. 타고난 재능과 철저한 관리로 55년 간의 가수 생활 동안 그에게는 언제나 최고와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옷자락 주름 하나 흐트러지는 것도 용납지 않고, 무대에서 신는 신발로는 땅도 밟지 않는 완벽주의, 압도적인 무대 매너와 가창력으로 완벽한 무대를 관객에게 선보이던 패티 김이 지난 2월 15일 은퇴를 선언했다.
언제나 무대 위에서 최초였고 최고였던 그녀, 패티 김
그녀는 항상 첫 번째였다.
아이돌의 미국진출로 연예가 뉴스가 떠들썩하지만, 솔로가수로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은 패티 김이었다. 세종문화회관, 미국 카네기 콘서트홀,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한국가수가 선 것도 그녀가 최초였다. ‘패티 김 쇼’라고 개인의 이름이 프로그램의 이름으로 사용된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지금의 아이돌 가수들처럼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도 했는데, 최초의 창작 뮤지컬로 불리는 <살짜기 옵서예>였으니, 패티 김 앞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은 말 다했다.
1968년, 패티 김은 스무 살의 나이로 미8군 무대에서 데뷔했다. 타고난 재능과 철저한 관리로 55년 간의 가수 생활 동안 그에게는 언제나 최고와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옷자락 주름 하나 흐트러지는 것도 용납지 않고, 무대에서 신는 신발로는 땅도 밟지 않는 완벽주의, 압도적인 무대 매너와 가창력으로 완벽한 무대를 관객에게 선보이던 패티 김이 지난 2월 15일 은퇴를 선언했다.
평소 패티 김과 누이동생 하며 좋은 친분을 유지했던 조영남은 이 소식을 훨씬 전에 들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패티 김에게서 냉면을 먹으러 가자는 전화가 온 것. 직감적으로 ‘패티 누님이 내게 뭔가 할 말이 있으신가 보다’고 따라나갔단다. 냉면집에서 조영남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영남이, 나 2012년에 은퇴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어 그녀는 더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거기에 맞춰 책을 낼 건데, 네가 좀 맡아줘야겠다.”
조영남이 묻고, 패티 김이 답한 인터뷰집이자, 패티 김의 55년 노래 이야기, 74년 인생 이야기가 담긴 『그녀, 패티 김』은 이렇게 시작됐다. 패티 김 자서전 출간을 기념해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서로 잘 아는 친구이나 동료인 두 사람은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다.
조영남, 패티 김은 내게 동료이자 원한의 인물
패티 김(이하 ‘패티’): 많은 지인이 꼭 책을 써야 한다고 아주 강조해왔는데 그전에는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았는데, 조영남 후배와 책을 같이 써보면 어떻겠냐는 얘기에 설득이 됐다.
조영남(이하 ‘조’): 그냥 말씀하시던 대로 하세요.
패티: 그럴까?(웃음) 우리 영남이가 책을 많이 썼고, 저도 많이 읽어봤어요. 참 재미있고 쉬워서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영남이와 같이하면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영남이는 저와 선후배 사이로 공연도 가장 많이 했고, 저를 가장 잘 아는 후배 가수예요.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독자에게도 즐거운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조: 제가 이제까지 열여덟 권을 썼더라고요. 전부 나에 관한 책이었는데, 제가 남에 관한 책을 쓰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패티 선배님은 저에게 동료이자 원한의 인물입니다. 평생 (팬에게서) ‘나는 조영남을 좋아합니다’라는 얘길 들어보질 못했어요. 대부분 ‘나는 패티 김과 조영남을 좋아합니다.’라고, 제 이름 앞에 꼭 패티 김 이름이 들어가는 숙명적인 일이 벌어져서 이분이 빨리 없어지는 게 제 희망 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끝끝내 없어지지 않더니 심지어 저에게 자서전까지 맡기는 일까지 저지르셨습니다. 제 책 중에 가장 재미있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패티 김, “영남아, 난 숨길 게 그리 많지 않다”
패티: 2월 15일 은퇴 발표를 했습니다. 10년 전부터 생각해 왔어요. 무대의 멋과 맛을 한번 맛본 사람들은 참 떠나기 어렵습니다. 중독 같은 거예요. 그래도 저는 가장 제가 건강하고 노래도 잘할 수 있고 멋지고 섹시하다는 소리를 들을 때 무대를 떠나야겠다 싶었습니다. 살면서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굉장히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합니다. 갑자기 노래를 안 하고 살 수 있을까,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아려요. 하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조: 책 쓴다는 약속을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서 대화했어요. 얘기를 들으면서, 이 책을 재미있게 쓰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름대로 골똘히 생각해봤어요. 패티 선배가 말을, 어눌하게 하는 분이 아니에요. 일목요연하게 자기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알더라고요. 패티 누이의 언어 구사력에 깜짝 놀랐어요. 인순이나 이미자 선배보다 훨씬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직접 이 목소리를 전달하면 독자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어낼 거라는 판단이 왔어요. 결국, 이런 희귀하고 우스꽝스러운 자서전이 나오게 됐습니다.
패티: 우스꽝스럽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
조: 누님이 시대를 몰라서 그래요. 이렇게 말하면 다 알아들어요. (웃음)
패티: 그래도 우스꽝스러운 얘기는 없는데.
조: 조영남이 아는 패티 김 중에 몇 프로나 털어놓은 것 같으냐고 질문해주세요.
패티: 전 90% 이상 솔직하게 털어놨어요.
조: 저는 60%만 썼다고 얘기했어요. 40퍼센트는 쓸 수 없는 얘기였어요. 살면서 90%, 100% 얘기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패티: 영남아, 너는 숨길 게 많은 사람이지만, 난 그렇게 숨길 게 많지 않다. (좌중 웃음)
조: 온 힘을 다해 털어놓은 얘기니까 읽어보십시오. 희망적입니다!
『그녀, 패티김』은 언제나 최고의 가수였던 패티김 그녀가 최초로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는 육성의 기록이다. 가수 조영남은 2011년 여름, ‘하늘 같은’ 선배 패티김에게 자서전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패티김이 은퇴를 결심하고 그 결정을 거의 최초로 알린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영남은 선배의 부탁을 흔쾌하게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완벽주의자 패티김과 자유주의자 조영남의 가수 패티김과 김혜자(본명)의 인생을 책 한 권에 담아내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패티김>,<조영남> 공저17,550원(10% + 5%)
삶 전체가 열정 그 자체였던 패티김, 그녀의 55년 노래 이야기, 74년 인생 이야기! 압도적인 가창력, 화려한 무대 매너,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꿈꾸고 이뤄낸 열정. 패티김은 우리 한국 가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존재이자 그 자체로 반세기 우리 가요사의 역사다. 이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