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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시아버지랑 하는 현대 여성들 - 임경선 『어떤 날 그녀들이』

돈과 사랑 중 무얼 우선 가치로 두는가는 것은 그 사람 성향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자기의 진짜 우선순위가 뭔지 알아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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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메트로 등의 신문 혹은 잡지, KBS 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연애 혹은 관계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임경선의 글은 이 지점에서 빛나고 있다.

내가 왜 그 때 기분이 상했는지, 내가 만족할 만큼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마음이 무 자르듯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서다. 그 때 내 마음이 그렇게 나빴던 이유를 캐보면, 저 옛날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 연봉과 학벌로만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 풍조, 하필 그 때 너무 바빠 나를 배려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던 그 사람의 상황 등 한 두 가지가 아닐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튀어 나올 수도 있다. 요컨대 어떤 상황, 어떤 문제이든 꽤 복잡하게 다양한 것들이 얽혀있다는 것. 그러나 삶이라는 것이 그 모든 것을 세밀하게 살피는 것을 허락할 만큼 호락호락하던가. 그냥 하하하 호호호 하며, 난 그런 사람이지, 넌 그런 사람이야 하며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 넣어 일반화시키면서 둥글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권장하고 있는 사회 아니던가.

한겨레신문, 메트로 등의 신문 혹은 잡지, KBS 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연애 혹은 관계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임경선의 글은 이 지점에서 빛나고 있다. 어떤 일 때문에 속상해하는 당신, 우리의 경선 언니는 그 고민 때문에 섣부르게 넌 그런 사람이야, 라고 일반화하지 않는다. 당신이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사회적 맥락 하에서 충분히 헤아리고 인정한다. 그것은 많은 경험은 물론이고 그 경험을 통해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더해가는 인문학적 통찰력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임경선의 연애소설이 나왔다고 했을 때 기대가 되었다. 임경선은 여자들의 연애를 어떻게 그렸는가?

칼럼니스트 임경선이 생애 처음 펴내는 연애소설.
사랑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여자들의 아홉 편의 이야기다.
저자는 요즘 여자들의 사랑 풍속도를 분홍빛 로맨스로 치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날것으로 드러낸다.
사랑 앞에서 냉소적이고 소심하고 때론 음흉하기까지 한 그녀들의 모습은 쓸쓸함마저 자아낸다.


물론 여러분이 책을 읽고 알아서 생각하겠지만, 성질이 급한 필자가 먼저 힌트를 준다면 임경선이 그린 연애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서로 좋아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러쿵 저러쿵 에피소드로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리고 일을 하는 여자들이 맺어가는 다양한 인간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 표지만큼 예쁘지 않다. 우리들 인생이 그리 예쁘지 않듯이. 오히려 쓸쓸하고 하고 씁쓸하다. 가끔은 시니컬하고 독하기도 하다. 하지만 잘 보이기 위해 애써 꾸미지 않은 우리들의 리얼한 모습이 전하는 짠한 공감이 있다. 그래, 이 책 애들이 보는 책 아니거든요. 적어도 연애를 세 번은 하고, 그 중에 한 번은 아주 징하게 하고, 회사에서 인정 받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해 일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적이 있는 그런 "언니"들을 위한 책이다.

임경선을 만났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다섯 살 때부터 도쿄, 리스본, 상파울루, 뉴욕을 오가며 자란” 이력이 주는 선입견과 평소 칼럼에서 느꼈던 단호함 때문에 매우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다. 오히려 본인에 대하여 가장 싫어하는 이미지가 당당함이며, “저에게는 소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이 악물고 앞을 향해서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소년의 느낌? 코 흘려도, 질끈 닦고서 묵묵히 걸어나가는 그런 느낌”.이라고 말하는 그녀, 참 소탈하고 편하다. 그래서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임경선의 이기적인 상담실』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균형감각이 돋보인다고나 할까? 자기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두루두루 짚어내고 헤아리는 점 때문에 매우 설득력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 균형감각이 이번 책에도 반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굉장히 주관적인 사람인데, 근본은 개인주의라 그런 것 같아요. 보통 집단과 집단으로 맞서게 되면 하나의 집결되는 의견 대 의견으로 나타나잖아요. 그러면 숨어있는 맥락들이 표출되지 않고 단순화되기 마련이에요. 그때 빠뜨려지는 소중한 가치들, 그런 것에 속상해하는 입장이라 관점을 선한 개인 대 개인이라는 전제로 보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상대의 입장을 조금 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짚고 넘어가자, 챙겨주자 하는 그런 책임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이것도 좋지 않게 보면 회색주의로 볼 수 있어요. 연민 같은 것도 있을 거예요. 서로 부담주지 않는 선상에서의 건조한 연민은 깔고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딱 그 정도의 자세가 좋은 것 같아요.


『어떤 날 그녀들이』는 9개의 연애 패턴을 보여주는데, 이 중에 한 두 개 안 걸리는 여자는 없겠다, 싶었어요.

있어요, 그런 여자가. 연애를 잘 안 하시는 분들은 제 책 싫어해요. 이해를 못하거나 약간 거부감을 느끼거나 막연한 불편함? 핑크빛이 아닌 것에 대한 답답함. 결론이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짜증을 살짝 느끼는 것도 같아요.

총 9개의 연애 패턴을 분류한 셈인데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것 같아요. 어떻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는지 궁금해요.

일부러 자료를 수집한 과정은 없었어요. 단지 연애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상담을 통해서 나누는데,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흥미로운 연애 이슈들을 뽑아놓고 나서 거기에 살을 입혔어요. 네 번째 「달팽이 껍질 속 사랑」 꼭지는 과연 불륜이 불순한 것인가? 하는 질문이었어요. 그들 안에서 그것은 가장 순수한 사랑이거든요. 거꾸로 얘기하면 불륜처럼 일탈된 위험한 사랑이 사실 가장 안전한 사랑인 거예요. 깨질 위험이 없으니깐요. 지속 가능한 그런 사랑이에요. 그런 아이러니 같은 것. 그런 주제가 재미있어서 썼던 거구요. 「플라스틱 러브」는 일 잘하는 것과 연애 잘하는 건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 일 잘하는 애들은 그 점에 오히려 프라이드가 강하니까 연애에서 지는 걸 못 견뎌하는 심리가 재미있어서 썼어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생긴 일」은 여러 여자의 심리가 담겨 있어요. 주인공은 남자에게 따질 것 따지는 것 같지만 결국 남자 얼굴 보고 좋아하는 거거든요. 연애 문제라는 게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모순이 그렇게 많구나, 그 모순적인 부분이 항상 재미있어요.


9개 이야기 중에 작가님 모습이 반영된 것은 무엇인가요?

다 반영이 되어서(웃음). 두 번째 소설 「남자의 순정」에서 저는 남자이기도 하고, 여자이기도 한 것 같아요. 스스로 훼손하는 입장이면서 상대방에게 잔인하게 구는 사람이죠.

「남자의 순정」은 사실은 장편 감이에요. 똑똑하고 예쁘고 착한 것과 여자의 자존감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 똑똑하고 예쁘고 착하다는 점 때문에 질시를 받는 탓에 그게 더 힘든 무게로 짓눌려서 자기 장점을 내다 버리는 애들이 있어요. 차라리 지금 몇 십 년 지나서 펑퍼짐한 아줌마 된 게 차라리 그녀에게는 행복할 거예요. 전 몰랐는데 어떤 분이, 여주인공이 다 담배를 피느냐고 지적하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담배를 피다 안 피게 되어 담배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자들을 헛똑똑이처럼 그리려고 한 것 같아요. 자기 관리 잘하고 똑 부러지는 캐릭터라면 담배는 안 피웠을 것 같아요. 몰래 한 모금씩 피는 그런 여자들이죠. 깔끔하게 떨어지는 친구들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자아 실현과 경제적 독립을 위해 기를 쓰고 직장에 들어가 일을 최우선 가치로 두다가 결혼하는여자들이 있어요. 이들은 애를 낳으면 회사 그만두지 않고 직장맘이 되는 게 일반적이죠. 그럼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힘들어지게 되고요. 그런데 일찍부터 열심히 예쁘게 꾸미고, 스펙 좋은 남자 만나서 일찌감치 좋은 조건으로 결혼한 친구들과 비교해 보면 결과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애들은 후자가 아닐까 싶어요.

책에 중간중간 살짝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했어요. 사실 이게 안 좋은 분류법인데 B급 애들이 제일 잘 살아요. 예민했던 청춘 시절, 그 당시 가치로는 B 정도 했던 애들이 결혼해서 훨씬 잘 살아요. 내가 이 정도다, 라고 알고 미리 준비하고 살길 찾아서 가는 거죠.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눈부신 친구들은 이미 눈부시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변에서 훼손시키면서 어영부영 흘러가면서 자기 자신을 잃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거예요. 잘난 애들이 의외로 비극적인 부분이 있어요. 똑똑하고 예쁘면 괜찮아요. 항상 거기 착한 게 들어가면 문제에요. 그러면 여자는 훼손돼요. 그 이상의 단어를 못 찾겠어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여자가 잘난 것에 관대하지 못한 거 같아요. 잘나면 잘날수록 겸손해야 한다고 얘기하구요. 네가 네 스스로 너무 내세우지 마라, 너 별거 아니다며 누르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면 똑똑하고 예쁘고 착한 친구들은 내가 뭐 잘못했나. 죄의식을 갖게 되거든요. 그런 애들일수록 죄의식이 강해요. 똑똑하고 착하고 예쁜데 미안해하는 거예요. 그런 것 같더라고요.


여기 나오는 연애 패턴 중에서 점점 많은 여자들이 고민한다고 여겨지는, 파악되는 문제가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심해지는 증상은, ‘사랑이냐, 현실이냐. ’에요. 남자는 좋은데, 결혼할 때가 되가니 이놈이랑 하기 좀 힘들 것 같고. 처음부터 집안 상황 파악하고 연애 하는 건 아니잖아요. 현실을 깨달았을 때의 머뭇거림? 그런 사연이 정말 두드러지게 많이 늘어나고 있고, 보통 문제가 아니구나 느껴요. 사회적으로 취업이 늦게 시작하고, 부모세대의 영향권으로 못 벗어나는 일 때문에 야기되고 강화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연애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가 되어 가는 구나. 정말 아찔하고 속상하고 그래요.

제 주변에도 남자들이 그런 고민 하는 사람 있어요. 결혼하고 싶은데, 여자가 기대하는 경제력에 부합하지 못해서죠. 옛날에는 돈 없어도 단칸방에서 살면 되지, 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요즘은 시아버지 프로필부터 본다고 하잖아요. 진짜 화나요. 그런 거. 부르르 떨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문제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결혼 하고 나서, 사랑 대신 현실을 택했을 때 행복한가? 그것은 다른 문제거든요. 결혼을 지속하는 일까지 생각하질 않아요.

내가 일관되게 얘기하는 건, 나는 돈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이 무조건 위다라고 말할 생각이 없어요. 돈과 사랑 중 무얼 우선 가치로 두는가는 것은 그 사람 성향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자기의 진짜 우선순위가 뭔지 알아야 하는 거예요. 사실 나는 생활의 안락함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었는데, ‘친구들이 속물이라고 욕할까봐.’ 혹은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거야’라는 당위 때문에 사랑을 선택했다가, 바로 생활에 쪼들리면 짜증이 날 거라는 말이죠. 또 나는 사랑이 진짜 중요한데, 엄마의 잔소리로 조건을 보고 결혼했다면 나중에 바람 나고 싶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문제는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것인가, 그게 중요해요. 자기는 조건보고 결혼했는데, 결혼한 이후에 인생이 재미없다는 둥, 부부 관계에 사랑이 없다는 둥 그런 얘기 하지 말라는 거죠. 친구들이 다 조건을 선택?진 않아요. 그뢷게 모두 약하진 않아요. 근데 주변에 휘둘린다는 게 문제죠.


사실 휘둘린다는 것이 다른 사람의 평가와 이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인데, 이런 사람들이 보통 모범생 아닌가요?

모범생 기질이 있는 친구들은 대부분 착해요. 그러다 보니 그런 것에 휘둘려요. 전 제일 안타까운 게 똑똑하게 직장생활 할 때까지 열심히 했던 친구들이 결혼하고 나서 그 동안의 압박감을 버리려고 그런 건지, 평범한 아줌마가 되가는 게 싫어요. 아파트 평수 늘리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이런 거, 재미가 없어요.

작가님은 그럼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계시나요?

자발성과 독립성! 어떤 행동이든 자기 자신에게 의지해서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책 커버도 그런 부분을 표현하려 했어요. 전날 밤 남자랑 잤는데 트러블이 있었던 거죠. 일어나보니 나 혼자 남았고, 남자는 네가 알아서 결정해라 식으로 던져놓고 가고. 여자는 머리를 질끈 묶고 스스로 생각하는 장면이죠. 제가 그렇게 그려달라고 직접 주문했어요. 나한테서 시작해서 결단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소설에 첫 도전이잖아요. 칼럼과는 다른 글쓰기인데 어려운 점이 있었을 거 같아요.

소설 쓰기 전에 소설도 쓰시고 칼럼도 많이 쓰신 고종석 씨에게 여쭸어요. 소설이 그렇게 대단한 장르냐. 소설을 써야 글쟁이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거냐. 제 질문에 대해 대답은 안 하시고 다른 말씀만 하시는 거예요. ‘네가 알아서 확인해봐. 해보고 결정해.’ 그런 의미라 여겨졌어요. 그때부터 쓴 거예요.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유희열 씨랑 얘기 하다 ‘소설 쓰겠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모범생 기질 때문에 그 약속 지키러 또 쓰게 됐어요.


어떤 점이 제일 힘드셨나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제가 생계형 글쓰기를 하기 때문에, 제가 기존에 회사에서 받던 돈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철칙이라, 오후 한 두 시까지 주 단위로 연재하는 원고를 써요. 그거 하느라 시간 가고, 밥 먹고, 그 다음에 쓰는 거죠. 진이 빠진 상태에서 소설을 쓰는 거죠. 어린이집에서 애 데려와서 육아, 저녁까지 해야 하잖아요. 피로 회복제를 쌓아놓고 먹었어요. 침 맞으러 가고 링거 맞으면서 썼어요. 신랑이 ‘아무도 너에게 이거 쓰라고 한 적 없어. 왜 사서 고생이냐. ’라고 하더라고요. ‘나도 뭘 하는지 모르겠다. 내 성격이 스스로 피곤하다. ’ 이런 얘기를 주고 받기도 했는데, 책이 잘 팔리니까, 신랑이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장편소설 도전할 마음은 없으세요?

있죠. 평생 이것저것 도전해 볼 것 같아요. 뭐든지 처음 시작이 힘들지, 하고 나면 자기의 어떤 기본 근육을 믿고 있으면 어찌하든 가긴 가는 것 같아요. 시작이 어려운 것 같아요. 시작이.

임경선(//www.catwoman.pe.kr)
서강대학교와 일본 도쿄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후
10여 년간 마케팅 매니저로 활동해왔고,
서른 살을 기점으로 여러 일간지와 잡지에,
연애와 커리어에 대한 칼럼을 연재했고, 연재 중이다.


마지막으로 일을 최우선으로 두되, 상대적으로 자신을 덜 가꾸는 여자. 좋은 스펙을 가진 남자를 만나는 걸 최우선으로 두면서 일을 허술하게 하는 여자. 두 사람에게 각각 조언을 해준다면요?

전자의 친구에게는 일단 그대로 하되, 주변에서 잘 찾으라고 꼭 얘기해주고 싶어요. 이런 친구들은 꾸미려고 해도 잘 안 돼요. 해도 어색해.(웃음) 안 되는 걸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똑똑하고 좋은 직장에 있다면 그건 나의 자산이고 성취이니 그걸 이용해라. 가까이서 좋은 사람 찾아라, 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런 친구들이 선이나 소개팅 나가면 꼭 거꾸로 자기 존재를 부정당해요.

이런 사람은 필히 사내연애를 해야 해요! 이런 친구들의 함정이, 주변에 있는 남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자비를 베풀었으면! 관대해져야 해요.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융통성 있게 여러 가지를 봐야 해요. 일을 똑똑하게 잘하는 것? 그게 다가 아니란 말이죠. 그걸 놓쳐서 이 친구들이 팀장으로 부장으로 승진하고 있을 때 남자들의 시야에서는 이 친구들이 누락이 되요. 후자가 일 안하고 연애 쪽으로 가는 친구들이라고 하셨죠? 이 친구들에게는 관심 없어요.(웃음) 알아서 잘 열심히 사세요! 전 남자를 볼 때, 자기 좋아하는 일 하면서 꼬박꼬박 월급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수입액수는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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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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