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작가 막스 뒤코스 “어린이의 영혼으로 세상을 본다면”
어른이 되어도 어린이의 영혼을 가지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세상은 늘 열려 있고, 무한히 넓어지고, 훨씬 다채로워지기 때문이죠.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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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동 문학의 거장 막스 뒤코스가 『등대 소년』과 함께 돌아왔다. 티모테가 기지를 발휘해 위험에 빠진 모르간을 도와주는 이야기로, 우정의 소중함과 모험의 짜릿함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밖에 나가기 어려운 요즘, 『등대 소년』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

티모테는 잘난 척하는 누나한테 핀잔을 듣고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애먼 벽지를 뜯어 버린다. 그런데 찢어진 벽지 사이로 무언가 보인다. 다른 세계로 나가는 비밀의 통로가 거기 숨어 있을 줄이야! 티모테는 잠옷 바람으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 눈부시게 빛나는 푸른 바다와 홀로 떠 있는 외로운 바위섬을 만난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출렁이는 구름다리가 바위섬과 등대를 연결하고, 바로 그 등대에서 모르간이라는 소년을 만난다. 모르간은 낙원처럼 아름다운 고향 섬에서 여기 쫓겨와 있는 것이었다. 비밀 이야기와 함께 두 소년 사이에는 끈끈한 우정이 싹튼다. 이야기를 들은 티모테는 반드시 모르간을 고향에 되돌려 보내겠다는 사명감까지 생긴다. 하지만 바다에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도사리고 있다. 티모테는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하게 모르간을 돕는다. 과연 두 소년의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막스 뒤코스 작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막스 뒤코스 작가님은 한국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궁금한 게 많아요. 처음에 어떻게 아동 문학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나요? 

저는 원래 미술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여러 기법을 배우기 위해 파리에 있는 미술학교에 들어갔지요. 제가 들어간 학교는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ENSAD)였어요. 전공은 일러스트레이션-이미지 출판물이었죠. 학위를 받은 졸업 작품이 곧 제 첫 그림책이 된 셈인데요.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가 바로 그겁니다. 사르바칸느 출판사 발행인이었던 프레데릭 라바브르가 심사위원을 맡은 청소년문학상이 있었는데, 그때 제 작품을 눈여겨보고 이듬해 사르바칸느 출판사에서 제 책이 처음 나오게 되었지요.

주로 사용하는 미술 기법이 있다면요? 그리고 그 이유는요?

구아슈화(고무수채화)로 그림을 그립니다. 저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좋아하는데, 정말 옛날 회화 느낌이 그대로 납니다. 구아슈화는 학교에서도 학생들도 자주 쓰는 물감이라 익숙해서 그런지, 어린이 독자들도 제 그림에 바로 몰입하는 것 같아요. 



티모테와 모르간은 『등대 소년』에서 많은 모험을 하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유년 시절의 특징 같은 게 있을까요? 어린 시절 모험을 좋아하셨나요?

네, 제 마음은 늘 모험가예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어릴 때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자랐죠. 그림 그릴 때 가끔은 공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림 진도가 안 나갈 정도죠. 어릴 적 동생과 함께 보물을 찾는다고 인적 뜸한 후미진 곳을 돌아다니기도 했고요. 동굴에도 들어가 보고, 숲에도 자주 갔어요. 우리 형제는 같이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매몰된 도시를 발굴하는 고고학자도 되었다가, 미확인 비행 물체를 탐사하는 과학자가 되기도 했죠. 저에겐 두 딸이 있는데, 아이들과도 자주 이런 모험 놀이를 한답니다. 독자 여러분도 제 책과 함께 모험 놀이를 즐기셨으면 좋겠네요.

이 그림책을 따님들에게 헌사하셨는데, 두 따님에게 그리고 어린 독자들에게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제 친구들 말로는 제가 다른 사람들은 잘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건 아마 평소에 사물들을 잘 주시하고 관찰하는 습관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현실의 일상은 늘 비슷하지만, 가만히 바라보며 생각하다 보면 일상은 매일 같이 숭고하기 그지없답니다. 어린이 독자에게 제가 전하고 싶은 게 바로 그겁니다. 개미 한 마리를 보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앞에 앉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놀라운 상상을 할 수 있어요. 개미 주변으로 너무나 독특한 세상이 펼쳐지죠. 



『등대 소년』은 7세부터 읽는 책이라고 추천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서른이 넘었는데,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서 딴 세상에 와 있는 거 같아요.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느껴져요. 이게 바로 그림책의 힘이겠지요? 우리가 어른이 되어도 어린이의 영혼을 가지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질문 속에 칭찬이 들어 있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어떤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실상 책의 판형이나 형태, 스타일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임무는 독자를 제 그림책의 마지막 장까지 온전히 데리고 가는 거니까요. 독자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특히나 요즘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나이를 굳이 겨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 상대적이니까요. 6세에 맞춰 쓴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라는 그림책은 제 딸이 2살 때 읽었어요. 어른이 되어도 어린이의 영혼을 가지는 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세상은 늘 열려 있고, 무한히 넓어지고, 훨씬 다채로워지기 때문이죠. 최소한의 것에도 만족할 수 있다면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마티스가 한 말인데요. “꽃을 보려고 하는 자에게는 꽃이 어디에나 있답니다!”



에마뉘엘 뵐크 사르바칸느 출판사 담당 편집자 인터뷰

『등대 소년』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특히 구아슈로 그린 전통적 회화 기법이 이 이야기의 환상적인 내용과 아주 잘 어울려요. 이 그림책을 내야겠다고 결심하셨다면 어떤 점 때문일까요? 

저는 막스 뒤코스의 작품을 2006년 그의 첫 데뷔작부터 출간했습니다. 이번이 아홉 번째죠(놀랍게도 벌써 10이라는 숫자를 바라보고 있네요!). 막스 뒤코스는 이야기꾼 자질이 있어요. 항상 이야기를 영리하게 풀어나갑니다. 이야기에 묻혀 주인공의 존재감이 흐려질 수 있어 주인공 인물의 개성과 특성을 살리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막스 뒤코스의 주인공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 특유의 힘이 있어서인지 잊히지 않아요. 특히, 그림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워요. 저는 배합과 배치, 막스 뒤코스 특유의 대범한 색감과 구조를 무척이나 좋아해요. 

막스 뒤코스의 그림책은 읽고 또 읽어도 좋아요. 전에 읽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다시 읽으면 발견하게 되죠. 이게 바로 뛰어난 작품이란 증거죠. 어린이 독자에겐 더더욱 이런 지점이 필요해요. 어릴 때 읽었지만, 좀 더 자라서 읽어도 좋으니 성장하면서 늘 함께하는 책이 될 수밖에 없죠. 어릴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날 수도 있고요. 막스 뒤코스의 그림책과 함께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거죠. 책을 처음 혼자 읽어 보거나 그래서 뭔가 자신감이 없어도, 작가가 손 내밀어 이끌어 주니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기대하지도 않았던 창문이 나타나게 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아니면 또 다른 나를 본다고나 할까요?  

저 같은 경우는 책은 종이로 된 책밖에 읽지 못합니다. 종이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 느껴지는 그 맛이 있어요. 사실상 현실 세계에서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은 이런 맛 때문이기도 하고, 순수한 행복감을 주거든요. 물론 제 개인적 취향일 수 있지만요. 전자책으로도 출판하시나요?

그림책은 전자책으로 내지 않습니다. 거의요. 물론 어쩌다 예외적으로 내는 경우도 있지만요. (사실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그림책은 단순히 책이 아니라 하나의 오브제예요. 판형이 주는 고유한 느낌과 종이의 촉감, 그림의 색감, 또 냄새까지. 책 냄새도 독서 체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러니 종이책으로 낼 수밖에 없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소리 내 읽어보는 것도 아주 좋아요. 바짝 붙어서 바로 옆에 나란히 앉아 함께 고개를 숙이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죠. 종이책은 정말이지 대체할 수 없는 존재죠! 



*막스 뒤코스

1979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2006년 아르 데코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와 『비밀의 정원』 으로 프랑스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하는 프랑스 아동청소년문학상인 ‘앵코륍티블 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현재 보르도에 살며,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파리와 아르카숑에서 정기적으로 그림을 전시한다.



등대 소년
등대 소년
막스 뒤코스 글그림 | 류재화 역
국민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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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