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전환점을 정착하다, 권은비의 Open
갑작스러운 변화 대신 중심축을 차근차근 옮기는 시도는 이 음반의 '주인공'에게 안정적인 전환점으로 정착한다.
글ㆍ사진 이즘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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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한 아이즈원의 멤버였던 권은비가 가장 먼저 솔로 활동을 개시했다. 같은 소속사 선배 인피니트의 성규와 우현, 러블리즈의 케이가 그린 궤적을 따라가려는 그의 의도는 음반의 기획부터 작사, 안무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데뷔앨범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

아이즈원 활동을 마무리하며 발표한 자작곡 '평행우주'의 작업에서 도움을 받았던 정호현 작곡가가 이 음반의 한 축을 맡았다. 이 능숙한 합은 프로듀싱 팀 모노트리의 수장 황현과 함께 만든 타이틀곡 'Door'에서 힘을 발휘한다. 스윙재즈의 브라스와 성장한 보컬이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선택한 권은비에게 노련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이 극적인 음악에 <시카고>, <버레스크>, <페임> 같은 뮤지컬에서 가져온 화려한 안무를 더해 홀로 선 무대에 빈틈을 보이지 않도록 한 구성 역시 그의 결정이다.

아쉽게도 섹시한 매력을 드러내는 수록곡 'Amigo'는 러블리즈의 멤버 베이비 소울의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뭄바톤의 에너지를 넘어서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여린 보컬은 직접 작사한 발라드 넘버 '비 오는 길'이나 어쿠스틱한 'Eternity'와 같이 차분한 트랙에서 호소력을 얻는다. 아이즈원의 활동으로 구축한 화려하고 고혹적인 이미지 대신 권은비가 구사하는 이런 감성은 신선하다.

정체성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한 아이즈원의 '대장' 권은비는 조심스런 변화를 꾀했다. 그룹 활동을 되새기는 트랙들 사이에서 타이틀곡과 내면을 잔잔하게 드러낸 노래들은 그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갑작스러운 변화 대신 중심축을 차근차근 옮기는 시도는 이 음반의 '주인공'에게 안정적인 전환점으로 정착한다.



권은비 - 미니앨범 1집 : OPEN [IN ver.]
권은비 - 미니앨범 1집 : OPEN [IN ver.]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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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