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지긋지긋했던 한 존재가, 자신과 꼭 맞춤한 ‘나의 당신’을 만난 이야기. 출판편집자 이지은 작가는 이 책에 “그의 사랑은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열심히 가꾸고 수선해 드러내 보인 덕분에 충분히 아늑하다.”고 따스한 추천사를 적었다. 『혼자서도 일상이 로맨스겠어』 이후 두 번째 책을 출간한 도상희 작가를 만났다.
두 번째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어떤 기분인지 궁금합니다.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저는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그때 짧은 일기를 남기던 내가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고? 기쁨과 신기함, 부담이 함께하네요. 한 여자의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주실까, 잠들기 전에 가상의 독자님들 얼굴을 떠올려보기도 해요. ‘글쓰기 별것 아니네’ 하고 생각하셔서 펜을 들게 되셔도 좋겠고. ‘나는 쓰지 못했던 내 마음을 누군가 글로 옮겨두었네’ 하며 막힌 곳이 뚫리는 느낌을 받으셔도 좋겠습니다.
언제부터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이 책의 시작을 알려주세요.
『나는 이제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지 않는다』는 크게 1)먼 과거-‘당신’을 만나기 이전, 2)가까운 과거-‘당신’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 때, 3)현재-‘수많은 감정이 섞인 당신과의 일상’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책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의 시작은 작년 봄, ‘책나물’ 편집자님의 제안 덕분에 하게 되었지만, 이전부터 계속 쓰고는 있었어요. 아름답다는 말을 누군가와 공유하지 못하고, 혼자서 삼켜야 했던 외로운 ‘먼 과거’부터인데요. 일상이 하도 적막해서 누군지 모를 한 사람을 독자로 상상해놓고, '낯모를 당신에게'라는 주제를 달고 블로그에 말하듯이 글을 올렸습니다. 사람은 들어줄 귀가 없으면 영혼이 사그라드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누구라도 들어줬으면 해서, 썼어요. 그러다가 운명처럼 나타난 ‘당신’을 알아보게 되었고, 이후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시 썼어요. 그렇게 조금씩 모은 에세이집입니다.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편집자님이 제 글 속에서 발견해준 문장인데요. 당신을 만난 뒤에 안정된 제 마음을 딱 맞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아예 ‘울 것 같은 마음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고요. 내 마음을 이상하다고 하지 않고, 내 선택들을 이해해주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을 살아내는 것에 용기가 조금 더 생겼어요. 책에 나와 있는 ‘악몽’이라든지 일상에서 두려운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이전처럼 서럽게 울지는 않게 되었다, 돌아가 안길 당신이 있으니까… 그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혼자일 때의 고독한 일상부터 연인과 만나 사랑을 지속해가는 현재까지, 저자의 목소리가 정직하고 담백하게 담겨 있는 게 이 책의 매력입니다. 이 책의 출간에 대해 연인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크게 티는 내지 않지만, 개인 SNS에 몇 해 만에 접속해서 제 책을 홍보하더라고요. 연인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제가 글을 쓰며 스스로를 차분히 하고,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대요. 애인은 글로 표현하기보다는 속에 엉킨 것이 있으면 무작정 운동장을 달려보는 사람이거든요. 제가 쓴 원고들을 귀하게 읽어주었고, 정성껏 의견도 주었어요. 그걸 참고해서 수정한 글들도 있고요. 함께 만들었기에 뿌듯해하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서른’을 전후한 한 사람의 마음도 담겨 있는데요.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에게 한마디 건넨다면요?
함께 쓰자, 고 말하고 싶어요. 각자 지금의 삶에서 가장 집중하는 일들이 조금씩은 다를 텐데요. 서른 무렵, 정말 바쁜 시기잖아요. 일터에서의 어려움이든, 사랑에서의 갈등이든, 가사/육아라는 전쟁터에서든…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내 삶을 돌아보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버리니까요.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혼자 쉬는 시간을 필요로 하신다면, 일기부터 한번 써보자는 말을 건네고 싶습니다.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첫째로 ‘글을 써보고 싶은 분들’이요. 저는 제 글이 쉽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또 100년 전보다 ‘작가’라고 불리는 사람이 늘어난 이 시대가 반갑고요. 누군가는 ‘아무나’ 글을 쓰는 시대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저는 KBS <인간극장> 취재작가 일을 하며 보통 사람들의 빛나는 이야기를 발견해본 경험 때문인지, ‘아무나’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제 에세이를 읽어보시고, 나도 써볼 수 있겠다! 하는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랑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와 연인은 이제 겨우 한 해 동안 서로를 알아가고 있어요. 백년해로를 할 수 있을지, 아닐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서로가 짝임을 빠르게 알아차린 사이로서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첫눈에 반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각자가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에게 조금의 힌트가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언젠가는 표지 그림처럼, 깊은 숲속에 나무 의자 두 개를 놓고 ‘당신’과 살고 싶어요. 그래서 그전에 먼저 그렇게 살아가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거든요. 연인과 여행을 하면서 귀농 부부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 인터뷰집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은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도상희 매일 일희일비하는 초짜 어른. 자기 속도로 다박다박 삶을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담으며, 작지만 마음 편한 곳에서 내 마음이 흘러가는 걸 바라보고 싶다. 그동안 방송국과 영화제 일로 밥벌이를 해왔는데, 내일은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여기 있는 글들의 반은 짝사랑에, 반은 외로움에 빚을 졌다. 예민하고 여린 스스로가 버거울 때도 있지만, 조금 더 무딘 사람이었다면 나는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하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고민하는 삶은 더럽게 피로하다. 그러나 거기엔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우리, 고민하며 피로하게 살아요. 아름다운 순간도, 쓸쓸한 순간도 붙잡아두기 위해 글을 쓴다. 쓰기 위해 돌아보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야만 흘러가버리는 매일이 오롯이 ‘내 삶’이 된다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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