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하버드대를 졸업, 현재는 미국 햄프셔대학 종교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이지만, SNS는 그와의 공간적 거리감을 일축해버렸다. 많은 사람이 그를 트위터로 먼저 접했다. “혜민이라는 이름은 지혜롭고 민첩하라고 은사 스님이 지어주신 법명이에요. 이야기할 때마다 순간순간 지혜가 나올 수 있으라고. 오래 궁리해서 생각해내는 지혜 말고 바로 설파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라고요.” 그가 9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트위터리언이라는 걸 떠올려본다면,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는 법명이다.
“혜민이라는 이름은 지혜롭고 민첩하라고 은사 스님이 지어주신 법명이에요. 이야기할 때마다 순간순간 지혜가 나올 수 있으라고. 오래 궁리해서 생각해내는 지혜 말고 바로 설파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라고요.” 그가 9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기 트위터리언이라는 걸 떠올려본다면, 이보다 잘 어울릴 수 없는 법명이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하버드대를 졸업, 현재는 미국 햄프셔대학 종교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이지만, SNS는 그와의 공간적 거리감을 일축해버렸다. 많은 사람이 그를 트위터로 먼저 접했다. 140자로 된 기분 좋은 메시지,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를 친근하게 건네는 그의 트위터에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둘러싼 세상이 참 바쁘게 돌아간다고 느낄 때 한번씩 멈추고 물어요. “내 마음이 바쁜 것인가, 아니면 세상이 바쁜 것인가?”
◆행복은 생각이 적을수록, 같이 할수록, 나눌수록, 지금 바로 이 순간에 마음이 와 있을수록 더 해집니다. 눈을 감고 숨을 깊게 쉬시고 속으로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평온하길” 해 보세요.
◆마음에 드는 사람 골라 사랑해야지 하면 사랑이 안와요. 왜냐면 사랑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이 사랑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이 아니고 내가 없어지는 사랑,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을 만나시길.
◆놔 주는 것도 사랑입니다. 놔 주고 사랑과 관심으로 그냥 지켜봐 주세요. 간섭이나 조정하려고 들지 마시구요. 특히 부모님들과 운전석 옆자리에 앉으신 분!
쉴새 없이 많은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트위터 창에서, 따뜻한 위로, 공감으로 온기를 내뿜는 그의 트위터는 여러 사람의 마음 쉼터가 되었다. ‘추운 날 따뜻한 목도리 같다’는 그의 트위터 글 중 좋은 글을 엮은 에세이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출간됐다.
하버드대 졸업, 프린스턴 대학교수라는 화려한 타이틀, 출중한 외모, 그야말로 다 갖추셨다는 과격한 첫 인사에 그는 유쾌하게 웃으며 답했다. “이게 반전이죠. 저는 그냥 털털하거든요. 어떤 분들은 도도하지 않을까, 근엄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데, 보세요. 전혀 그렇지 않죠. 스님은 이래야 한다는 틀이 없다는 게 제 특징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 살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원래 타고난 성향일 수도 있고요. 무슨 척하거나 숨기는 거 잘 못해요.”
최근 서울대 규장각 연구원으로 한국에 머물며, <기독교방송>에서 조정민 목사와 청취자들의 연애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청년법회를 열기도 했다. 젊은 감각, 따뜻한 소통법으로 청년들의 친구로, 멘토로 자리매김한 혜민 스님을 만났다.
“글쓰기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이력이 독특하다. 영화 공부를 하다가 승려가 되었는데.
“막상 영화공부를 시작하니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기숙사에 살았는데, 저녁 파티 문화에 적응하기도 어려웠다. 새벽 2시까지 시끌벅적했다. 근처에 절이 있길래, 그쪽으로 옮겨 통학하기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 조용히 명상도 할 수 있고, 음식도 좋고, 같이 생활하는 분들도 좋고, 정말 좋은 거다!(웃음)
거기서 학교에 다니면서, 승려가 돼볼까 생각했다. 그렇게 종교학과 공부를 시작했고, 2년쯤 공부하니 머리로 궁금하던 건 다 풀리더라. 실제로 경험해보는 건 또 다른 일이라, 한국에 돌아와 승려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은사 스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넉 달 뒤에 은사 스님인 휘광스님을 만나 승려가 되었다.”
-가장 큰 화두랄까. 어떤 질문이 승려의 길로 이끌었나?
“왜 사는가? 그리고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늘 궁극적인 삶의 이유가 궁금했다.”
-명실공히 트위터 스타다! 스님에게 글쓰기란 어떤 일인지 궁금하다.
“9년 전쯤, 승려 된 지 3년, 4년밖에 되지 않았을 때, 법보신문에서 정기적인 칼럼을 써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승려생활도 짧고 부족한데 어떻게 글을 쓰나, 또 수행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을까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글을 써보니 글감을 찾기 위해 자기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되더라. 삶을 들여다본다는 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세상과 내 마음의 관계 속에서 글감이 나오니까 오히려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트위터로 글을 쓰는 일도, 컴퓨터 앞에서 글을 짜내는 게 아니다. 하루 살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쓰는 글이다. 최근에는 이런 글을 올렸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있잖나. 첫 느낌, 직관이 오랜 고민보다 정확할 때가 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최근에 그런 일을 겪고 나서 그 글을 올렸다.”
-스님이 겪은 하루의 일상이나, 만난 사람들, 들은 이야기가 중요한 글감이 되겠다.
“아주 밀접하다.”
“애정이 있어야 소통이 된다”
-스님이 화법은 다정하고 친절하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체험기처럼 세세하게 일러주고 있다. 메뉴얼을 읽는 듯했달까. 이게 혜민 스님만의 소통법이구나 싶었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수업이 다 끝난 다음에 조용한 연구실에 들어간다. 일이 끝나고 나면 본능적으로 옛날 생각이 나고, 우리나라 말을 쓰고 싶어진다. 어느 날 이외수 선생님이 한국말로 트위터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트위터는 미국사람들이 영어로 하는 건 줄만 알았다. 그렇게 트위터를 시작했고, 조국에 있는 분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트위터에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잘 몰랐다. 사람들은 주로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올린다. 나도 처음에는 어디에 가서, 뭘 먹었는지 썼는데 이게 중요한가 싶더라. 그 대신 살면서 성찰할 수 있는 맑은 글, 따뜻한 글을 올려보면 어떨까 싶었다. 어떤 반응을 예상하지 않고, 매일 마음 수행하면서 느낀 것들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위안이 되었다,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시선이 머물 수 있는 글을 써보자고 한 거다.”
-혜민스님에게 트위터는 나름의 수련 공간인 셈이다. 스님에게 말 거는 분들은 대개 위안을 구하는 분들이 많겠다.
“불안한 마음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글이 많다. 성직자라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위로해줄 것 같다고 생각하시고, 나 역시 그렇게 하려고 한다. 어떤 분들이 안티 없느냐고 하는데, 아직은 안티가 없다.(웃음)”
-트위터로 알게 된 특별한 인연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없었나?
“최근에 어떤 분이 자기가 자꾸 취업에 실패해 힘들다는 글을 보내셨다. 자꾸 미끄러져서 아팠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담담해지더란다. 그 모습이 슬프다는 글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와 닿더라. 예전에 교수 임용이 안 돼서 속상해할 때 선배들이 이런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네가 떨어졌다고 해서, 네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다. 학교에서 원하는 건 조용필인데 너는 파바로티라고. 안 맞아서 떨어진 거지, 노래를 못해서 떨어진 게 아니다. 인연이 맞아야 일이 되는 법이니 자책하지 말라고. 그 얘기를 전해 드렸다. 최근에 취직됐다고 ‘스님 기뻐해 주세요!’ 연락이 왔는데 정말로 기쁘더라.”
-어느 매체에서 ‘우리 사회의 종교와 인종, 가치관을 뛰어넘어 진정한 소통에 대해 조언을 해줄 최고의 멘토’라는 스님을 소개하더라. 멘토로서 진정한 소통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
“남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고, 남이 왜 저렇게 생각하나 이해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진정한 소통이 된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없이 얘기만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상대에 대해 관심이 있고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을 때 소통이 되지 않을까.”
-최근 <불교TV>에서 이외수, 김여진, 루시드 폴 등과 소통을 주제로 인터뷰 했다고 들었다. 이 시대의 ‘소통왕’들과 대화를 했는데, 그들의 소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많이 들어주려고들 한다. 이외수 선생님은 매일 저녁 그렇게 하신다.(웃음) 김여진 씨는 남의 고통을 정말 나의 고통처럼 느낀다. 역시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 사랑이 내재되어 있어야 소통이 된다.”
-평소에는 어떤 수행을 하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마음이 어떤 모습인가 볼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엄청난 모욕을 주면, 그 사람 때문에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관계는 내 모습의 거울인 셈이다. 누구와 대화를 하다 화가 난다면, 그 화를 딱 지켜봐라. 내 마음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마음을 열어라. 마음을 살피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그게 조금은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어렵지 않다. 아주 간단하다. 화는 실재잖아. 화에 휘말려서 연쇄 반응을 일으키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 나와서 그 대상을 가만히 보는 거다. 그러면 그 감정이 스스로 변해서 소멸한다. 내가 화가 났을 때, 이 화를 없애야지, 변화시켜야지. 한다고 없어지지 않거든. 빠져 나와서 조용히 지켜봐라. 알아서 변한다. 짜증도 마찬가지 어려움, 기쁨도 마찬가지다. 고통, 번민, 외로움을 붙잡지만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으면, 공간감이 생긴다. 그 감정들도 알고 나면 무상하다는 게 보인다.”
“지금, 내 마음이 너무 바쁘지 않나?”
-이번 학기에 미국에 가면 어떤 수업을 하게 되나?
“<종교학 개론>을 새롭게 가르치게 될 거다. 많이 고쳐서 재미있게. 기존의 커리큘럼을 뒤집어서 아이들이 스스로 종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정치와 종교는 어떤 관계인지, 역사적으로 종교를 공부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될 거다. 경전도 보고, 도덕경도 보고, 이슬람 경전, 성경도 같이 보게 될 거다.”
-수행 이전에도 마음을 잘 다잡는 청년이었는지 궁금하다. 20대는 어떻게 보냈나?
“공부하기 바빴다. 승려가 돼서 수행하면서, 되게 행복했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돈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했다.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다.”
-젊은 친구들에게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스님은 그것을 발견하는 데 어떤 일이 가장 도움이 됐나?
“여러 가지를 해봐야 한다. 많이 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것,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 상상하는 것과 실제로 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배우 김여진 씨 같은 경우도 본인이 연극배우를 하고 싶은지 몰랐다고 하더라. 연극을 처음 보고 나서, ‘아, 내가 저 일을 하고 싶다’고 알았다고. 연극을 보지 않았다면 배우가 되지 않았을 거란다. 생각만 하지 말고, 경험해보라.”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스님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음악을 되게 좋아한다. 스님들끼리 아카펠라 그룹을 하나 만들어볼까 한다. 그룹의 이름도 미리 정해놨다. ‘Singing Monks’ 몽스는 스님이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잖나. 종종 삶의 재미와 즐거움을 놓치는 것 같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래시몹 조직을 하나 만들고 싶다.
인사동 지나가는데 어떤 사람들이 단체로 나타나서 음악에 맞춰 춤을 막 추는 거 있지 않나.(웃음) 삶에 활력소를 줄 수 있는 이벤트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너무 지쳐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그런 일 하는 사람들을 봤는데 되게 행복하더라. 갑자기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재미있는 일을 좋은 의미로 승화시켜서 사람들을 돕고 싶다.”
-새해를 맞아, YES24 독자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살다 보면 여러 가지 바쁜 일이 많은 것 같다. 세상을 보면서 왜 이렇게 바쁘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 한번 멈추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자. 세상이 바쁜 건지, 내 마음이 바쁜 건지 들여다보면, 내 마음이 바빠서 세상이 그런 마음의 형태대로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잠시 멈추고 내 모습, 마음 주변 사람들의 얼굴. 주변을 감상하고 지켜볼 줄 아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
‘영혼의 멘토, 청춘의 도반’ 혜민 스님의 위로와 성찰이 담긴 인생 잠언! 하버드 재학 중 출가하여, 한국인 승려 최초로 미국 대학교수가 된 혜민 스님은 ‘혼자서 도 닦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함께 행복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트위터가 놀라운 속도로 리트윗되어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리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관계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마음과 인생에 대해,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론 잘 안 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혜민 스님의 ‘마음 매뉴얼’! 마음이 힘들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용기 내고 싶을 때…
편안하고 따뜻한 소통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칭 친근한 ‘동네 스님’. 훈계가 아닌 공감을 통해 삶의 문제에 다가가고, 추상적 의미를 구체적이고 쉽게 전달하는 화법으로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2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있다.
대전 출생으로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미..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는 끊임없이 좌절의 순간을 맞으며 매일을 살아간다. 하지만 경쟁이 미덕이고, 일등만이 기억되는 이 사회에서 나의 ‘힘듦’을 내보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이 그러는 것처럼 세상 탓을 조금 하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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