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컨템포러리 사운드, 양진석 6집 Barn Orchestra
미묘한 차이에 컬러풀한 노래들로 휴식과 위안을 주는 '선한' 앨범이다. 반가움과 동시에 앨범이 사라지는 시대에 이런 앨범을 만들어준 것에 고마움을 전한다.
글ㆍ사진 이즘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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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군중 속에 있어도 누구 한 사람 아는 이 없는 것 같은 고립무원의 처지. 코로나19 팬데믹의 감금 상황에 이런 감정이 누적된다. 건축가이자 뮤지션 양진석은 10년 만에 음악에 귀거래하면서 여기에 집중했다. 첫 곡 '고로(孤路)'부터 마지막 '토요일 오후'까지 혼자 있어 답답하고 막막한 감정이 10곡 전체를 관통하는, 철저한 고독 앨범이다.

'세상 앞에서 혼자 선다', 

'갑자기 먹먹해져 너에게 갈까 해도', 

'혼자라는 게 믿어지니 사랑이란 게 이렇게 힘들까', 

'토요일 오후에 혼자 같이 볼 영화가 뭘까 기대했는데...'

아이돌 댄스음악처럼 전혀 다른 신나는 감정을 자극해 고통을 덜려는 접근도 있겠지만 양진석 6집은 심적 혼돈을 그대로 전하면서 공감을 부른다. 공감의 딴 이름은 '위로'이며 양진석은 그것으로 그만의 '구원'을 행한다. 하지만 언어로 음악의 완공은 가능하지 않다. 소리의 '이 시대'화(化), 콘템포러리를 구축해야 한다. 기타, 드럼, 베이스, 피아노의 안정된 세션과 트럼펫 색소폰 첼로 등의 관현악기 편곡, 그리고 보컬의 효과적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신보의 저력이 여기서 발휘된다.

앨범의 포커스는 '구원의 컨템퍼러리 사운드'를 일궈내려는 것이었다. '실험'과 '다름'의 추구가 아티스트의 본령이라면 5집 <장소찾기 프로젝트>(2011)와는 달라야 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실험을 가해야 한다. 전의 것이 밴드음악이라면 6집은 수록곡 각각의 질감을 최대한 부각한 작품이다. 장르가 다채로울 수밖에 없다. 어쿠스틱하고 컨템포러리한 재즈의 틀 안에서 펑키한, 록적인, OST적인, 인디적인, 포크적인, 팝적인 느낌이 순차적으로 스무드하게 이어진다.

외로움이란 하나의 원이 10가지 색깔로 10등분된 그림이랄까. 그림이란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전체적으로 '회화'적이다. (그의 음악출발도 1980년대 그룹 '노래그림'이다) 본인이 노래에서 빠져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양진석 앨범'이란 정체성을 약화시킬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대신 양진석은 2곡의 연주곡을 뺀 8곡의 노래를 타자의 해석으로 넘기면서 '다채로움'이라는 전리품을 획득했다. 전작들이 싱어송라이터로의 완성을 향한 발걸음이었다면 신보는 '탈(脫)싱어' 프로듀서로서의 시동 걸기인 셈이다.

<장소찾기 프로젝트>에서 협력자들은 호란 정원영 김광진 김현철 윤종신 등 쟁쟁한 이름이었다면 신보는 강효준 동하 토미어(Tommier) 호림 소이버튼 유나팔 등 대부분 신진들과 함께 했다. 그래도 상호선린 터전에서의 무순 보컬경연장 같아 되레 듣는 맛은 풍성하다. 이것을 성공적으로 엮어냈기에 '양진석 앨범'이다. 미묘한 차이에 컬러풀한 노래들로 휴식과 위안을 주는 '선한' 앨범이다. 반가움과 동시에 앨범이 사라지는 시대에 이런 앨범을 만들어준 것에 고마움을 전한다.



양진석 6집 - BARN ORCHESTRA
양진석 6집 - BARN ORCHESTRA
양진석
뮤직앤뉴Shy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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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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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석

건축설계, 디자인 작업뿐만 아니라 강연, 리더 건축 교육,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축가다. 소외 계층을 위한 집 짓기를 다룬 MBC 『러브하우스』에 출연해 건축/인테리어 분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후에는 안양대학교 도시정보공학과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한양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현재 와이그룹(Y GROUP, Y NETWORK)의 대표이며, 리더들을 위한 건축교육프로그램 NA21과 파이포럼(PAI FORUM)의 주임교수로 있다. 또한 국회 인문학 과정의 주임교수를 맡아 국회위원과 고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건축도시교육을 진행했다. 기업, 관공서, 대학교 등을 돌며 연간 수십 차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 30강 건축 강의를 진행해 경영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 건축위원회 위원이며,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각종 도시건축정책에 폭넓은 자문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4월부터 일본 리츠메이칸대학에 객원교수로 초빙을 받았다. 또한 ‘러브하우스’ 플랫폼서비스 앱을 개발해 건축·인테리어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고, 더욱 깨끗하고 믿을 만한 시장 형성을 위해서 새롭게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많은 업계 전문가들과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고, 건축/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쉽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이 탄생하기를 꿈꾸고 있다. 최근, 양양 골든비치리조트의 새로운 콘도인 설해원의 설계에 푹빠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리조트의 전형을 보여주기 위해 불철주야 설계에 매진하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싱어 송 라이터로서 활동해 왔으며,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SBS FM에서 DJ를 하면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솔로 앨범을 계속 발표하면서 건축과 음악을 병행해 왔다. MBC 〈일밤〉의 〈러브하우스〉, 〈신장개업〉, 〈에코하우스〉등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의 건축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건축의 대중화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러브하우스〉출연 이후 전문가 방송인으로서 인기가 급상승하여 〈일밤〉을 비롯하여 3개 방송사 MC로 데뷔했다. 저서로는 『교양건축』, 『건축가 양진석의 이야기가 있는 집』, 『양진석의 친절한 건축이야기』 등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용평리조트 더 포레스트 레지던스, 알펜시아 트룬에스테이트, GRAN SEOUL & 청진상점가(식객촌), 모리스우드애월 주택단지, 헤이리 THE STEP, 청담 파라곤, 워커힐호텔 명월관, 쌈지빌딩, 돈암동 유타몰, NEFS 본사 및 전시장, KT&G 내장산 호텔&연수원, JS코퍼레이션사옥, 디사모빌리사옥, 카이스트 뇌연구소 초청 국제현상설계, 설해원리조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