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노 외] 천재 극작가 '몰리에르' 희곡 선집
천재 극작가이자 희극 배우 몰리에르. 고전 희극을 완성한 그의 대표적 문제작 「수전노」, 「남편들의 학교」, 「아내들의 학교」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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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전 희극의 출발점이자 완성자로 일컬어지는 몰리에르의 희곡을 엄선한 선집 『수전노 외』가 한국외국어대 프랑스학과 신정아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3번째 책이다.

「수전노」는 몰리에르가 이미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스스로의 연극 세계를 확장시키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시기에 공연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또한 무엇보다 주인공 아르파공의 욕망과 집착이 부각되는 성격희극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몰리에르는 당시 경직되고 전형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소극의 극작법을 넘어서서, 인물의 성격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보편적인 인간 본성을 담아낼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인물형을 만들고자 했다. 



수전노 외
수전노 외
몰리에르 저 | 신정아 역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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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르

실내장식업자인 아버지 장 포클랭과 부유한 부르주아 집안 출신인 어머니 마리 크레세 사이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 열 살 때 어머니를 여읜 후 파리의 부유한 동네인 생토노레 거리의 파비용 데 생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그리고 그 무렵 예수회 소속 명문 학교인 콜레주 드 클레르몽(College de Clermont, 지금의 리세 루이르그랑)에서 학업을 시작했다. 귀족과 상류층 자제들만 입학이 허락된다는 이 학교에는 당시 유명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에르 가상디가 재직하고 있었으며, 장바티스트는 가상디의 문하에서 콩티 공, 프랑수아 베르니에,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등과 친교를 맺었다. 1643년 6월 30일, 장바티스트는 재능 있는 여배우 마들렌 베자르와 그녀의 형제자매들을 규합해 극단 ‘일뤼스트르 테아트르(Illustre Theatre, “유명 극단”이라는 뜻)’를 창단했다. 극단 출범 20개월 만에 파산한 몰리에르는 1645년 말 베자르 가족과 함께 유랑길에 올랐다. 파리를 떠나 지방을 유랑하던 몰리에르 극단은 파리로 귀환해 루이 14세의 후원을 받게 된다. 1662년 걸작 〈아내들의 학교〉를 발표했다. 여성 교육에 대한 비판 의식과 자신의 결혼 생활을 반영한 이 정격 희극은 이례적인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격렬한 비판을 초래했다. 1663년 6월에 발표한 〈아내들의 학교 비판〉과 10월에 공연된 〈베르사유 즉흥극〉은 〈아내들의 학교〉 스캔들과 관련해 몰리에르 자신의 연극 세계를 피력하는 토론극 성격을 띠고 있다. 1664년 5월 당대 지배 계급과 종교인들의 위선을 고발한 문제작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를 발표하면서 〈아내들의 학교〉를 능가하는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련의 스캔들 이후 건강이 악화된 몰리에르는 1673년 2월 17일 〈상상으로 앓는 환자〉 네 번째 공연 도중 무대에서 쓰러져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몰리에르 사후 그의 극단은 급격히 와해됐다. 대신 오텔 드 부르고뉴와 마레 극단의 배우들이 ‘왕의 극단’이라는 칭호를 물려받아 그의 작품들을 공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680년 국왕의 명령에 따라 파리의 극단들이 하나로 뭉쳐 몰리에르의 예술혼을 계승한 ‘코메디 프랑세즈(Comedie Francaise)’를 출범시키기에 이른다. 오늘날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메디 프랑세즈가 “몰리에르의 집”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실에 근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