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힐러리처럼』(다산북스) 『꿈꾸는 다락방』(국일미디어) 등 연타석 베스트셀러를 만든 작가 이지성. 그는 ‘외모가 받쳐주는’ 흔치 않은 작가이다. 덕분에, 폭넓은 여성 팬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7일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아름다운 책 人터뷰’ 강연장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탤런트 못지않은 외모의 소유자인 그가 극장 안으로 들어오자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컬러풀한 패션과 세련된 헤어스타일이 눈에 띄었다. 독자들은 그를 보자 사진기를 꺼내 들고 촬영에 열중했다. 극장 안은 금세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그는 다수의 책을 통해 유독 꿈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왔다. 자신만의 R=VD 공식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그는 성공을 이루는 R=VD의 실제를 열정적으로 강연했다.
원하면 이루어진다? 과연 그 비법은 뭘까?
15년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귀가한 후에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잠도 하루 3,4시간씩밖에 안 자면서 글을 썼다. 그의 간절한 꿈은 작가였다. 하지만 그의 원고는 80군데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당한다. 그토록 바라던 작가의 꿈, 그것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꿈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좌절한 그가 아니었다. ‘꿈꾸는 사람이라면 다시 글을 써야 한다.’ ‘생생하게 그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그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같은 집념이 결국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자기계발 동기부여자로 만들어 놓았다. 이지성 작가는 현재 창원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면서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
무명작가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신의 꿈을 실현한 이지성 작가 | |
그는 힘주어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무명작가로 계신 분, 혼자 꿈에 불타고 있어서 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분, 아직 자신의 꿈을 생각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꿈을 이루는 비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생생하면 꿈꾸면…… 이루어진다
바로 R=VD (생생하게 Vivid, 꿈꾸면 Dream, 이루어진다 Realization) 기법이었다. 그의 강연은 이어졌다.
“아는 교사 한 명이 있었어요. 그 교사의 꿈은 장군이었죠. 그는 R=VD기법 실천가이기도 했고요. 교실에 장군 사진을 여러 군데 걸어놓고 수업시간에도 ‘나는 장군이 되고 말 테다!’ 외치던 사람이었죠. 드디어 교사직을 그만두고 육군사관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장군이 되려고요. 소령까지 진급되었지만 내란죄에 휘말리게 되면서 군에서 쫓겨나고 말아요.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한 줄 아세요? 군에 있는 선배에게 찾아가 자신을 고용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자신의 꿈은 장군이기 때문에 군대 안에 있어야 한다는 거죠. 과연 그의 꿈이 이뤄졌을까요? 네. 이뤄졌어요. 그 사람이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열악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낸 세계적인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우린 많이 접해왔다. 성폭행 피해자에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시킨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공중화장실에서 세수를 했던 시절을 딛고 일어난 영화배우 짐 캐리, 대형 백화점에서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달성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꿈꾸던 에스티 로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걸까? 하늘이 점지해준 운 좋은 인간들일까? 아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이지성 작가의 지론이다. 그는 R=VD이론을 과학적으로 풀이했다.
인간의 뇌에서 전두엽은 사고, 판단과 같은 고도의 정신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자신의 꿈을 현실인 것처럼 그리다 보면, 현실과 뇌 속 현실이 일치되도록 전두엽이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행동을 하게 되고, 이런 행동들이 꿈이 이루어지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다. 즉, 어떤 일을 항상 궁리하고 미쳐야 달성하게 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글자 그대로다.
그렇다면 한창 인기를 끌었던 책 『시크릿』에 나오는 양자론과는 무슨 차이일까?
양자는 소립자이다. 양자의 세계, 즉,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 속의 세계를 말한다. 당연히 머릿속에서는 되나 현실에서는 안 된다. 현실은 3차원이기 때문이다. 그냥 꿈꾼다고 이뤄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자못 흥분하는 이지성 작가.
그의 눈앞에 이뤄진 꿈이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그저 바라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발로 뛰는 피 끓는 노력의 결과물이었음을 토로했다.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노력은 성공의 핵심 원리가 아닙니다. VD가 뒷받침될 때 현실이 됩니다.”
다시 한번 그의 지론을 들어보자. 백만 원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백만 원을 번다. 하지만 생생하게 자신의 목표를 꿈꾸는 사람은 백만을 넘어서 천만, 10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지성 작가는 “고 정주형 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대 시절부터 매일 2,30분씩 자신의 꿈을 큰소리로 외치고 다닌 VD기법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비전과 꿈을 소문내라
그는 책에서 소개된 VD기법 중 하나인 플래카드 기법을 소개했다. 이 기법은 실제로 대기업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법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하는 비전 선포식을 사례로 들었다.
|
이날 독자들의 대부분은 20대 여성들로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 |
아마 기업의 경영방침, 개인별 업무 미션(Mission) 같은 MI(Mind Identity)를 지적하는 듯했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의 간판(看板) 시스템도 그 예의 하나일 수 있겠다. 기업이미지 광고도 사실은 외부 고객을 향한 PR(Public Relations)의 차원이기도 하지만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꿈을 키우고,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가 말하는 플래카드 기법을 들어보자.
간판사에 9개의 플래카드를 제작 의뢰한다. 거기에 자신의 이름과 거주지를 적고 자신의 꿈을 적는다. ‘1년 안에 자기 실적을 1억 원 달성하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 후 아파트 정문, 버스정류장, 회사 앞 등 자신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에 달아둔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꿈을 이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많은 사람들을 위한 꿈을 실천하자”고 하는 작가
| |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자신의 꿈과 계획을 동네방네 공개했기 때문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불황이다 보니 출판계도 불황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자기계발 서적은 그 영향이 크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경제적인 상황이 어렵다 보니 사람들의 자기계발 욕구가 커진다.
대중이 찾는 베스트셀러는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 베스트셀러 자기계발 책들이 나 한 사람만의 성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꿈과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강연을 마무리하는 그의 마지막 말은 그래서 의미 깊다.
“자신의 꿈을 자신의 실속을 위한 것으로 국한시키지 말고 더 나은 것,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VD기법을 열심히 실천해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무명의 작가에서 비전 디자이너로 성공한 그가, 이제 어떤 일들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실천들을 해나갈지 주목된다. 1시간으로 예정된 강의 시간을 넘겨 독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아쉽게도 이어지지 못했다.
“꿈을 소중하게 대해야, 꿈도 자신을 소중하게 대합니다. 여러분의 꿈을 각자 큰소리로 외치면서 이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의 꿈이 뭐라고요?”
이제 그 꿈을 세우고 키우는 일은,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