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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 중 「하나레이 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쿄기담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불가사의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꼭 존재하고 있는 이야기처럼 실감나게 써내려간 다섯 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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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쿄기담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불가사의하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꼭 존재하고 있는 이야기처럼 실감나게 써내려간 다섯 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번째 이야기 「하나레이 만」은 많은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아가씨와 잘 지내는 방법’이란 타이틀로 유명한데요.
소설 속 주인공 사치의 "아가씨와 잘 지내는 방법은 세가지밖에 없어. 첫째, 상대방의 얘기를 잠자코 들어줄 것. 둘째, 입고 있는 옷을 칭찬해 줄 것. 셋째, 가능한 한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줄 것. 어때, 간단하지? 그 정도로 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단념하는 게 나아."란 대사가 하루키식 ‘작업의 정석’처럼 일파만파 퍼지며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루키 소설 속 주인공들의 냉소적이고 쿨한 대사는 소설의 재미와 문체를 떠나 대사 하나 하나에서 재미를 찾고,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만, 「하나레이 만」이란 소설이 가지고 있는 무게나, 깊이 공유 할 수 있는 이야기보단 ‘아가씨와 잘 지내는 방법’으로만 유명해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이렇게 어설픈 일러스트로나마 한 컷을 표현해봤습니다.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열에 한 분 정도는 무슨 장면인지, 어떤 뉘앙스인지 알아 맞춰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형편없는 그림이라 난 도저히 모르겠는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책을 아직 안 읽어 보신 분들께서는 한번쯤 도쿄기담집의 「하나레이 만」을 읽어보시고 제가 그린 그림이 어떤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지 또는 어떤 기묘한 이야기의 단편소설인지 느껴보시는 것도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레이 만의 ‘아가씨와 잘 지내는 방법’은 어러쿵 저러쿵해도 남자인 저로써는 너무 간단하고 쿨한 방법이라 손바닥으로 이마를 치며 ‘음음 그렇군 그렇군!’하고 고개를 절로 까딱이게 만드는 훌륭한 ‘방법’인 것만은 확실한 거 같아요. 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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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저/<임홍빈> 역9,900원(10% + 5%)
5년 만에 발표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신 단편집. 이 책 속에는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묘하면서도 우연으로 보아 넘기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사건들이 절묘하게 그려져 있다. '도쿄'라는 현대의 메트로폴리스와 '기담'이라는 초자연적인 장르가 결합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집에 실린 5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