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함께하는 예스24 독서 모임 ‘작가의 북클러버’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는 한승혜, 김지은, 하고운 작가와 함께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8일, 김지은 작가의 첫 번째 북클러버가 ZOOM을 통해 진행되었다. 첫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루리 작가의 『긴긴밤』이다.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이자 그림책 연구자”로 스스로를 소개한 김지은 작가는 모임 속 자신의 역할을 ‘커피 필터’에 비유했다.
“저는 여기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를 먼저 연구하고 준비하는 사람이에요. 그렇다고 제가 여러분보다 뭘 더 많이 알고 그렇지는 않아요. 중간에서 먼저 듣고 정리해서 전달하는, 커피 필터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참여자들은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부터 교육자, 직장인, 김지은 작가의 팬까지 다양했고, 지역도 창원, 부산, 제천, 전주 등 전국에 걸쳐 있었다. 비대면 온라인 모임이기에 가능한 구성이었다.
『긴긴밤』은 지구상의 마지막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여러 동물들의 종을 뛰어넘는 연대와 사랑을 보여준다.
우선 작품 속 새로운 가족 형태에 관한 생각을 나누었다. 한 참여자는 “소수자,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심한 우리 사회에서 문학으로 이러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지은 작가는 “법적 가족이 포괄하는 가족의 형태가 넓어지는 것이 추세”이며 “작가의 의도가 짙게 드러나는 설정”이라며 동의했다.
다른 참여자 역시 “코끼리들이 자신과 다른 노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고, 후에 노든 역시 다른 동물에게 그렇게 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고, 김지은 작가는 “혈연 관계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족 국가의 개념은 폐쇄적이고 차별적”이라며 덧붙였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이상적인 모습과 달리, 현실에서 가족과 불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슬펐고 눈물이 났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김지은 작가는 “그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북클러버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작품을 놓고 그저 좋다고만 할 수도 있지만, 작품과 독자가 만나 마음 속에서 균열과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는 노든이 펭귄에게 이름을 갖지 않는 편이 더 좋다고 말한 것에 대한 생각이었다. 한 참여자는 “이름을 특정하지 않음으로써 모두가 다양성을 가지게 될 수 있고, 특히 동물 입장에서는 사람이 지어준 이름을 갖지 않아 오히려 자유를 얻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작가의 메시지가 강해서 어른이 아닌 아이들도 이 작품에 감동을 느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이에 대해 다른 참여자는 “교육으로는 가르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우화로서 다루고 있기에 이런 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지은 작가는 “두 사람의 말이 다 일리가 있다”며, “아동청소년문학에 어린이의 시선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맞고, 어린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 필요하다는 말도 맞다.”고 정리했다.
김지은 작가는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해석의 중요성과 아동 문학이 가진 질문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
“아동문학은 우리가 가진 통념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져요. 왜냐하면 미래의 문학이기 때문이에요. 시대의 변화나 달라지는 감수성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학이기도 해요.”
다음 김지은 작가의 북클러버 시간에는 청소년문학 『유원』을 함께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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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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