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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아이 교육에 더없이 좋은 장소

아이와 자주 박물관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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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견학할 때는 무심코 찾아가기보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할 박물관을 선택하고 사전 정보를 나누는 과정부터 공부는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 | 북스토리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부딪히고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아빠, 고고학이 뭐예요?”
진승이가 텔레비전을 보다가 물었다.
“고고학? 고고학이라…….”
태용 씨는 읽던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고고학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순간 태용 씨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네 방에 가서 쓰레기통을 가져오너라.”
“쓰레기통이요?”

진승이는 영문도 모르고 방에서 쓰레기통을 가지고 나왔다. 태용 씨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쓰레기통 제일 위에 있는 것부터 차례대로 하나씩 꺼내놓았다.

“아빠, 뭐하시는 거예요?”
“쉿! 지금 발굴 중이야.”
“네?”

쓰레기가 다 펼쳐지자 태용 씨는 잠시 들여다보더니 진승이를 보며 말했다.


“자, 다 됐다. 보자. 여기, 제일 먼저 나온 것은 지우개 찌꺼기야. 조금 전까지 너는 문제집을 풀었을 거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연필 부스러기. 문제집을 풀기 위해 연필을 깎았을 거고. 그 다음에는 요구르트병 두 개. 분명 한 시간쯤 전에 엄마가 ‘이진승, 간식 먹고 해라’ 하면서 너에게 요구르트 두 개를 갖다 줬을 거다. 그 다음에는 피가 묻은 휴지가 나왔다. 네가 어제 오후에 피곤하다며 코피를 쏟았지. 코피를 쏟기 전에는…… 음…… 그림을 그리고 있었구나.”
“아니, 그건 또 어떻게 아세요?”
“봐라. 코피 묻은 휴지 아래에서 나온 다 짜고 버린 물감 튜브다.”
“와~ 아빠 굉장하네요!”

진승이는 놀라며 박수를 쳤다.

“그런데 아빠, 전 지금 고고학이 뭔지 궁금한 거예요. 그게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과 관련이 있나요?”
“그럼! 봐라, 쓰레기통을 뒤져보고 나서 아빠는 네가 지난 이틀 동안 뭘 했는지 알 수 있었잖니. 고고학이란 건, 결국 옛 사람이 쓰다 버린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과 비슷한 거야.”
“아, 그렇군요.”

진승이는 이제야 아빠의 의도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승아.”
“네?”
“이번 주 일요일에 박물관에 갈까? 이집트 고대 유물전을 한다는데.”
“그럴까요? 그럼, 수천 년 전에 이집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탐구해볼까요?”

아빠와 진승이는 하하하 웃고 말았다.


♠ 30여 년 전, 우리 세대가 학생이었을 때는 박물관은 명절이나 국경일처럼 특별한 날에나 가는 곳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 인솔 하에 단체로 관람해야 겨우 가보는 곳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선지 지루하기만 할 뿐 편하거나 친근한 장소는 아니었지요.
오늘날처럼 잘 갖추어진 박물관이 많지도 않았고, 박물관 자체도 다양하지 않아서 부모님과 손잡고 박물관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요즘 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 같은 큰 박물관부터 옹기민속박물관, 철도박물관, 김치박물관, 조명박물관 같은 전문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해졌습니다. 박물관은 이제 사료를 모아놓은 곳일 뿐 아니라 흥미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이 되었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 아이들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물관을 견학할 때는 무심코 찾아가기보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할 박물관을 선택하고 사전 정보를 나누는 과정부터 공부는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예습을 하고 가면 아이들은 더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더 긍적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한 마디로 살아 있는 학습 현장 바로 그것이지요.
자주, 함께 박물관에 가봅시다. 거친 세월을 견뎌온 유물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인 우리에게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도 이렇게 쓰레기 더미 속에 묻혀서 수천, 수백 년을 견뎌왔잖아. 인생은 짧아. 지금은 힘들고 괴롭더라도 조금만 참아. 이 순간 또한 금방 지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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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명로진

명로진은 ‘인디라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데 애 썼다. ‘인디펜던트 라이터 Independent Writer’의 준말인 인디라이터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저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조선」에 입사, 사회부와 연예부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1994년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SBS 드라마스페셜 <도깨비가 간다>의 주연으로 데뷔한 뒤,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인디라이터』, 『내 책 쓰는 글쓰기』,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등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단행본 뿐 아니라 아동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부릉부릉』, 『펜도롱씨의 세계여행』을 비롯해 시집 에세이 동화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코오롱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안데스 산맥 6000m 급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살사 댄스 매니아로서 국제 살사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북극권부터 남미, 아프리카까지 6대륙을 모두 여행한 여행광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디라이터다. 2011년 현재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맡아 강의 하고 있다.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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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느끼고,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서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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