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풍의 첫 주자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 이른바 <뷰민라>되시겠다. 가을에 풍요로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 있다면, 봄에는 소박한 <뷰티풀 민트 페스티벌>이 있다. 그렇다, 같은 기획사에서 만드는 페스티벌이다. <뷰민라>는 지난해 첫 선을 보였지만, 황홀한 봄날에, 즐길 준비가 돼 있는 관객들 덕분에 성황리에 진행됐다. 올해는 4월 30일과 5월 1일 고양 아람누리 노루묵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출연 아티스트를 제외하고는 수용인원과 스테이지, 아티스트의 숫자, 공간 모두 같다. 규모를 키우고 다채로워지기 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했고 여유로웠던 주말 소풍으로 남고 싶다.
공식무대는 Loving Forest Garden과 Cafe Blossom House로 구성된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달리 아티스트 간 시간이 겹치지 않는 만큼, 사운드 간섭도 없고 여유로운 세팅 시간이 제공돼 보다 집중도 높은 공연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티스트별 러닝타임은 30분에서 60분이다.
최종 발표된 라인업, 이름만 봐도 싱그럽다.
5월 14일과 15일 서울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에서는 역시 올해로 2회를 맞는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이 열린다. 녹색, 자연, 친환경의 ‘그린’과 메우다, 덮다, 연결하다를 뜻하는 ‘플러그’의 합성어인 그린플러그드. 그 이름에 걸맞게 페스티벌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도심의 쉼터로 새롭게 태어난 노을공원에서, 자연을 모티브로 한 EARTH, SKY, SUN, MOON, WIND 등 5개의 스테이지로 마련된다. 또 아티스트들(그린프렌즈)과 관객(그린피플)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그린 캠페인을 강화할 예정이며, 올해도 페스티벌에 사용되는 명함과 전단물, 포스터 등은 친환경 재생지와 콩기름 잉크로만 제작된다.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1>의 가장 큰 매력은 빵빵한 라인업. 세대와 장르를 불문한 국내 100여 개 팀이 봄날의 짧은 소풍을 확실하게 책임질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김창완 밴드와 부활, UV가 노을공원 입성을 알렸고,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류복성은 7인조 풀밴드와 함께, 들국화의 원년멤버 조덕환은 솔로 앨범을 들고 뜨거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국내 펑크 씬의 쌍두마차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의 격정적인 몸부림에, 국카스텐과 몽니도 화끈함을 더한다. 또 ‘위대한 탄생’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자우림, 테이가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핸섬피플, ‘슈퍼스타K 2’의 김보경까지 최정상의 뮤지션들이 그야말로 다채롭고 밀도 높은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너무 성급한가? 무슨 말씀! 관객들은 지난해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 끝나자마자 바로 2011년의 라인업을 상상했다. 올해도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국내 최고의 록 페스티벌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짱짱한 스테이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는 어느 밴드가 내한할 것인가? 일본 <후지록 페스티벌>에 콜드플레이가 참여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록 팬들은 술렁이고 있다. 라인업 발표에 앞서 티켓이 오픈됐다. 모든 것이 그럴 듯, 조기 예매 시 크게 할인된다.
세계적으로 페스티벌은 대세다. 국내에서도 그 인기는 좀처럼 식지 않을 것이다. 자고로 인류는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즐겼으니, 답답한 도시와 경직된 공연장을 벗어나 대자연에서 먹고 마시며 골라보는 무대는 그야말로 ‘삼합’이다. 페스티벌의 관객은 더 이상 뮤지션을 ‘뫼시지’ 않는다. 그들은 대자연에서 유목하며 어느 스테이지나 찾아 떠날 수 있다. 그렇기에 뮤지션은 한껏 자유로워진 관객들을 향해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만큼 실력 있는 밴드들이 참여해, 그들 역시 음악의 별천지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뮤지션이나 관객이나 자유로워진 만큼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자연에 대한 예의다. 싱그러운 봄날에 흥겨운 소풍을 마련해준 자연에 우리 역시 깨끗한 마무리로 답례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공연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