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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로 반값에 팔았더니 3개월 후 폐업하더라” - 『내 가게, 하고 싶다!』

“창업의 성공비결은 반드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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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백만 시대, 88만원 세대 등. 오늘날의 청년을 이야기하는 수식어는 가난하기 짝이 없다. 이는 비단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청년실업 백만 시대, 88만원 세대 등. 오늘날의 청년을 이야기하는 수식어는 가난하기 짝이 없다. 이는 비단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인 경제난 속에서 갈수록 가벼워지는 국민들의 주머니에는 무거운 한숨만 가득하다. 이에 따라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용기와 포부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창업시장.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하였다. 22명의 성공 창업자가 밝히는 성공 노하우를 읽다 보면, 적어도 실패의 가지 수를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미개척시장인 오니기리 가게를 열다


(주)카모메의 최진수 대표는 일본에서의 유학생활을 통해 ‘오니기리’ (일본식 삼각 김밥)를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그리고 일본에서 ‘오니기리’가 농가와 직거래를 하며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소울 푸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에 착상해 한국에서도 그런 가게를 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된다.

“제가 오니기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오니기리’는 삼각 김밥이나 샌드위치와는 또 다른 먹거리의 블루오션(미개척시장)이었어요. 일본의 오니기리 가게가 시골농가와 직거래를 하면서 모내기 행사를 하는 것을 보곤, 쌀을 테마로 하는 소울 푸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죠.”

최진수 대표는 가게를 열기 위해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친다. 만드는 방식은 일본식 수제 방법을 고수하되 맛은 한국화시켰다. ‘오니기리’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명란젓, 연어, 불닭, 고추장 불고기 등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 준비기간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가게를 어느 곳에 열 것인가’였다.


입지선정을 위해 100곳의 매장 리스트를 작성했다


최진수 대표는 가격대비 좋은 자리를 고르는 방법은 발품을 파는 길밖에 없다고 한다. 최진수 대표는 부동산을 돌아다니면서 매장으로 적합한 매물을 모두 모았다. 그렇게 모인 매물이 100여 개 가량 되었다. 그 후엔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주변 상권과 유동인구를 조사하며 하나씩 지워나가는 작업을 했다. 매물은 수시로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우선 급매물로 나온 것을 먼저 살펴보고 이후에 변동사항 등을 계속 삭제?추가했다.

“입지선정을 하실 때 가장 중요한 건, 상권과 나의 아이템이 얼마나 맞느냐 에요. 예를 들어, 광화문에 좋은 자리가 급매로 나왔다고 해서 급히 달려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은 ‘광화문 사거리, 종로 경찰서 맞은 편 골목’이었는데 그야말로 넥타이 매신 아저씨들이 바글바글 거리는 곳이었죠. 물론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발달해있는 곳이기는 했지만, 그곳은 ‘카모메’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분들은 돈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점심으로 탕이나 찌개를 드시려고 하지, ‘오니기리’를 드시지는 않거든요. 유동인구가 많다는 함정에 빠지면 금방 가게를 접고 나오셔야 합니다.”

매물 리스트를 가지고 현장에 가더라도, 그 현장의 장?단점을 파악하지 못하면 발품 판 것이 헛수고가 되고 만다. 나에게 맞는 장소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부동산이나 정보업체에서 제시하는 정보는 단순한 1차 정보에요.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장에 가서 지나다니는 사람을 보며 시뮬레이션해보는 거죠. 사람들이 같이 있다가도 찢어져서 각자 어딘가로 가거든요. 그러면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우리 가게에 들어올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또 그런 사람은 어느 골목을 이용할까를 상상하면서 지켜봐야 하죠. 그리고 주변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도 중요해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틈새시장’이라는 말에 익숙해져서, 동종업계의 가게가 많은 지역은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틈새나 독립지역의 장점이 많긴 하나 검증이 안 된 지역이라는 점에서 조심성이 필요하다. 특히 신도시의 신흥 상권은 위험성이 높다.

“신도시의 신흥 상권 같은 경우에는 권리금이 없는 대신에 보증금과 월세가 굉장히 비싸요. 그런 지역은 대부분 2년에 걸쳐서 가게가 3번 정도는 문을 닫고 다시 생기죠. 그런 과정에서 보증금과 월세가 내려가고 권리금이 생성됩니다. 독립지역일수록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해요.”


여러 고심 끝에 최진수 대표는 기존의 동종업계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홍대에 점포를 열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권리금이 비싼 대로변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흘러들어 가는 골목이나 지름길에 가게를 마련하기로 한다. 어차피 A급 자리들은 가격이 정해져 있고 변동 폭도 크지 않다. B급 자리더라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게를 얼마큼 눈여겨 봐줄 것인가가 중요했다.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생소한 장소에는 사람들이 모이지를 않습니다. 그것이 틈새시장과 독립시장의 단점이죠. 그래서 저는 아예 근처에 간단한 먹거리가 많은 지역에 가게를 열기로 했죠. 그곳이 홍대의 미술학원 골목이었어요. 근처에는 이미 학생들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떡볶이나 샌드위치 가게들이 선점해있었죠. 여기서부터 중요한 승부점이 갈립니다. 과연 이 학생들이 같은 가격으로 ‘떡볶이를 먹을 것이냐?’ 아니면 ‘오니기리를 먹을 것이냐?’ 하는 것이죠.”


인테리어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최진수 대표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오니기리’가 떡볶이나 샌드위치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되자 본격적인 가게 오픈을 준비한다.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서는 인테리어가 중요한 부분. 물론 많은 돈을 들이면 예쁜 인테리어의 가게를 열 수 있다. 하지만 최진수 대표는 인테리어에 정말 중요한 건 돈이 아닌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저희 가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단순한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어요. 천막간판과 바닥 타일 그리고 목재 테이블 정도로 구성되어 있죠. 거기에 하늘색이란 이미지를 입혔어요. 공사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당연하지만, 가게의 소품이나 분위기는 점주가 결정하는 거예요.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공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정과정에서 돈이 배로 들 수 있어요.”

성공적인 인테리어를 위해서 점주는 공사 전에 도면을 가지고 공사업체와 세세한 부분까지 시뮬레이션해보아야 한다. 공사 도중에는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인부들이 계획된 대로 공사를 해나갈 뿐이고 담당 실장이 자리를 지키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러니 인부들에게 말해봐야 소용없고 뒤늦게 담당 실장에게 따져봐야 서로 진 빠지는 과정만 반복하게 된다.

“요식업체의 경우는 특히 설비를 꼼꼼히 살펴보셔야 해요. 물이 막히거나 새는 곳은 없는지, 전기는 잘 들어오는지 등을 일일이 체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설비가 장사하는데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최진수 대표가 홍대에 연 ‘카모메 1호점’은 냉장고를 제외하고 나머지 주방용품은 모두 중고를 구입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값싼 A급 중고품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관건은 스토리텔링!

하나의 문구에서 가게의 색깔이 정해진다



앞서 이야기한 입지선정과 인테리어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은 가게의 테마다. 그리고 그 테마는 ‘스토리텔링’에서 나온다. 스토리텔링은 가게의 소품 하나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의 바로미터가 된다.

“가게의 테마는 문화콘텐츠를 통해서 얻는 경우가 많아요. ‘카모메’라는 테마를 영화 <카모메>에서 착상했듯이 영화, 소설, 음악, 그림 등에서 테마를 착상하는 것은 좋은 접근법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이 너무 식상해졌어요. 방송에 안 나온 맛집 찾기가 더 힘든 세상이죠. 그렇기에 홍보를 위해서는 가게만의 이야깃거리가 필요합니다. 좋은 이야깃거리는 따로 홍보하지 않더라도 블로그나 개인홈페이지를 통해서 빠르게 전달됩니다. ‘카모메’ 같은 경우는 그린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하거나 모내기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카모메’는 우리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그와 관련된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려고 하는 편이죠. 하다못해 양파반찬 하나를 내놓더라도 그냥 내놓는 거랑 ‘고향의 어머니가 보내주신 양파로 만든 거예요’라고 한마디 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죠.”

‘카모메’는 오픈행사는 하지 않는다. 최진수 대표는 가게를 열자마자 오픈행사를 하기보다는 3개월 이후에부터 집중마케팅을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고 충고한다. 오픈행사가 가져오는 가장 큰 효과는 창업주의 자기만족인 경우가 크다는 것이다.

“오픈행사의 효과도 업종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요. 갈빗집이나 설렁탕집 같은 경우는 오픈행사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소액으로 시작하는 청년창업 같은 경우에는 오픈행사로 초기집행비용을 키우는 것이 도리어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행사에 투자할 돈으로 방문 손님에게 더 좋은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해서 단골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이 나아요.”

또한, 최진수 대표는 반값 판매 등을 통해 홍보를 권유하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함정에 주의하라고 한다. 물론 소셜커머스를 통해 부흥기를 맞이하는 가게도 있지만, 단순한 불안감으로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폐업으로 이어지는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성균관대의 점주님이 9월에 오픈을 해서 장사를 하시다가 겨울방학이 오자 장사가 안될 거라는 불안감에 소셜커머스 쿠폰을 발행하셨어요. 만원짜리 쿠폰 3,800장을 만드셨죠. 그럼 총액이 3,800만원이죠. 그걸 50%할인했으니까 1,900만원이에요. 그중에 소셜커머스 업체에 수수료 20%를 떼어주죠. 그렇게 3개월 기한이 정해진 쿠폰을 발행해서 소화하기 위해서 점주님은 인력을 더 고용해야 했고, 식자재를 더 주문하셔야 했어요. 그렇게 해서 한동안은 다양한 지역의 손님이 몰려오지만, 그 손님들은 일시적인 손님들이 대부분이죠. 정작 단골이 되어야 할 지역 손님들의 방문은 더 뜸해져 버리고 말았어요.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나자 고용했던 인력은 잉여인력이 되고, 미리 주문한 식자재는 남게 되죠. 이미 싼 가격으로 맛을 본 지역 손님은 두 배의 가격을 주고 먹으려 하지 않아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거죠.”

▷ 초반 6개월의 신용도가 물류비용을 결정한다


최진수 대표는 물류회사의 선택과 신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가게들이 물류회사를 선택할 때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곤 하는데, 요식업의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물류를 배송받는 것이 음식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리고 초반 6개월간 신용을 잘 유지하면 물류비용을 할인받을 수도 있다.

끝으로 최진수 대표는 ‘개인 창업의 절대 진리’란 반드시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 자신의 마음과 몸에 대한 관리라 한다.

“창업자는 항상 직원과 손님의 마음에서 생각해야 해요. 장사 잘된다고 기분이 들뜨고, 안 된다고 인상을 쓰면 직원들은 점주의 눈치만 살피게 되고 배로 힘이 들죠. 그리고 그런 영향은 고스란히 손님에게 돌아가요. 장사가 잘된 날은 직원들이 피곤할 테니 일찍 퇴근시켜서 쉬게 배려해주고, 안 되는 날은 회식이라도 해서 기분을 북돋아 주는 지혜도 필요하죠. 그런데 대부분 그 반대로 하시죠. 잘되는 날은 자기 기분 좋다고 회식하고, 안 되는 날은 인상만 쓰다 먼저 퇴근해 버려요.”

장사란 잘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안 되는 날도 있는 법. 그런 과정에서 최후의 보루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창업자 자신의 건강밖에 없노라 최진수 대표는 말한다. 창업자 자신의 마음과 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개인 창업 성공의 절대 진리다.


Lesson2 신개념 마케팅과 맛으로 승부한다 ‘그릴파이브’


“아직 우리나라에는 트위터 확산이 많이 안 된 시기였지만, 이미 외국에서 몇 가지 성공 사례가 있었어요. 트위터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나이트 DJ에서 다코야키 업주가 되다


강남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그릴파이브타코. 트럭에서 판매를 시작한 그릴파이브는 트위터를 통해 장사할 장소와 시간을 미리 공지했다. 그러면 트럭이 도착하기도 전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트럭을 기다리곤 했다. 그리고 이제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어엿한 점포를 여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릴파이브 김현철 대표의 성공기를 들어보았다.

“저는 본래 음식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전라도 부안 출신인데,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돈도 벌고 놀고 싶어서 나이트 DJ를 했죠.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이트 DJ를 하다가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고는 나이트 DJ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나이트 DJ할 때는 직장인의 4~5배 정도의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버는 족족 차 바꾸고 놀고먹는데 탕진했죠.”

김현철 대표의 집안은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못했다. 집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고 김현철 대표가 나이트 DJ를 그만두자 그나마도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다. 김현철 대표는 다른 일을 해보려 했지만 다른 일을 하기에는 내세울 만한 학력이나 경력이 없었다. 그런 암담한 현실에서 김현철 대표는 3개월간 집안에 박혀서 온라인 게임에 빠지게 된다.

“온라인 게임에 빠져서 3개월간 미친 듯이 게임만 했습니다. 잠도 안 자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었죠. 그러다 갑자기 견딜 수 없는 자괴감과 스트레스가 밀려와서 집안의 집기를 다 때려 부수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러고 다시 집에 돌아와 보니 연로하신 어머니가 제가 부순 집기들을 쓸고 계시더군요.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그 일이 있은 후, 김현철 대표는 마지막 남은 재산인 차를 팔아서 일본행 비행기 표를 산다. 일본에 있는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다코야키라는 음식에 대해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본으로 건너간 김현철 대표는 두 달간 다코야키만 먹는다. 그리곤 자신도 잘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확신을 얻고는 한국으로 돌아와 다마스를 구입해서 거리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다코야키 체인점의 급속한 성공과 몰락


김현철 대표의 다코야키 사업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다. 무작정 식재료를 싣고 다마스를 끌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그때가 처음으로 DJ할 때보다 더 떨렸어요. 유치원 꼬마들이 우르르 몰려오는데 잔뜩 긴장돼서 손이 덜덜 떨렸죠. 만들다가 손을 여러 번 데여서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웃음). 오후 세시에 시작해서 밤 12시가 넘을 때까지 화장실도 안가고 다코야키를 구워서 팔았죠. 그러면서 요식업이 사업의 끝판왕이라는 걸 느꼈어요. 제가 만든 음식을 사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고, 더 잘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 김현철 대표의 유일한 낙은 일을 마치고 사우나 온탕에 들어가는 거였다고 한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지만, 김현철 대표에게 노동의 소중함을 알려준 소중한 시기이기도 했다. 동시에 김현철 대표는 다코야키 사업을 프랜차이즈로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2백만원을 주고 로고를 만든 후, 일일이 생산 공장을 찾아가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올리자 순식간에 38개의 가맹이 생겨나게 되었다. 700만원이면 창업할 수 있는 소규모 사업이었지만, 38개의 가맹점이 전광석화처럼 생긴 것은 대단한 성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에 기분이 너무나 좋았죠. 하지만 1년이 지나자 가게들이 하나둘씩 폐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석 달 만에 38개 가게가 모두 폐점했어요. 모두들 제 마음과 같지 않았던 거죠. 저는 너무나 절박했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것까지 컨트롤해가며 장사를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분들은 이 사업이 적은 자본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인 줄 아셨던 거죠. 그리고 단속도 심해졌고요.”


퓨전 타코로 제2의 인생을 열다


그렇게 다코야키 사업이 문을 닫고, 김현철 대표는 남은 돈으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무렵 광고 홍보사에 다니던 여자 친구를 통해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게 된다. 멕시코에서 퓨전 타코로 성공을 거둔 한국인의 이야기였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김현철 대표는 퓨전 타코 푸드 트럭을 구상하게 된다. 그리고 이베이를 통해 우편배달용으로 쓰이던 낡은 외국트럭을 수입해서 개조 과정을 거쳐 가게를 마련한다.

“이번에는 정말 그럴싸하게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로고도 대기업만 상대로 하는 유명회사의 디자이너분에게 맡겼어요. 물론 돈이 없어서 디자이너분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개인적으로 간절하게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들어주시더군요. 그렇게 로고를 만들고 다시 전국의 타코집을 돌아다니며 타코만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생전 멕시코에도 못 가본 내가 타코의 오리지널 맛을 구현하기는 어렵겠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해답은 가까운 데 있었다. 김현철 대표의 어머니가 4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셨던 것이다. 한때는 어머니의 식당을 부끄럽게 생각한 김현철 대표였지만, 조금 더 철이 들고 보니 어머니는 가장 헌신적이고 성실한 분이었다.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 김현철 대표는 어머니의 전라도식 조리법과 타코 특유의 재료감을 살려 그만의 퓨전 타코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름하야…

“스파이시 포크! 그럴듯한 이름이지만 결국 제육볶음입니다. 더블스파이스치킨! 불닭이죠. 관건은 소스였는데 1년의 세월을 거쳐 마침내 흡족할 만한 소스를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자 중요한 건 홍보였습니다. 어떻게 이걸 알려서 사람들이 맛보게 할까였죠. 홍보할 돈은 없는데 말이죠.”


트위터로 마케팅하다


김현철 대표는 여자친구의 소개로 김현철 대표가 ‘멋진 동생’이라 칭하는 동업자를 얻게 된다. 그 ‘멋진 동생’과 홍보를 위해서 한 것은 트위터의 팔로워를 늘이는 것이었다.

“일단 팔로워가 100이 넘는 프로슈머들을 팔로잉하기 시작했습니다. 패션계의 유명한 인사들, 연예인급들, 대기업 실장급들, 그리고 예술계의 종사자들이 그 대상이었죠. 그리고 어찌 되었던 호랑이 굴로 뛰어들고 봐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가로수길로 트럭을 몰고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음식을 팔기 시작하자 차츰 흐름을 타기 시작했고, 팔로워들과 함께 손님들이 급증했죠. 트럭이 오기도 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공 뒤에는 많은 질시가 따르기 마련이다. 주변 상가에서 끊임없이 불법영업 신고가 들어왔다. 결국, 두 달 만에 그릴파이브는 문을 닫아야 했고, 함께 하던 동료들도 모두 떠나갔다. 그러다 다시 재기한 것이 대형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한 행사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락페스티벌을 비롯해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런 과정에는 그간 쌓아온 인맥의 힘이 컸다.


목적의식이 뚜렷하면 언젠가는 성공한다


김현철 대표는 사업 확장을 위해 PT자료를 만들어 카페를 빌려 끊임없이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느낀 것은 결국 자신의 신념과 목표만큼 큰 경쟁력은 없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투자설명회 끝에 MBA출신 투자자 3명이 저희에게 호감을 가지고 계약을 제안해왔습니다. 그리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날이 되었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저희가 아프리카 농장에서 커피콩을 따는 노예도 아닌데 너무나 불리한 조건이더군요. 그래서 살아오면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계약을 거절하고 ‘후회하게 해주겠다’며 돌아선 것이죠.”

그릴파이브는 가로수길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대형브랜드들과 수많은 협약을 맺는 가게로 성장했다. 하지만 김현철 대표가 관심을 갖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오로지 한가지라고 한다.

“저희는 아직까지 프랜차이즈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언제 먹어도 똑같은 맛을 내는 그릴파이브가 되기 위해서죠. 그 약속은 꼭 지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맛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때 프랜차이즈를 할 생각입니다. 결국, 개인 창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얼마큼 목적의식이 뚜렷한가인 거 같습니다. 목적의식이 뚜렷하다면 사업을 하면서 겪는 고통마저도 즐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늘 이 강연에 설 수 있었습니다. 부디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내 가게, 하고 싶다!』에는 단골손님 만들기, 온라인 마케팅 비법, 빚지지 않고 자본금 만들기 등. 창업에 성공한 1%들만이 안다는 숨은 비법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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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수석

http://blog.yes24.com/musician79

채널예스에서 작가와 독자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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