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를 무례하고, 반사회적이며,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스레 떨지 않는다는 이유로. (People think I'm rude, or antisocial, or awkward, because I'm not chatty)”
리틀 심즈는 경계를 거부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정규 2집
먼저 짚어야 할 포인트는 앨범명 속 'introvert(내향성)'의 의미. 소심함과 자신감 결여 따위가 아니다. 그는 '의식의 주체화', 다시 말해 대상에 의해 전복되지 않으려는 태도와 자기 자신을 심장부에 놓는 행위에 집중한다. 첫 단계는 아티스트와 한 개인의 벌어진 간극을 이해하는 것.
대서사시로 개막하는 'Introvert'는 리틀 심즈와 심비의 병치를 그리는 앨범의 중심 악상이다. 천사와 악마, 음과 양의 대립 그리고 공격적인 드럼비트와 오케스트라는 그야말로 요충지 없는 전쟁터. 그는 쓰러져 가는 사회에 무력감을 느끼고, 아직 끝나지 않을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해답은 'Woman'에 있다. 나이지리아 뿌리를 타고 시에라리온,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여성들을 한 곳으로 모아 “Ain't nothin' without a woman(여성 없이는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다)”을 외친다. 약자 중에서도 약자와의 연대를 부르짖고 흑인 여성의 설 자리를 건설한다.
초반부의 웅대한 사운드와 그의 정체성이 융합하여 몸짓을 부풀렸다면, 방 안으로 들어가 온전히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도 있다. 'I love you, I hate you'에서 어린 시절 가정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에게 'Is you a sperm donor or a dad to me? (당신은 나에게 정자 기증자인가요 아버지인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Standing ovation'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는 자신을 탐구한다. 부드럽지만 귀에 달라붙는 래핑은 개인적인 공간의 문을 여는 친절한 안내자와 같다.
19개의 트랙이라는 긴 러닝타임에서도 눈에 띄는 곡은 그의 뿌리를 적극 반영한 'Point and kill'. 몸을 들썩이게 하는 아프로 비트와 래퍼 오봉자야의 간지럽게 속삭이는 음색의 결합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설파하고, 이 열기를 이어받는 'Fear no man'의 흥겨움이 뮤지컬 <라이언 킹 >을 연상케 한다.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발길을 머물게 하는 매력이 약해지는 것이 옥에 티지만 긴 호흡을 청자와 함께 끌고 가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작품을 거대하게 만든 비결이다.
이전부터 리틀 심즈의 초점은 나선 순환처럼 돌고 도는 본인 내부의 날카로운 투쟁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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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