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작가 최숙희의 신작, 『주문을 말해 봐』
『주문을 말해 봐』는 실존하는 반려동물과 작가의 이야기가 스민 그림책입니다. 매일 같이 아침을 맞이해 온 고양이 후추의 모습은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지만, 작가는 『주문을 말해 봐』를 짓는 동안 후추의 몸짓과 눈빛을 한층 치밀하게 관찰하고 교감하면서, 후추가 이야기 속에서 자유롭게, 생동감 있게 움직일 수 있게 묘사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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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말해 봐』는 실존하는 반려동물과 작가의 이야기가 스민 그림책이다. 매일 같이 아침을 맞이해 온 고양이 '후추'의 모습은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지만, 작가는 『주문을 말해 봐』를 짓는 동안 후추의 몸짓과 눈빛을 한층 치밀하게 관찰하고 교감하면서, 후추가 이야기 속에서 자유롭게, 생동감 있게 움직일 수 있게 묘사했다.

 

이번 작가님의 그림책 『주문을 말해 봐』는 기존의 채색 기법과 굉장히 다른 느낌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특별히 변화를 주신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책 작업을 하지 않는 동안에는 다른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곤 해요. 지금까지는 민화를 그리면서 놀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색연필의 매력에 빠져 있었습니다. 한지에 채색하면서 느꼈던 꽉 찬 공간감과는 달리 색연필이 주는 여백과 가벼움이 조금은 답답함을 품고 있던 제 작업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번 그림책의 주인공인 추후의 성격과 생김새를 표현하기에도 색연필이 주는 자유로운 터치감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문을 말해 봐』의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장면은 어떤 장면인지 궁금합니다. 그 장면을 작업할 때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은 어떤 것인지도 알려 주세요. 막상 책으로 되어 나온 지금, 그 장면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요즘에는 집 안에 갇혀서 생활하는 시간들이 많아졌습니다. 처음 떠올렸던 이 책의 첫 장면은 집안에 갇혀 바깥을 그리워하는 아이의 모습과 그런 아이를 걱정하듯 바라보는 추후의 모습이었어요.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의미가 더해지면서 첫 장면도 마법 같은 존재 추후가 아이의 한숨 소리를 듣고 찾아오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조심조심 추후의 공간으로 들어서는 아이와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아이를 맞이하는 추후의 모습,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배경을 한 공간에 잘 담아 보고 싶었는데, 작업을 끝내고 보니 좀 더 환상적인 공간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등장 인물 중 ‘추후’는 작가님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서 떠올린 존재라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반려동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신 계기가 있었나요? 작가님의 반려 동물 '후추'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제에게는 두 마리의 냥이 반려동물이 있는데요, 첫째는 화랑이고 둘째는 후추입니다. 화랑이는 제 옆에 찰싹 붙어 있지만 절대 제 품에 올라오지 않는 조심스러운 아이고요, 후추는 살포시 품에 안겼다가도 금방 싫증 내며 튀어나가 버리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낯가림 없이 다가가 친근하게 가르릉거리다가도 어느 순간 높은 곳에서 도도히 거리를 두는 ‘제 맘대로’ 개냥이입니다. 후추가 발소리도 내지 않고 사뿐사뿐 걷는 모습이나, 후추의 털이 떨어질 때 햇빛에 반사되면서 반짝이는 일상적인 장면들이 이 그림책 작업을 하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 손을 내밀 수 있는 존재, 털이 공중에 휘날리듯, 그렇게 어디론가 함께 날아 올라 갈 수 있겠다는 상상들을 『주문을 말해 봐』 에 담게 되었지요. 

그림책 속 장면 중, 아이와 추후가 바다를 배경으로 멋지게 춤을 추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이 장면에서 둘을 춤을 추는 모습으로 묘사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작가님에게 춤이 주는 인상은 어떤 것인가요?

혼자 있을 때 가끔 좋은 음악이 흘러 나오면, 고양이들을 안고 춤을 추곤 해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몸과 마음의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던 여러 갈래의 생각들로부터 한껏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잘 추고 못 추고를 떠나서, 춤은 그냥 저에게 일상을 단순하게, 부드럽게, 느긋하게 바라보는 걸 가르쳐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문을 말해 봐』  에 등장하는 아이도 움츠린 일상에서 벗어나 몸을 활짝 펴고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춤추는 장면으로 묘사했어요.



『주문을 말해 봐』 에 행복을 바라는 주문을 넣어 주셨는데요, 작가님 스스로 용기가 나지 않을 때, 기분이 우울할 때, 새로이 힘을 내고 싶을 때 외치는 특별한 자신만의 주문이 있으신가요? 어떤 주문인지 경험과 같이 소개해 주세요.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하쿠나마타타!” 어떤 일이 내게 벌어질지, 어떤 상황에 놓일지 모르지만, 그걸 회피하기 보다는 정면으로 맞닥뜨려 보려 하고, 그때마다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 말들입니다. 마법사의 주문처럼 한순간 모든 게 해결되는 주문이 있을 리는 없지만,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그림책 배경에는 사계절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봄부터 겨울까지의 모든 계절을 책에 담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주문을 말해 봐』의 배경이 사계절을 담고 있지만, 어쩌면 한나절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힘듦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성장의 단계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통과하는 시간의 흐름으로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이 그림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길 원하시나요?

나를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은 내 속에 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추후와 함께하는 여행이 독자 여러분들께 작은 행복이 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디에세오스타!” 자신을 사랑하세요!




*최숙희

서울대학교에서 산업 디자인을 공부한 뒤, 오랫동안 그림책을 만들어 왔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처럼 수줍고 소심한 아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그림책,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엄마들 마음에 공감하는 그림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주로 아크릴, 구아슈 같은 서양화 재료로 그림을 그리다가, 몇 해 전 민화를 만난 뒤부터 동양화 재료로 우리 꽃과 나무를 그리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주문을 말해 봐
주문을 말해 봐
최숙희 글그림
웅진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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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