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말들이 사는 나라』의 작가 윤여림이 신작 『바늘 아이』를 펴냈다. 일러스트레이터 모예진 작가와 함께 만든 이 그림책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던 ‘바늘 사람’과 아이가 만나면서 시작된다. 모든 것을 잃고 죽은 듯 자고 있던 ‘바늘 사람’과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가 서로 만나는 순간, 둘은 새로운 희망을 마주한다. 현실과 판타지가 오가며 완성된 『바늘 아이』는 윤여림 작가가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이야기. 어린 시절 시멘트 도랑 너머 숲에서 놀던 기억을 살려, 지금은 사라진 도랑과 숲의 생명들을 『바늘 아이』로 불러냈다. 샌디에이고에서 살고 있는 윤여림 작가와 이메일로 나눈 이야기.
다시 숲을 키울 수 있다는 희망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저는 미국의 샌디에이고라는 시에 살고 있어요. 초기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확진자들이 어떤 경로로 감염되었고 이동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장 보러 가는 일처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외출을 안 하고 있어요. 저처럼 많이들 외출을 안 하기 때문에 외식업이나 세탁업 등을 하는 지인들이 힘들어 해요. 재난지원금 같은 도움을 받으면서 버티고 있지요. 소소한 어려움으로는 머리 관리가 있어요. 봉쇄령이 풀린 뒤로 확진자가 더 늘어나서 미장원에 가질 못하거든요. 남자들은 유투브에서 가르쳐 주는 방법으로 가족이 머리를 깎아 줘요. 덕분에 이발도구가 엄청 팔렸다네요. 여자들은 거의 다 그냥 머리를 길러요. 지금 저처럼요.(웃음)
『바늘 아이』은 어떻게 구상한 그림책인가요?
언젠가부터 어린 시절 우리 마을에 있던 시멘트 도랑과 그 너머 숲이 자꾸만 떠올랐어요. 도랑을 들여다볼 때, 도랑을 건널 때, 도랑을 건너 숲에 들어갈 때의 마음과 함께요. 몇 달이 지나도 그 시절의 풍경과 마음이 떠나지 않자 결심했어요. 이야기로 쓰자!
현실과 판타지가 오갑니다. 처음부터 생각하신 부분인가요?
처음부터 판타지가 현실에 스며 있는 이야기로 쓰기로 마음 먹었어요.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자기 곁에 판타지 세계가 있다는 걸 모른다는 설정으로요. 윤이가 도랑을 건널 수 있었던 건 ‘바늘 사람’이라는 존재 때문이에요. 하지만 윤이와 주변 인물들은 그 사실을 몰라요. 윤이가 어렴풋이 그 존재를 느끼기 시작할 때 이야기가 끝나지요. 사실 저는 우리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가 공존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어린 시절 도랑과 숲을 바라볼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
주인공 ‘윤이’의 이름을 작가님의 이름에서 따오셨어요. 주인공의 성격이 작가님의 어린 시절과 비슷해서일까요?
‘윤이’는 제 이름에서 딴 이름을 가진 첫 주인공이에요. 나의 어린 시절 한 부분에서 태어난 아이라 그렇게 이름을 부여했지요. 하지만 윤이와 어린 시절의 나는 엄연히 달라요. 물론 비슷한 점은 있어요. 상상력이 지나쳐 겁이 많았다는 점, 속상하거나 화가 나도 잘 표현하지 못했다는 점이 그래요. 하지만 그뿐, 윤이는 나와 다른 인격체이고 나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 갈 거예요. 어린 시절 ‘바늘’을 발견하지 못했던 나보다 더 건강하게 자라날 거라 믿어요.
윤이는 ‘바늘’을 잡은 순간, 판타지 세계로 들어갑니다. 판타지로 넘어가는 매개체를 ‘바늘’로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도랑 너머 숲 입구에는 소나무들이 서 있었어요. 마치 숲을 지키는 파수꾼처럼요. 숲으로 들어가려면 그 소나무 아래로 몸을 숙여야만 했죠. 그때마다 바늘이 콕콕 찔렀는데, 아플 정도는 아니었어요. ‘각오는 되어 있겠지?’ 하고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으름장 놓는 파수꾼이라고나 할까요? 그 파수꾼 소나무를 생각하자 ‘바늘’이 떠올랐어요. ‘바늘’에서 ‘바늘 사람’이 떠올랐고요.
그리고 자연스레 ‘바늘의 의미’가 다가왔어요. ‘바늘’은 옷이나 신발 등 무언가를 짓기도 하지만 수선도 해요. 찢어진 부분을 이어 붙이고, 구멍 난 부분을 꿰매지요. 바늘 사람은 숲의 나무들을 돌보는 일을 해요. 찢어진 나뭇잎, 구멍 난 나뭇잎을 이어 주고 메꿔 줘요. 나무를 지키는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하늘 바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요. 그러고 보니, 정작 영감을 준 소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네요.(웃음) 언젠가 다른 이야기에 등장할지도 모르지요.
계속 ‘바늘 사람’에 대해서 말씀해 주고 계시는데요, 그림책 제목을 ‘바늘 사람’이 아니라 ‘바늘 아이’라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처음 원고 제목은 ‘바늘 사람’이었어요. 지적하신 대로, 윤이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 스며든 존재는 ‘바늘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출판사 쪽에서 제목을 ‘바늘 아이’로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그게 좋겠다 싶었어요. ‘바늘 사람’이 윤이에게 용기를 주었다면, 윤이는 ‘바늘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해요. 윤이를 만나기 전까지 바늘 사람은 자기 세계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상상 못했거든요. 윤이가 바늘 사람의 세계에 들어선 순간, 윤이는 ‘바늘 아이’가 되었고, 다시 숲을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꿈꾸게 하는 존재가 된 거예요. 그러니 책 제목으로 ‘바늘 사람’보다 ‘바늘 아이’가 맞겠다 싶었죠. 어린이 독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목이기도 하고요.
모예진 작가님 덕분에 탄생한 그림책
글이 먼저 완성된 후, 그림 작가님께 글을 보내셨을 텐데요. 출판사를 통해 원하는 그림에 관해 의견을 주셨나요?
없었어요. 제가 그림책 글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원고 장면마다 그림지문을 세세히 적고, 그림에 대한 제 바람도 편집자에게 전했더랬어요. 심지어 가더미도 만들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요. 그림에 대한 바람도 편집자에게 전하지 않고, 꼭 그림으로 표현되어야 할 요소가 있을 때만 원고에 그림 지문을 넣어요. 그림 작가님들의 해석력이나 상상력, 표현력들이 다 뛰어나서 제가 일일이 요청하는 게 별 의미가 없더라고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고요.
편집자랑 이 작품에는 어떤 느낌의 그림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서로 의논을 할 때는 있어요. 어떤 그림 작가님께 부탁드릴까 결정하기 전에 그렇게 편집자가 저랑 의논해 주면 기분이 좋아요. 『바늘 아이』가 그런 과정을 거쳤죠.
그림을 작업해주신 모예진 작가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여림 작가님은 그림을 딱 본 순간,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솔직히 처음에 바로 느낌이 오지는 않았어요. 그림이 안 좋았다는 뜻은 절대 아니에요. 그저 어쩐지 이야기랑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모예진 작가님도 그리 느끼셔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 디지털로 작업했던 그림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 손으로 그리기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단한 분이구나 감탄했죠. 작가가 몇 달 동안 작업한 것을 깡그리 버리기가 쉽지 않잖아요. 제가 의견이나 수정 부탁을 드릴 때마다 불평 한 마디 없이 최선을 다해 주셨어요. 그렇게 최고의 장면들을 만들어내셨지요. 모예진 작가님 덕분에 『바늘 아이』가 탄생했어요. 진심으로 감사해요.
펼침면이 두 번이 나와요. 작가님의 주문이셨는지요?
네, 처음 원고에서부터 두 장면을 펼침면 또는 반펼침면으로 표현했어요. 도랑괴물이 나오는 장면과 윤이가 숲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풍경 장면 이렇게요.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그림)은 무엇인가요?
장면들 모두 각자의 이유로 좋지만, 내가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건 도랑괴물이 나오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 글을 쓸 때 즐거웠어요. 윤이가 무서워하는 존재들을 묘사하는데 왜 그리 재밌던지요. 그런데 그 장면 스케치를 보자마자 와! 하고 탄성이 나오는 거예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그림이었어요. 언젠가 녀석들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마지막에 ‘반짝’이라는 글자와 함께 선녀처럼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고 ‘바늘 사람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를 마지막 부분에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바늘 사람 이야기부터 들려준 다음 윤이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까? 그림책으로서 너무 복잡하고 긴 이야기인데, 동화책 원고로 다시 쓸까?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그냥 그림책 원고로 가자였어요. 내 머릿속에서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펼쳐지는 그림책 모습을 떨쳐 버릴 수 없었거든요. 그리고 윤이 이야기부터 들려주고 마지막 장면에서 ‘바늘 사람’을 그림으로 슬쩍 보여주자, 그러고 나서 ‘바늘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자 마음먹었어요. ‘바늘 사람 이야기를 읽고 나서 윤이 이야기를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거야.’ 하고요. 모험으로 느껴졌지만, 일단 제 결심대로 원고를 완성해서 나는별 출판사에 보냈어요. 출판사에서 너무 어렵다고 하면, 동화책 원고로 써야겠다고 생각하면서요. 다행히 출판사에서 이 원고를 있는 그대로 받아 줘서 그림책으로 무사히 나왔어요.
‘바늘 사람’ 이야기는 설화처럼 느껴져요. 기존에 있던 설화를 재구성하신 건가요, 아니면 창작하신 건가요?
창작이에요.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파고들었어요. ‘왜 바늘 사람은 윤이가 도랑을 건너게 도왔을까?’ ‘왜 윤이는 바늘 사람의 꿈, 숲을 볼 수 있었을까?’ ‘왜 바늘 사람은 바늘의 모습으로 도랑에 처박혀 있었을까?’ 어느 순간, ‘하늘 바늘’이 ‘바늘 사람’이 되고 ‘바늘 사람’이 ‘바늘 아이’를 만나는 이야기가 내 눈앞에 차르르 펼쳐졌어요. 정신없이 받아썼죠. 작가로서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글을 완성하기까지 수도 없이 소리 내어 읽어요
그림책의 글을 쓸 때, 유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글밥이 아무래도 적어야 하는데요. 그림을 상상하면서 글을 써야 하는지요?
글밥이 적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 될 수는 없어요. ‘그림과 조화를 이루는 글을 쓴다는 것’이 원칙이지요. 그림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글밥은 저절로 줄어들어요. 예를 들어, 그림이 전할 수 있는 말을 굳이 글이 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글을 쓸 때부터 그림이 전할 말을 생각하는 힘이 매우 중요해요.
그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살펴야 해요. 그림과 글이 중언부언하고 있지 않나? 하고요. 그럴 경우, 과감하게 글줄을 들어내거나 다른 글로 바꿔서 좀더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겠지요. 하지만 그림과 함께 놓았을 때에도 꼭 들어가야 할 글밥이 많다면 그대로 둘 수밖에요. 그림과 서로 조화를 이루기만 한다면, 글밥이 많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림책의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예비 작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조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글 쓸 때의 팁)을 부탁드립니다.
그림책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문학’이에요. 어떤 문학 장르보다 글이 귀에 어떻게 들리는가가중요하지요. 그래서 저는 글을 완성하기까지 수도 없이 소리 내어 읽어요. 그 과정에서 수도 없이 수정이 이뤄지고요. 그림 스케치가 들어오면 또 소리 내어 읽고 고쳐요. 최종 교정 단계까지 그렇게 계속 소리 내어 읽으면서 방 안에 울려 퍼지는 글 소리가 물 흐르듯 흘러가는지, 그림 속에 잘 녹아드는지 살피지요. 아마 그림책 글 쓰는 작가들이라면 다 저랑 비슷할 거예요. 그림책 글작가를 꿈 꾸는 분이라면, 이 과정을 제대로 잘 거치시기 바라요. 제 생각에 이 과정 속에서 자기만의 문체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요. 좀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네 그럼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웃음), 이거야말로 현실적인 조언이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림책 글은 ‘홀로서기’를 할 수 없어요. 어떤 문학 장르도 이런 어려움을 갖고 있지 않아요. 시도, 소설도, 수필도, 동화도 다 홀로서기가 가능하죠. 그림책 그림은 어떤가요? 홀로서기가 가능하죠. 글 없는 그림책들이 많잖아요. 그림 없는 그림책은? 물론 그림 없는 그림책이라는 책이 미국에서 대히트를 하기는 했지만, 그건 일회성일 수밖에 없어요. 그림이 있어야 그림책이 되는 거예요. 바꿔 말하면, 그림작가가 있어야만 우리는 책을 낼 수 있어요. 그림작가를 영영 구하지 못하면, 내 글은 쓸쓸히 사라지고 말겠지요. 그게 우리 그림책 글 쓰는 사람의 숙명이에요. 책이 나와도 아무래도 눈에 바로 들어오는 그림을 그린 작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요.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그림책 글 작가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모든 걸 알고서도 그림책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거라 생각해요. 그런 분은 이미 그림책의 매력,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림책 글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머릿속 이미지를 따라 글을 쓰는 즐거움이 첫째고요, 책의 모양새를 끝까지 알 수 없다는 게 둘째 매력이에요. 둘째 매력이 왜 매력이 되느냐고요? 저 같은 경우는 그 과정에서 짜릿한 기쁨을 느끼거든요. 처음에는 내 머릿속 이미지로 만들어진 그림책이 있어요. 이 그림책은 나밖에 볼 수 없어요. 그림작가가 결정되고 나면, 그림작가의 전작에 맞춰 또 다른 그림책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올라요. 스케치가 나오면, 그 이미지는 대개 수정이 되어요. 채색이 끝나고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계속 책의 모양새는 수정이 되어요. 제작이 끝난 뒤 내 손에 책이 쥐어질 때까지요. 동화를 쓸 때와는 전혀 다른 재미예요. 물론 그 과정에서 긴장하거나 좌절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대개는 ‘놀라움의 연속’이에요. 그림작가님들이 주는 놀라움, 디자이너가 주는 놀라움들이지요. ‘그림책 글쓰기의 매력’을 이미 알고 있는 분이라면, 사실 글 쓸 때의 팁 같은 건 필요 없을 거예요. 그 매력 속에 ‘팁’이 들어 있으니까요.(웃음)
최근 읽은 그림책 중에 특별히 좋았던, 기억에 남는 책이 있나요?
좋아하는 작가님들과 그림책이 많고, 읽어 보고 싶은 신간들도 많은데, 미국에 있어서 일일이 다 보지 못해 아쉬워요. 가장 최근에 읽은 그림책 중에서는 김지연 작가님의 『호랑이 바람』이 인상에 남아요. 김지연 작가님의 전작을 다 보고 싶어요.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기시기도 하는데요. 번역할 때,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원작자의 의도를 우리 말로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는 것! 원작자의 문체와 문학적 개성도 담아내려고 노력하고요. 하지만 이런 말 하기도 쑥스럽군요. 번역한 작품이 많지 않으니까요.
어떤 책을 만들고 싶나요?
그런 목표는 없어요. 그때그때 저를 찾아온 이야기를 잘 살리고 싶을 뿐이에요. 그 이야기들이 다양한 빛깔을 띄기를 바라고요. 한 가지 빛깔로만 글 쓰는 건 너무 지루해요. 저는 음악도 온갖 장르를 섞어서 듣는답니다(웃음) 최종 목표로 두고 있는 책은 있어요. 언젠가 제가 작가로서 원숙해지면 시공간을 넘나드는 SF를 쓰고 싶어요.
곧 출간될 새 책의 힌트도 살짝 알려 주세요.
하반기에 두 권이 나와요.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 여행? 또 하나는 택배 상자의 반란? 이 정도만 말씀드릴게요. 둘 다 제가 즐겁게 썼고 그림작가님들도 멋지게 그리고 계시니까 기대해 주세요(웃음)
『바늘 아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바늘 사람>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에요. 원고를 완성하자마자, 느꼈어요. 이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하구나 하고요. 남편은 내가 후속편을 써야 비로소 『바늘 아이』가 완성될 거 같다고 하는데, 저는 어린이 독자님들, 어른 독자님들이 『바늘 아이』를 완성해 주면 좋겠어요. 대책 없는 바람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만약 한 분이라도 그 뒷이야기를 상상해 주신다면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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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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