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방영되고 있는 월화 드라마 <공부의 신>. 최근 방송분에서 영어 공부 방법이 소개됐다. 영어(공부)에 지치고 우울한 사람들에겐 솔깃한 제안. 전교 1등 김상훈(김상빈)과 영어 1등 이예지(고주연)을 상대로 영어 시험 배틀을 펼치게 된 병문고 천하대 특별반 황백현(유승호)과 길풀잎(고아성). 단 사흘의 준비 기간이 주어진 채로 영어 고수와 대결을 펼치게 된 백현과 풀잎. 아, 절체절명의 위기. 어찌할 것인가.
이때, 영어 선생님 양춘삼(앤서니 양, 이병준)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영어 기본 예문 100선을 꺼내 들고 달달 외우란다. 물론,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니다. 노래와 춤을 곁들인 외우기. 아이들은 흥겨운 유행가 부르듯 영문법의 기본 공식과 예문을 쏙쏙 빨아들인다.
그리고 배틀.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를 채워가는 과제가 주어졌다. 상훈과 예지는 술술. 백현과 풀잎은 제비, 박씨 등의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쩔쩔. 그러다 입에 붙은 기본 예문이 머리를 스치고, 문장을 조합해 나간다. 결과는? 예상하듯, 주인공들의 승리. 꼴찌가 1등을 눌렀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가랏.
어쨌든, 이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일견 뜨거웠다. 이 죽일 놈의 영어,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 이런 반응, 한편으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혹은 압박이 심함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나. 영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대체로 그렇다. 영어, 잘하고 싶고,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이게 어디 하루 이틀에 될 문젠가. 좌절과 희망을 반복하는 굴레는 계속된다.
시원스쿨(
//www.siwonschool.co.kr). 초보자를 위한 영어 학습법으로 최근 지지와 각광을 받고 있는 영어 학습의 신흥 강자. 혹시 모른다면, 버스를 타보면 안다. 버스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중의 하나가 시원스쿨 광고다. 쉽단다. 재미있단다. 값도 싸단다. 날고 기는 유수의 영어 교육 사이트 틈바구니에서 ‘한국식 영어 교육’을 표방한 시원스쿨의 약진은 일견 놀라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만났다. 시원스쿨의 대표 강사, 이시원. 최근
『시원스쿨 기초 영단어』를 펴내고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그를 지난 21일, 시원스쿨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쉬운 단어로 영어를 잡는다
『시원스쿨 기초 영단어』는 어떤 책인가.
일반적으로 영어를 배울 때 어려운 단어부터 외우려는 경향이 있다. 또 시험 준비한다고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부터 외우다 보니, 단어를 외워도 쓸 데가 없고 외운 것은 잊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일상에서 많이 쓰는, 특히 동사 위주로 외우면서 바로 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문도 (각 단어마다) 여섯 개가 있는데, 아주 기초적인 예문을 들었다. 예문을 통해 쉽게 단어를 익힐 수 있다. 또 단어만 잡는 것이 아니라, 단어끼리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통해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이 보인다. 단어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단어와 예제는 직접 선정하고 만들었다.
어느 공부나 마찬가지겠지만, 영어 공부에도 왕도는 없다. 그럼에도 ‘비법’이라고 자부하는 영어 학습 서적이 봇물을 이룬다. 기존 영어 학습 서적과 어떻게 다른가.
일단 단어 선별에 역점을 뒀다. 30% 정도슴 많은 사람들이 알 만한 단어 위주로 구성했다. 이유는 뚜렷하다. 공부하면서 무언가를 습득하고 알아가면 그것 자체로 자신에게 용기가 된다. 진도가 나갈 수 있는 촉매제 역할도 하게 되고. 그래서 (쉬운 단어로) 박아 놨다. 단어 선별을 하면서 알 만한 것을 많이 포함해서 일상에 어떻게든 쓰일 수 있도록 했다.
초보자를 위한 영어 학습법으로 유명세를 탔다. 어떤 계기와 착상으로 시작하게 됐나.
시원스쿨 동영상 강좌를 찍을 때, 저렴한 값으로 실력이 늘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다. 강의를 듣고 영어가 되는 것을 체험하자 시원스쿨이 굉장히 커졌다. 우리나라 전체 영어 교육 사이트 중에 트래픽만 5위다. 기초만 하는데도 각광을 받은 것은, 영어는 초보도 쉽게 배울 수 있음에도 막상 쉽게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진도를) 못 따라가고, 중급반을 못 넘어가는 이유는 기초반을 못 넘기기 때문이다.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쉽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거지.
그래서 포커스를 쉽게 가는 데 뒀다. 쉬운데 바로 써먹을 수 있고 느는 것이 보일 수 있도록.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영어를 못하는 상태에서 갔는데 3개월 만에 따라갔다. 그때 나름대로 세운 영어 교육에 대한 체계를 한국에 와서 정리하고 풀었다. 기록도 하고 머리에 넣어서 다음에 누군가에게 가르칠 기회가 되면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한국어에 맞는 영어 교육이 필요해
기존의 영어 교육이 잘못돼 있다고 누구나 말한다. 그렇다고 별반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일선에서 영어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나.
선생님들이 가르치려고만 한다. 그것은 알려주는 것과 다르다. 알게끔 하는 입장이 돼야 한다. 상대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지점이 필요한데, 10명 중 50%가 이해를 못 하면 나머지 50%를 위해서도 고민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다. 원서 서적은 네이티브들이 만든 거다. 한국 사람을 위해 쓴 것이 아니다. 원서는 어느 나라든 다 간다. (공부하는 나라의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뿌린 거다.
‘신토불이 영어회화’를 슬로건으로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아울러 이시원식 영어 학습법의 핵심은 뭔가.
『시원스쿨 한방영어』를 통해 ‘신토불이’를 외쳤다. 영어를 가르치는데, 영어 중심이 되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거다. 한국어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은 채, 너희들이 맞추라는 식이지. 한국어를 충분히 고려하면 효과가 몇 배 빠르다. 한국어를 충분히 고려하고 한국 사람에 맞게, 한국어에 맞게 영어 교육을 하자는 거다. 그러니까, 비밀은 한국인 중심, 한국어 중심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영어 강사를 하게 됐다. 그전에, 꿈은 뭐였나.
회사원이었다. 평범한 회사원. (영어 강사를) 잠깐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1인 기업으로 출발, 첫 달에 12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고 들었다. 그때를 떠올린다면.
그 당시, 강의도 직접 찍고 사이트도 친한 형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만들었다. 모든 글도 내가 올렸다. 게시글, 댓글, 전화, 통장 정리……. 모든 것을 다 했다.(웃음) 고객이 전화를 했는데, 강사가 직접 받으니까, 뻘쭘하기도 했고. 그렇게 혼자였는데, 외롭다는 것보다 분주했다. 할 게 너무 많아서.
초심은 뭐였나?
많은 돈을 투자하지 말자. 미니멈 선을 일단 정해놓고 해보자. 첫 달 매출이 100만 원이 안 되면 접으려고 했는데, 120만 원을 벌었다.(웃음) 교육에 관련한 초심은 ‘가치를 전달하자’였다. ‘바꿔주자, 가르치자’가 아니고 영어를 말할 수 있게 하자. 뭐부터 배울지 알게 하자.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거지.
지금까지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나 사람이 있다면.
얼마 전에 강남역 부근의 한 극장에서 강연회를 했다. 400명 정도가 왔다. 경품을 준비해서 가? 멀리서 오신 분께 드린다고 했더니, 멀리서 많이 오셨다. 광양과 울산이 가장 멀었는데, 광양이 더 멀어서 그분께 드렸다. 나이 많은 분께도 드렸는데, 육십 넘은 분이 네 분이나 됐고, 칠십을 넘은 분도 세 분 계셨다. 그때 느꼈다. 시원스쿨이 엄청나게 사랑을 받고 있구나. YES24에서도 시원스쿨 동영상 강좌가 지난주 1등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1997년 캐나다 이민을 떠났다. 3개월 만에 수업에 적응하는 등 빠르게 영어를 습득했다. 한국에서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나.
전혀 아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진도를 놓치니까, 그 후로 계속 놓치게 되더라. 사회 과목 같은 것은, 진도를 놓쳐도 외우면 되지만, 영어는 한 번 놓치니 안 되더라. (영어 과목에서) 50점 이상 받아본 적이 없었다.(웃음) 캐나다에 가서 두려움이 컸는데 막상 살아보니, 살기 좋은 나라더라. 당시, will이나 can도 잘 몰랐는데, 나름의 방식을 갖고 하니까 3개월 만에 수업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 보니, 과거에 배우던 때와 영어 학습법이 다르던가.
7년 만에 돌아왔다. 차이는 났는데, 내가 있었을 때는 일본식 영문법 중심의 영어 교육이었다면, 돌아와서 보니 미국인 중심의 영어회화법이 성행하고 있더라. 한국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은 매 한가지였다. 방법은 바뀌었는데, 결과는 바뀌지 않았던 거다.
한국어와 영어 중 어느 언어가 더 익숙한가. 한국어는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나.
둘 다 좋은데, 한국어가 익숙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것도 있다. 책이나 영화는 영어로 보는 게 편하다. 강의를 하다 보니, 한국말도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영어가 장애물? 걷어내라!
유치원부터 영어 유치원이니 뭐니 하면서 한국은 영어의 노예처럼 됐다. 영어를 못하면 낙오자 취급을 받는 시대, 어떻게 생각하나.
음, 낙오자 취급을 받는다면, 낙오자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년에도 낙오자 취급을 받으면 그것은 문제다. 지금 받는 낙오자 취급에 대해 내년, 내후년 계획을 잡아서 그런 취급을 받지 않게끔 목표를 잡고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참, 여기서 낙오자 취급은 사회가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영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진짜 영어를 해야 할 사람만 하면 되는데, 이상하고 과도한 영어 열풍이다. 영어 덕을 보고 있지만, 문제의식은 있을 것 같다.
영어가 필요 없는 사람들 있다. 주방장에게 토익 점수가 필요하다면 문제가 있다.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영어로 인해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 안 된다. 그런 비효율적인 부분이 사회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경우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현실이니까, 지혜롭게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면 그걸 해야 한다. 단 영어가 장애물이 될 것 같으면 걷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물이 있다고 불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펙 쌓기나 승진 등이 목적이 아닌, 영어 그 자체로 어떤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영어라는 언어는 매우 간단명료하다. 그 명료함과 깨끗함이 뜻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영어로 된 책을 읽을 때, 머리에 잘 들어오고 머리에도 잘 남는다.
시원스쿨이 추구하는 가치 혹은 철학이 있다면.
시원스쿨의 가치는 ‘가치 전달’이다. 받는 수강료보다 더 큰 가치를 주자는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그것이다.
그래서 목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교육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 절대 가치를 선사하는 사람”이 되는 건가. 그 가치 전달을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회원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하면서 회원들의 발전하는 모습을 담고자 하고 있다. 시원스쿨에 올라간 후기는 1,000개가 넘는다. ‘오늘의 각오’에도 매일 100개가 넘게 쏟아진다. 그런 끊임없이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회원들이 원하는 부킺이 무엇인지 계속 신경 쓰고 있다.
돈을 많이 벌었다. 그것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다. 사회 환원도 생각한다고 들었다. 어떤 계획과 목표로 사회와 접점을 만들고 싶은가.
끊임없이 환원에 대해서는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꽃이 환원인 것 같다. 자본주의 자체가 빈익빈 부익부의 반복인데, 환원함으로써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작은 노력이나마 『시원스쿨 한방영어』는 인세 전체를 기부한다. 시원스쿨 내에서도 기부하는 부분이 있고. 따로 준비하는 부분도 있는데, 그건 중장기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있다.
시원스쿨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초?중등 과정이 나오고 대학생을 위한 과정도 나오게 된다. 수험생을 위한 과정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재도 나오고 동영상도 나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 혹은 영어 학습이 꼭 필요한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영어라는 것을 평생 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다. 영어는 평생 하려면, 집에서는 못한다. 십 년 동안 CNN을 들었더니, 귀가 터지더라, 하는 건 꼬맹이들에게나 가능한 거다. 어른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하려고 하지 말고 집중해서 짧은 시간 내에 한국어 중심으로 영어를 배우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