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훈은 작가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SF 작가다. 사람들은 다른 세상 이야기를 한다는 작가를 이 세상에서 만나면 신기해서 이것저것 질문을 던진다. 한 달에 얼마 버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작업실은 있는지, ‘통통 튀는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질문하기도 한다.
실존하는 SF작가에게는 ‘SF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또한 잊지 않고 돌아온다. 배명훈은 2009년 『타워』 출간 이후로 성실하게 이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맡았다. 데뷔 15년 만의 첫 에세이 『SF 작가입니다』 는 그동안의 질문에 대한 FAQ가 담겼다. “한국 현대소설이라는 거리의 어느 모퉁이를 돌다 보면” (12쪽) SF를 빈번히 맞닥뜨리게 될 테니, 배명훈의 삶과 글쓰기, 그리고 작업 현장 근처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미리 대비하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SF란 무엇인가
띠지에 ‘데뷔 15년 만의 첫 에세이’라고 적혀 있어요.
이런저런 칼럼을 쓰기는 했는데, 에세이 쓰는 걸 무서워했어요.
왜요?
에세이를 써서 좋은 방향으로 유명해질 가능성은 별로 없는데, 한 방에 훅 갈 가능성은 항상 있어서요. 『타워』 가 데뷔작으로 알려진 이후로 칼럼 요청이 들어오면 에세이가 아니라 주장이 담긴 논설문을 원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무서웠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작가로 오래 활동했는데 한 권 정도는 실수 안 하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 새로 썼어요. 에세이를 쓰면 어떤 내용이 좋을까 싶었는데, 아직 SF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으니 SF가 어떤 건지 보여주는 글을 쓰면 좋을 것 같았어요. 문단과 장르 둘 다 활동했던 자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 있겠더라고요.
성실하고 꾸준하게 ‘SF란 무엇인가’에 대해 답해왔어요. 책은 이제까지 해왔던 답변의 FAQ라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은 SF 작가가 많아져서 질문도 다양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매체마다 SF에 대한 질문이 비슷비슷했어요. 저도 계속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니 답이 쌓여 있는 상태였어요. 편집자님과 기획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키워드를 40개 정도 뽑았는데, 키워드 하나마다 누군가 이 키워드로 질문하면 바로 답이 나올만한 주제였어요.
‘섹스 로봇’ ‘소백산 천문대’ 등이 기획안 안에 있었죠. ‘지면은 수면’이라는 목차가 있었는데, 이건 어떤 내용이었나요?
빙산의 일각처럼, 작가의 작품은 지면에 수록된 것만 보이잖아요. 제 작품 중에서는 뭔가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글이 주로 지면에 실리지만, 모든 작품이 그런 건 아니거든요. 시간 순서도 달라서 작가가 나중에 쓴 게 먼저 발표될 때도 있고요. 처음 소설집을 낼 때부터 모아둔 단편소설 전부를 수록하는 게 아니라 그중 일부가 수록되고, 다음 소설집에서 예전에 쓴 글이 실리기도 해서, 저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사실 지면이 선택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싶어요.
이번 에세이에 대해 ‘작가님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소설보다 재미있다’라는 리뷰도 있었어요.
‘장편이 단편보다 낫다’ ‘단편을 더 잘 쓰네’ 이런 리뷰는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리뷰에 일일이 반응하지는 않아요. 독자들도 리뷰를 쓸 자유가 있고요. 저도 제가 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모니터링 차원에서 자주 보죠. 제 소설 중에 단편을 더 좋아하는 분들은 장편소설에서 결말을 못 찾을 때가 많아요. 그런 걸 보면서 독자들이 제 소설에서 무엇을 볼 수 있고 무엇을 못 보는지 아는 거죠.
에세이를 읽을 거라고 상상한 독자층도 있나요?
편집자님이 오랫동안 SF 작가지망생 이야기를 했어요. 문학과지성사에 소설 투고들이 들어오는데 그중 SF 원고가 거진 절반이래요. 처음에는 넘겼는데 몇 년 지나고 나니 편집위원분들도 그렇고 뭔가 있는데 우리가 못 알아보는 건가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SF 쓰려고 하시는 분이 독자가 될 수도 있고, 그 소재를 보고 잘 모르지만 이게 대세인가 생각하는 분들, 기준점을 잡고 싶은 분들이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작가님에게는 ‘암흑물질 독자’라고 이름붙인 독자층이 있다고요. 좀처럼 검출되지 않는 독자들이요.
이번에 에세이 내면서 ‘제가 그 암흑물질 독자예요’ 하면서 독자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웃음)
한국인이 SF를 쓴다는 것에 대하여
책 나오고 나서는 어떻게 지냈어요?
최근 밀리의 서재에서 『빙글빙글 우주군』이 나오기도 해서, 작년 연말부터 책 작업을 되게 많이 했어요. 번역 작업까지 치면 세 권 분량 작업을 한 느낌이에요. 이걸 끝나면 올해는 뭔가 해야겠다 싶었어요. 3월까지 책이 세 권 나왔으면 올해의 할 일은 다 했다 싶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놀거나 배우는 걸 전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생활이 원재료가 되어 이야기가 나오는데, 요즘은 원자재 수급이 어렵겠어요. (웃음)
집에 갇힌 상황 자체가 원자재가 되니 상관없긴 하죠. 아마 지금 사태가 지나가면 전세계적으로 이야기가 쏟아질 것 같아요. 특이한 상황인데다 SF적으로 직접 와 닿는 환경이잖아요. 어디선가 들어본 외계 바이러스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나는데, 차이가 있다면 예전 한국 사람들은 한국이 사건의 중심 무대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죠. 전세계적 문제가 해결되는 선봉에 한국인이 선다는 이야기를 보면 오글거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잖아요. 한국 작가들도 영감을 많이 받게 될 것 같아요.
창작론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야기를 살짝 붙여놓는다고 했는데, 어떤 식인가요?
몇 년 전에 크루즈를 탔어요. 대피경로를 알려주면서 비상상황이 되면 특정 장소로 오면 된다고 행동요령을 가르쳐 줘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대로 놔두는 게 아니라 상황을 붙여놓는 거죠. 핸드폰을 못 쓰게 하는 와중에 누군가는 몰래 핸드폰을 보고 있다든지 하는 짤막한 이야기를 붙여 놓으면 나중에 핸드폰 관련한 에피소드가 생겼을 때 얽을 수 있고요. 이런 소재가 SF를 쓰기에 되게 좋은 소재 같아요. 예를 들어 크루즈 형태의 행성간 우주선에서도 아마 비상사태에 집결장소가 지정되어 있을 테고요. 저장해두었다 글을 쓸 때 머릿속에서 소재가 튀어나오는 거죠.
머릿속 구획이 잘 되어 있는 편인가요? 뭔가 튀어나오려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게요. 그 부분을 정리해서 제가 강연을 할 수 있으면 정말 큰돈을 벌 텐데(웃음)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타워』 복간 소식을 반기는 분이 많았어요. 이 작품을 시작으로 한국 SF를 읽기 시작한 독자들이 많은데, 출간 당시를 돌이켜보면 한국 SF 작가와 독자층의 분기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작품으로 인해 지형이 바뀐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도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 그랬다고 들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타워』 를 썼을 때는 다시 취직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문학계나 출판계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좀 아쉬워요. 그때는 화제가 될 줄 몰랐으니까요.
문장을 많이 고쳐서 냈다고요. 형식적인 부분인가요, 아니면 정치적 올바름에 부합하기 위한 내용 부분을 고친 건가요?
후자가 더 많았어요. 특히나 여성들을 다루는 부분에서요. 제가 그렇게 개념 없는 작가는 아니었던 것 같긴 한데, 그래도 10년 전과 지금이 완전히 달라서 다시 손을 봐야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문장도 물론 많이 다듬었어요. 2009년 쓴 문장은 술술 읽으면 웃기긴 한데, 자세히 읽으면 고칠 데가 많더라고요.
인터넷 기반으로 쓰인 소설의 속도가 있죠.
그런 것 같아요. 결국은 문장력이 부족했던 거죠. 리듬 따라서 쭉 잘 읽히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굳이 문장의 밀도를 높이려고 애쓰지는 않았어요.
10년 전 다시 원고를 보면 생경한 기분일 거예요.
두려워요. 작가들은 모두 마찬가지일 텐데, 다시 돌아본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무거워지는 작업이에요. 거의 모든 문장에 손을 댄 것 같아요. 『타워』 번역판이 올해 영국에서 출간될 예정이거든요. 작년 연말부터 번역자 선생님과 수정하는 작업을 했고요. 번역 수정 작업을 바탕으로 한국어판도 개작에 들어갔어요. 첫 번째는 외국어로 번역했을 때 이 글이 어떻게 보일까, 두 번째는 2020년 한국에서 2009년 쓴 글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봤어요. 힘들었지만 동시에 해서 참 좋았어요. 독자들이 보고 뭘 고쳤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제가 잘한 걸 거예요.
항상 번역본을 보면 타국에서 원 문화가 이해될까 싶어요. 외국에서 한국 관료제의 아이러니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2009년에는 모두들 『타워』 가 너무 한국적인 이야기라고 했거든요. 한국적인 이야기도 맞지만, 한국 자체는 무척 평균적인 나라예요. 전통을 다 없애고 아예 처음부터 만든 나라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면이 많아요. 심지어 군사정권이 들어서는 역사도 크게 보면 다 패턴이에요. 예전에 체코 박물관에서 벨벳 혁명 당시 경찰들이 시민들을 잡는 영상을 봤는데, 백골단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한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시대의 보편성일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쓰면 어느 누구라도 자기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거라 생각해요.
SF를 정의하는 고전적인 방법이 ‘경이감’이잖아요. 인식이 넓어지는 경험은 대부분의 문학에서도 일어나는데, 장르별로 나눠보자면 SF의 경이감은 어떤 느낌일까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어요. SF가 추상적인 장르 같지만, 구체적인 잡지와 글을 통해서 정의했던 선례가 이미 있고 이것은 미국이 선진국이 되었던 맥락과 관련이 깊어요. 미국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통해 강대국이 되고 세계를 바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과 19세기 때까지 영국 사람들이 자기가 문명을 완성했다는 느낌은 다를 것 같아요. 과학이나 기술을 도구로 해서 인간의 인식을 넓히는 것과, 인문학을 공부해서 인식이 넓어진 느낌이 다를 수 있죠. 물론 SF 초기에는 그런 느낌이 분명히 있겠지만, 그 뒤로 백 년 정도가 흘렀으니 이제는 많은 게 덧붙여졌어요. 다른 장르에서도 경이감이 들었다면 SF의 경이감과 충분히 연결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아요.
SF독자층도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SF에 대한 인식이 생기고 있긴 한데, 독자의 인식도 축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타워』 를 내고 받았던 반응이 ‘SF인데 따뜻하고 감성적이다’였거든요. 그사이 10년이 흘렀는데 김초엽 작가님 작품 반응도 딱 그래요. 따뜻하다고 느꼈다면, SF의 원래 성격이 그랬을 거예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 말로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쓰게 된 이유기도 하고요.
SF작가여, 연대합시다
SF 소설을 읽는 것보다 쓰는 걸 더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요.
그렇죠. 예전에는 직업이 분화가 안 되어 있었어요. 사람이 몇 명 없으니까 번역하는 사람이 작가도 하는 형태였죠. 지금은 역할을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은데, 저는 처음부터 쓰는 사람에 가장 가까웠어요. 보통은 SF 팬이고 독자여서 많이 읽다가 자연스레 쓰게 되잖아요. 제 출발은 그런 식은 아닌 것 같아요. 쓰는 게 좋아서 쓰고, 쓰는 데 필요해서 읽는 거죠. 큐레이션하거나 비평하는 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본업으로 비평을 하려면 제대로 공부해서 그것만 해야 하는데, 그러면 작가를 하긴 힘들 것 같거든요.
SF비평이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했어요. SF전문잡지 『오늘의 SF』 가 창간되었고, 비평 지면이 새로 생기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특히 작가들은 SF비평이 절실하게 필요해요. 이제까지 SF 평론이나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SF를 이야기하면 담론은 많은데 현장 비평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 나와 있는 글을 보고 이게 뭔지 이야기하는 시도가 적었던 거죠. 『타워』 이후로 11년 동안 작품을 써왔는데 아직도 저를 처음 보는 작가처럼 다루는 느낌이 분명 있어요. 작품만으로는 축적이 안 되더라고요. 다른 작가분들도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어서, 비평이 정말 필요하다고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어요.
SF비평장이 넓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국 작품을 바탕으로 구축한 비평의 계보를 소화하고 한국 SF를 다뤄야 해서 일이 많아요. 한국에서 아예 이론을 구축하면 좋은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 미국 비평을 참고해서 한국 작품을 비평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자생적으로 독자가 리뷰를 통해서 비평까지 도달하기보다는, 비평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쓰는 게 빠르지 않을까 생각해요.
SF 작가 생태계에 관심이 있고 건강하게 가꾸려고 노력하기도 하죠. 적극적으로 발언할 때도 많고요.
그래서 사랑을 많이 못 받는 것 같기도 해요.
적극적으로 발언해서요?
SF 작가로 오래 활동했는데 이 분야가 저를 중요한 작가로 다루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존의 SF 마니아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한국 작가가 쓰는 SF는 SF가 아니라는 주장을 오랫동안 해왔던 터라 한국작가들이 많이 지워진 면이 있어요. 저도 대표적으로 SF가 아니라고 분류된 작가고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활동을 하고 있죠. 1기 임원진을 맡기도 했고요. 작가 연대에 관해 오랫동안 토론했다고 썼는데, 어떤 고민을 했었나요?
처음에 작가들 프로필을 받는 작업을 했는데, 보다 보면 다들 자신을 SF작가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없었어요. 아닐 것 같지만 사실 저도 그랬고요. ‘우리가 왜 SF 작가라고 말을 못하지?’ ‘왜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이 SF 작가인지 아닌지를 결정하지’ 같은 의문이 먼저 들었어요. 다른 고민은, 작가들의 노조는 아니어도 모일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면 취약해지는데, 별거 아닌 일인데도 다들 떨어져 있으니까 문제에 대응을 못하고 문제가 커지고 나서 불만을 터뜨리게 되고요. 그냥 보기에는 SF계가 문제가 적고 잘 된 것 같지만 문제가 없진 않아요. 다만 작가연대 활동으로 좋은 면이 더 크게 보이게 만들고 무게중심을 옮겨놓았을 뿐이죠. 작은 출판사에서 생기는 문제일수록 정보를 교환하고, 우리가 따로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느낌이 중요해요.
단체의 설립 목적 중에는 단체 내외의 인권 문제도 있어요. 단체뿐만 아니라 외부의 인권 문제도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 SF 작가들의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활동하시는 분도 많고, 글에 사회 반영도 하고요.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해오시던 분들이 있어서 힘을 받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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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입니다 배명훈 저 | 문학과지성사
그동안 가상의 세계를 통해 지금, 여기 우리 삶의 진실을 포착해온 배명훈이 ‘SF 작가’로서 자신의 삶과 글쓰기 그리고 작업 현장 근처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써내려간 에세이집이다.
정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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