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사랑이 완성되는 과정'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여러 점에서 8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남성 듀오 웸(Wham)을 연상케 한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80년대 팝의 세계로...

80년대 팝의 세계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여러 점에서 8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남성 듀오 웸(Wham)을 연상케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알렉스(휴 그랜트)는 팀 해체 후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나 놀이공원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 비해 다른 멤버 콜린(스콧 포터)은 솔로로 독립해 큰 성공을 거둔다. 영화의 이런 설정은 딱 '웸'의 두 멤버 조지 마이클과 앤드류 리즐리가 떠오른다.

영화 속에서 알렉스가 몸담았던 80년대 그룹 'POP'의 두 멤버처럼 웸(Wham) 해체 후 조지 마이클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것처럼) 한때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히는 등 늘상 뉴스 메이커 노릇을 하며 빅 스타로서 살아가는 반면 앤드류 리즐리는 솔로 앨범의 참담한 실패 후에는 조용히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영국의 콘웰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1.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가상 그룹 POP의 뮤직비디오는 8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영국의 아이돌 그룹 듀란 듀란의 뮤직비디오를 참조해 만들었다고 한다. 경쾌하고 단순한 80년대 사운드가 잘 살아 있어 유쾌한 기분을 안겨준다.

#2. 친구 대신 화초에 물을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소피(드류 베리모어)는 한물간 팝스타 알렉스(휴 그랜트)의 재능을 꽃피우게 하는 일종의 '뮤즈(Muse)'라고 볼 수도 있겠다.

#3. 알렉스에게 곡을 맡기는 팝스타 코라 콜먼(할리 베넷)은 영화 속에서 '브리티니 스피어스보다 더 유명하다'고 언급되는 것에서 보듯 브리티니 스피어스를 패러디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과도한 섹슈얼리티로 치장된 현재의 팝 스타들에 대한 은유.

앤드류 리즐리를 기억하며…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80년대와 현재의 팝 음악계를 빗대어 풍자한 설정 때문에 더욱 즐거운 영화다. 우리 영화 <라디오 스타>의 사운드트랙에도 삽입된 버글스의 'Video kill the radio star'는 단적으로 80년대 팝음악 신의 변화를 설명해 주는 노래다. 80년대가 되면서 음악만큼이나 비디오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MTV가 개국하였으며 음악 프로모션에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국내에서도 팝 음악과 뮤직비디오의 인기가 높았는데, 그중에서 10대에게 단연 인기를 모았던 것은 듀란 듀란(Duran Duran)이나 웸(Wham) 같은 꽃미남 계열의 영국 그룹이었다. 당시에는 비틀즈, 롤링 스톤즈 등이 등장했던 60년대 이후의 '2차 브리티시 인베이젼(영국 밴드의 미국 시장 침공)' '뉴 뮤직'(나중에는 '뉴 로맨틱'이라고 흔히 부른다)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 지독할 정도로 가벼운 음악적 성향으로 조소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이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가상 밴드 팝(POP)의 뮤직비디오 'Pop Goes My Heart'는 바로 80년대 팝 음악계를 갖고 노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화면 구성, 어색한 연기, 촌티 풀풀 나는 의상과 머리 등 영화 속의 또 다른 주인공 소피(드류 베리모어)의 대사처럼 이 뮤직 비디오는 80년대 초반의 고유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듀란 듀란(Duran Duran)의 뮤직비디오를 참조해 만들었다는 이 뮤직비디오는 촌스럽기는 하지만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을 과거로 끌고 가며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이 영화가 풍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80년대 팝 음악계만은 아니다. 영화 속 팝 스타 코라 콜만(할리 베넷)은 브리티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으로 대표되는 21세기 주류 팝 음악계의 과도한 섹슈얼리티를 풍자의 대상으로 이죽거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4. 알렉스는 이제 과거의 팬들이 모이는 동창회나 놀이공원 등의 '행사'를 뛰며 근근이 살아간다. 따지고 보면 지지리 궁상에 가깝지만 휴 그랜트의 연기는 알렉스의 궁상마저 귀엽게 보이게 한다.

#5. 문학도인 소피는 기막힌 작사 실력을 지녔고 알렉스는 작곡은 할 수 있지만 작사 능력이 없다. 알렉스는 작사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피를 어떻게든 끌어들이려 노력한다.

#6. 소피는 작가이자 유부남인 전 남자 친구에게 스토커 취급을 당한 경험이 있다. 그 이야기를 꺼내며 묘한 표정을 짓는 소피.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 = 사랑이 완성되는 과정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대로 많이 다른 남녀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다룬다. 한물간 팝스타 알렉스는 어쩌다 잡은 기회를 발판으로 성공하려는 닳고 닳은 남자고 문학 지망생 소피는 자신을 이용한 남자 때문에 깊은 피해의식에 젖은 겁 많은 여자다. 알렉스에게 '팝 음악'은 인생의 전부지만 소피에게는 '팝 음악'은 아무것도 아니고, 알렉스에게 '돈과 성공'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지만 소피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른 로맨틱 커플이 어떤 모험을 겪으며 감정을 키우고 오해를 겪은 후 극복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이렇게 생각이 제각각인 남자 알렉스와 여자 소피가 같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하나의 모험담으로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알렉스는 소피가 느끼는 심각한 문제를 이해하게 되고 소피는 속물인 알렉스의 본심을 이해하게 된다. 사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는 별다른 심리적인 변화가 없다. 뻔뻔스러운 팝스타인 알렉스는 자신의 문제를 잘 알지 못하고 고지식한 소피는 지나치게 수동적이다. 따지고 보면 이 영화는 알렉스를 연기한 휴 그랜트와 소피를 연기한 드류 베리모어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7. 이 영화의 진행은 하나의 노래를 완성하는 과정을 따른다. 작사와 작곡을 통해 완성한 노래는 데모 CD로 녹음하고 편곡 과정을 거쳐 공연장에서 소개한다. 데모를 녹음하는 알렉스와 소피.

#8. 소피 대신 소피의 전 남자 친구에게 항의하다 봉변을 당한 알렉스. 좋아할 수밖에 없는 남자.

#9. 소피의 언니는 알렉스의 열렬한 팬이다. 소피의 어머니격인 언니 집까지 찾아온 알렉스는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놀라울 정도로 귀여운 배우들

알렉스를 연기한 휴 그랜트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그가 연기한 바람둥이 편집장을 그대로 직업만 바꿔 놓은 것 같은 연기를 한다. 다만 알렉스는 <어바웃 어 보이><노팅 힐>에서 보여준 순진한 뻔뻔스러움을 지닌 캐릭터다. 그는 여전히 덜 자란 남자고 좌충우돌의 인생을 살아가는 남자다. 하지만 우리가 알렉스를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가 한없이 낙관적인 남자라는 점이다. 코라에게 선택되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해하며 소피를 선택하는 알렉스의 눈빛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소년의 모습, 그것이다.

소피를 연기하는 드류 베리모어 역시 <웨딩 싱어> <25살의 키스> <날 미치게 하는 남자> 등 그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고혹적이기보다는 톰보이 같은 친근한 매력과 귀여운 강박관념을 지닌 모습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다.

두 배우의 존재감이 무엇보다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대표하는 두 배우의 화학 작용은 이 영화에서 그럴듯하게 묘사된다. 두 배우의 미소는 무척이나 천연덕스럽고 낙관적이어서 잠깐의 심각한 모습에도 관객은 이 영화가 분명히 해피 엔딩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마이클 J. 폭스가 출연했던 80년대의 빅 히트 시트콤 <패밀리 타이즈>와 산드라 블록이 출연한 <미스 에이전트>의 각본가이자 <투 윅스 노티스>의 연출가인 마크 로렌스가 연출한 이 영화는 팝 음악계를 가볍게 풍자한 대사('팝은 비틀즈보다 크다'는, 존 레넌이 했던 유명한 말 '비틀즈는 신보다 위대하다'를 패러디한 말이다. 심지어 언론의 거센 저항에 대한 대응법까지 패러디했다)와 가볍고 편안한 팝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두 배우의 존재감으로 한없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메인 메뉴

장면 선택 메뉴

#10. 이상주의자인 소피와 현실주의자인 알렉스는 편곡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결국 결별한다.

#11. 하지만 곡을 완성해 가면서 가까워진 두 사람은 이미 서로 큰 의미임을 알게 된다.

#12. 코라의 공연장에서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소피에게 전하는 알렉스.

#13. 과연 알렉스는 소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상


최신작이자 비교적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이지만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영상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유난히 지글거림이 두드러져 보인다. 화사한 색채감은 비교적 잘 살아 있는 편이나 거친 입자가 두드러져 보이며 롱 샷은 인물의 얼굴에도 지글거림이 두드러져 보인다. 전체적으로 SD급 디스플레이에 어울리는 영상 퀄리티. 전반적으로 조명이 많이 사용되어 밝은 분위기가 잘 살아 있으나 거친 영상 질감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


Disc 1의 음성 선택 메뉴

경쾌한 사운드가 적절히 표현되는 음향


다소 실망스러운 영상에 비하면 팝 넘버의 느낌이 잘 살아 있는 음향은 좀 더 나은 편. 하지만 해상도가 아주 높지는 않은 듯 강한 임팩트를 담고 있지는 못하다. 무난한 대사 전달력과 적절한 수준의 음향 표현력을 담고 있다. ★★★

스페셜 피처 메뉴

■ Deleted Scenes (11분 7초)

본편에서 잘려나간 삭제 장면을 담은 메뉴. 코라의 방에 들어서기 전에 벌어지는 보디가드와의 신경전, 알렉스가 자신의 아파트 경비원에게 건넨, 유명 팝스타의 이름이 담긴 메모가 자아내는 웃음, 매니저와 알렉스가 찾아간 엉뚱한 테마 식당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 Gag Reel (4분 12초)

영화 촬영 과정 중 볼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담은 메뉴. 촬영장의 즐거운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 Note for Note: The Making of Music and Lyrics (13분 1초)

할리우드산 DVD 타이틀에 흔히 담긴 홍보성 짙은 메이킹 필름이다.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고 서로 칭찬하는 전형적인 영상 클립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의상이나 안무 등 관객이 흥미롭게 생각할 만한 부분을 폭넓게 담았다.


■ Music Video: Pop! Goes My Heart (2분 33초)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했던 문제의 뮤직비디오의 단독 버전. 본편에 삽입된 버전과 같은 뮤직비디오지만 본편을 재미있게 본 팬이라면 당연히 손이 갈 메뉴.


평범한 구성의 서플먼트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DVD의 서플먼트는 일반적인 구성을 그대로 담았다. 간단한 메이킹 필름, 삭제 장면, 개그 릴 등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내용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감독 : 마크 로렌스

주연 : 휴 그랜트, 드류 베리모어, 브래드 가렛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1.8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태국어, 중국어, 인도네시아어

상영시간 104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6년
출시일자 2007-06-14


Special Feature

- Deleted Scenes
- Gag Reel
- Note for Note: The Making of Music and Lyrics
- Music Video: PoP! Goes My Heart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