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발매한 불후의 명반
데뷔 이래 꾸준히 제련한 칼날은 여전히 빛을 발하지만, 나스는 무기를 거두며 폭력이 아닌 더 큰 인류애로 사태에 대한 정당한 지적과 조언을 시작한다.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한 2018년 작
프로듀서 힛 보이가 주도적으로 재단한 부드러운 레드 카펫 위 나스의 걸음은 과장되지 않는다. 동시에 한 발 한 발을 의미 있게 내디디며 위엄을 지킨다. 앨범과 동명의 트랙인 'King's disease'로 행차를 시작한 그는 퀸스 브릿지에 대한 존중을 내비치는 한편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본인을 칭송하고, 무수히 많은 도전자의 세태를 비판하는 형식으로 동료들이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한다.
'Ultra black'은 지역에서 인종으로 확장된 시선이다. 무거운 주제에 비해 가볍게 코드를 집어내는 피아노 연주는 앨범을 통일하는 테마로 작동한다. 차분한 비트는 오히려 현재와 대비되며 심각성을 일깨우는 장치로 작동하며, 서사를 짙게 물들인다. 가수 그레이스 존스와 콜린 캐퍼닉의 행적을 기록하는 행위로 획득한 자긍심을 기반으로 '흑인은 부자가 되려면 가족의 일원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부정적인 이면을 '10 Points'로 반박하고, 'The Cure'의 넘치는 응원을 통해 깊게 새겨진 상처의 치유를 시도한다. 죽어가는 흑인 남성과 남겨진 여성의 연대 필요성을 역설하는 'Til The war is won'의 관점도 감상의 중요한 지점.
일관된 분위기와 가사는 앨범의 유기성을 견고히 다지며 완성된 작품으로서 가치를 증명하지만, 개별 단위의 흡인력은 떨어진다. 메시지의 무게를 뒤받치지 못하는 평범한 곡들의 향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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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