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최진석 “『도덕경』을 읽으면 독립적인 삶을 상상하게 된다”
“홀로”라는 방법을 강조한 이유는 인간은 결국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존재여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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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_ 양현모 사진작가

『도덕경』을 공부한다는 한 독자와 최진석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이 독자와 나눈 『도덕경』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들과 더불어 그간 많은 이들이 『도덕경』에 가졌던 궁금증들, 그가 스스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도덕경』의 핵심들을 모아, 이 내용을 나침반 삼아 누구나 ‘나 홀로 읽기’에 도전해볼 수 있도록 40문40답으로 정리했다.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은 『도덕경』이라는 지혜의 숲을 누구나 혼자서 더 쉽고 자유롭게 거닐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책 제목이 『나 홀로 읽는 도덕경』 입니다. 제목을 이렇게 지은 이유와 이전에 쓴 도덕경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은 노자가 살던 당시 춘추 전국 시대의 조건에 맞춰 문헌적 자료를 자세히 살핀 후, 노자의 원의를 집중적으로 추적하였다. 그렇게 하여 이론이 많은 『도덕경』의 진짜 의미를 알아냈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은 노자 사상이 중국에서 발생된 “생각”의 맥락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현대의 실제적인 삶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공자나 불교 등등 다른 여타의 사상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노자 사상의 철학적인 의미를 집중적으로 밝히려는 의도로 쓴 책이었다. 이번에 출간한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은 ‘독립적 읽기’’의 방식을 시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가 『도덕경』을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해석자의 안내를 최소화하였다. 저자의 안내를 최소화 하다 보니 노자 사상의 얼개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핵심만을 정리하게 되었다. 고전은 숭배가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어야 한다. 독립적인 읽기를 통해서 노자를 넘어 자신을 향해 걷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도덕경을 공부하는 독자와의 인연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도덕경』과 관련된 두 권의 책을 쓰고 나서 많은 분들로부터 간결하면서 핵심에 접근하기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청을 듣곤 했다. 만일 독자와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 나오는 책이라면, 이런 요구에 더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하여 어느 정도는 독자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어진 책이 되었다. 

선생님은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노자 도덕경'에 대해 강의를 하셨는데요, 다른 철학자들과 다른, 노자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노자는 만들어진 길을 찾아 거기에 적응하면서 사는 삶을 지향하지 않고, 길을 만들어 자유롭게 사는 창의적 삶을 지향한다. 기준의 적응자가 아니라 기준의 생산자가 되게 해준다. 세계가 하나의 토대 위에 서있는 본질적 실체가 아니라, 대립되는 두 면이 상호 의존하여 관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면, 정해진 신념을 맹목적으로 믿으며 한 쪽의 수호자로 자신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립면의 경계에서 자유롭게 활짝 피어나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 가운데 한 명이 아니라, 고유한 자신으로 등장하여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매우 효율적인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오랜 시간 노자학을 연구하시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된 부분이 있을까요? 

내가 원래 노자와 잘 맞는 성향을 가진 점도 있는 듯 하고, 노자와 장자를 공부하면서 그 성향이 더 수준 높아지거나 자신감을 갖게 되는 방향으로 진화한 듯하다. 이 세계가 대립면의 상호 의존으로 되어 있음을 배우고, 이 원칙을 삶에 적용하면서 해를 해로만 보거나 달을 달로만 보는 분열적인 ‘지’(知)의 태도가 아니라 해와 달이 하나의 사건임을 아는 통합적인 ‘명’(明)의 태도를 더욱 성숙시킬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일찍이 특정한 이념에 편향적으로 치우치는 맹목적인 태도를 벗어날 수 있었다. 

페이스북,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시작하시며, 공부한 내용을 독자와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변화가 빠른 요즘 시대에 왜 노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해진 길을 발견하여, 그 길을 따라서 살게 하는 사상으로는 변화하는 세계에 잘 적응 할 수가 없다. 길이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주 걸어서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변화에 잘 적응 할 수 있다. 노자를 필두로 하는 도가 사상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길을 발견하고 찾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스스로 내는 존재”로 이해한다. 정해진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하는 사람으로의 진화를 꿈꾸기 때문에 변화에 훨씬 더 잘 적응하거나, 변화 자체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인문학을 꾸준히 교양서로 풀어내셨는데, 앞으로 독자들에게 더 소개하고 싶은 철학자가 있나요? 

나는 누구를 소개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 『도덕경』 을 통해서 나는 노자를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노자의 사상에 세계를 향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한 내용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의 소리를 내는 데에 더 집중할 것이다. 독자들도 자신의 소리를 갖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다. 노자가 되었든, 장자가 되었든, 플라톤이 되었든, 니체가 되었든, 다 내 소리를 만드는 데에 소비되는 연료일 뿐이다. 내가 오랜 기간 단련한 철학적인 시선으로 대한민국을 읽고, 대한민국의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힌 책이 나올 예정이다. 제목은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이다. 

『나 홀로 읽는 도덕경』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홀로”라는 방법을 강조한 이유는 인간은 결국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존재여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노자의 사상은 철저히 자신을 성장시키는 연료로 사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각을 연료로 사용할 내공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내공을 키우는 몇 가지의 질문을 진실하고도 절실한 마음으로 대면해보기 바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살다 가고 싶은가?”, “죽기 전까지 내가 완수해야 할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최진석

1959년 음력 정월에 전남 신안의 하의도에서 태어나고, 유년에 함평으로 옮겨 와 그곳에서 줄곧 자랐다. 함평의 손불동국민학교와 향교국민학교, 광주의 월산국민학교, 사레지오 중학교, 대동고등학교를 나왔다.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중국 흑룡강대학교를 거쳐 북경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삶의 지혜와 인문학적 통찰을 담은 강연 및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문·과학·예술 분야 국내 최고 석학들이 모인 인재육성기관 ‘건명원建明苑’의 초대 원장을 맡고 있다.



나 홀로 읽는 도덕경
나 홀로 읽는 도덕경
최진석 저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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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