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유튜브 성공의 비결로 이야기되는 ‘일주일에 1~2회씩, 1~2년간 꾸준히 업로드’라는 공식은 이미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만큼이나 오래된 구식의 표어가 되어버렸다. 그런 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유튜버의 성실함만을 보고 구독을 눌러주던 엔젤 구독자들도 자취를 감춰버렸다. 너무 많은 채널이 생기고 있는 데다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채널은 이미 구독 중이기 때문이다. 이제 유튜브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채널을 누르게 할 매력과 꾸준히 해나갈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유튜브 운영 요령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 전업 유튜버가 되는 것을 전제로 설명한다. 하지만 유튜브라는 로또에 인생을 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금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다면 부업이나 취미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채널이 잘된 다음에 전업을 생각해도 전혀 늦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효율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부업 유튜버들을 위한 최고의 가이드다. 척박하기로 소문난 북튜브 업계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1년여 만에 분야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시한책방>의 책방지기 이시한이 직접 초보 유튜버들에게 길을 안내해준다.
직무 및 취업 전문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시던 중 유튜브 채널 <시한 책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두 가지 일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는데요, 제가 원래 직무, 취업, 진로 이런 쪽의 전문가로 이런저런 방송에 10여 년 동안 출연했었어요. 그런데 직업방송의 <잡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생방송 고정 게스트로 6년을 출연했는데,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저 정말 ‘저 재미있자’고 하는 일인 셈이었는데요, 그러다가 tv N의 <문제적 남자>라는 프로그램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서 초창기에 몇 번 고정으로 출연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단 몇 주 나갔는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거예요. 그래서 기존 방송이라는 틀에 대해서 회의감이 좀 들더라고요. 아무리 성실하게 해봤자 인상 깊은 것 하나를 못 당한다는 그런 생각이요. 게다가 몇 년을 해도 소모 감만 들뿐 방송에는 무언가 성취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고요.
그 무렵에 KBS 라디오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라는 아침 프로그램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어서, 김난도 교수님에게 이 문제를 상의 드렸어요. 그랬는데 김난도 교수님이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트렌드의 왕이시잖아요. (웃음) 그래서 어차피 1주일에 하루는 방송에 시간을 쓰고 있었으니 그 하루를 유튜브를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유튜브를 하려고 생각하니까 어떤 콘텐츠를 할까 문제가 되었는데, 지속 가능하면서도 저의 전문성을 살릴 콘텐츠를 찾다가 책을 소개하는 콘텐츠라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첫째는 석사, 박사 과정 시절에 책을 많이 읽어 놓았으니 책 소개에는 유리하겠다 싶은 생각이 있었고, 둘째는 집에 책이 많으니 지속 가능성도 좋겠다 싶었고, 셋째는 유튜브 자체가 성공적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제 머릿속에 지식은 남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식 편의점 <시한 책방>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유튜브 지금 시작하시나요?』 에서는 유튜브를 1세대와 2세대, 그리고 3세대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현재의 유튜브는 2세대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하셨는데, 유튜브 2세대의 주요 특징을 정리해보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1세대가 매크로 레인지라면, 3세대는 마이크로 레인지입니다. 그러니까 자연스레 2세대는 미들레인지라고 할 수 있어요. 채널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이제 레인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죠. 1세대 유튜버들이 활동하던 시기(대략 2017년 이전의 시대)에는 먹방, 게임, 키즈, 뷰티 등 그냥 큰 카테고리 안에서 ‘일주일에 2개씩 꾸준히 한 2년’ 하면 웬만한 채널들에 사람들이 모이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는 그런 성공 공식은 이미 안 먹히게 되었어요. 유튜브 꾸준히 2년 했는데 수익 창출 조건이 구독자 1,000명도 안 되는 사람도 굉장히 많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보자면 먹방 채널을 10개씩 구독할 필요는 없거든요. 대표적으로 2~3개면 되죠. 그런데 이미 그런 분야는 예전에 시작한 사람이 대표 유튜버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2세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제는 조금 더 콘텐츠를 세분화해야 유저들이 자신의 채널을 구독할 이유가 생깁니다. 먹방 중에서도 떡볶이만 전문으로 한다든가 하고 말이죠. 예를 들어 1세대에서는 ‘K-팝’이라는 카테고리로 채널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K-팝 중 보이그룹’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세분화해야 유저들이 구독할 이유가 생깁니다. 3세대로 가면 더욱 세분화되어서 그중에서도 ‘K-팝 보이그룹 중 트레저’ 전문 채널 하는 식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본적인 구독자의 포섭 범위가 너무 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하실 텐데요, 3세대쯤에는 지금 나오고 있는 자동 번역 프로그램과 자동 자막 생성기 같은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정확도가 올라가며, 우리말로 영상을 제작해도 저절로 외국어 자막이 달리는 기술이 적용되거든요. 유저들의 범위가 우리나라가 아닌 전 세계로 확장되기 때문에 그중에서 트레저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모이게 되는 거죠. 그래서 2세대는 세계화의 과도기쯤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 더 2세대의 특징 중 중요한 것은 ‘러닝’ 영상이 많이 늘었다는 겁니다. 1세대 유튜브가 킬링타임용으로 소비되었다면 2세대 유튜브는 교육과 지식 콘텐츠 소비량이 는 건데요. 그만큼 수많은 전문가들이 대거 유튜브 영상 제작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들어서 의사, 변호사, 강사 같은 유튜버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유튜브에 뛰어들어 채널을 키우고, 또 3세대까지 롱런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지속 가능성, 전문성, 자신이 재미있어 할 것, 힘들이지 않을 것, 이렇게 4가지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뛰어난 아이디어로 5편 정도까지 만들어 큰 인기를 끌어도 후속 영상이 따라주지 않으면 반짝 인기에 불과하거든요. 자신도 큰 스트레스를 받죠. 지속 가능한 콘텐츠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재미있어하지 않으면 영상을 만드는 게 일이 되어버리는데, 그러면 생활 가운데 스트레스가 엄청나죠. 특히 부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일주일 내내 일하시는 느낌이 들게 되거든요. 마찬가지 맥락에서 힘들이지 않고 해야 합니다. 매번 로케를 떠나야 하거나, 누군가를 섭외해야 한다면 전업으로 하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거든요. 사실 전업으로 해도 하기 힘든 일이긴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정리하면 화려한 편집이나 재미있는 기획보다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영상을 기획하고 시작하시라는 겁니다.
『유튜브 지금 시작하시나요?』 에서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전업이 아닌 부업, 혹은 취미로 할 것을 적극 권장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해서 한 달에 1억씩 들어온다면 굳이 이것을 부업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유튜브로 한 달에 1억씩 번다는 이야기는 미디어에서만 전설적으로 존재할 뿐, 우리 주변에는 없습니다. 마치 주식과 같아요. 500만 원으로 1억을 만들었다는 대학생의 신화는 신문에서 읽을 수 있지만, 막상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은 1억으로 500만 원 만든 사람들입니다. (웃음) 유튜브로 성공한 사람보다 실패한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100만 구독자는 내가 클릭해서 누르는 사람들이나 그렇지, 내 주변에 유튜버들은 대부분 100명 구독자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튜브에 큰 희망을 걸고 전업으로 뛰어들었다가 그야말로 쫄딱 망하기 십상입니다. 무엇보다 유튜브는 노력만큼 대가를 거두는 곳이 아닙니다. 우연하게 빵 떠서 대박 나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열심히 영상을 올리고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부업으로 힘 빼고 시작했다가, 도저히 부업만으로 하기 힘들다 싶을 때, 그리고 부업의 수입이 전업을 2~3배 정도 능가할 때, 전업 전환을 고려해 봐도 늦지 않습니다. 물론 안정적인 전업을 가지신 분이라면 앞날이 항상 불안한 프리랜서가 되는 일이라, 단순히 수입 외에도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만, 대략 가이드를 그쯤 잡으시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부업이나 취미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욕심이죠. 채널이 잘되면 잘 되기 때문에, 안되면 또 안 되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납니다. 채널도 분화시켜 볼까도 생각하게 되고요. 사실 반응이 없을 때보다 구독자분들의 반응이 있을 때, 이런 욕심은 더 커집니다.
하지만 부업이나 취미로 유튜브를 할 때는 이것이 어디까지나 사이 잡이라는 선을 지키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본업도 엉망진창, 결국 부업도 엉망진창인 꼴이 됩니다. 개인에게 시간은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이걸 만회하려고 하다가 건강까지 해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제가 책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다 지키지 못합니다. 영상의 제목은 정말 중요한 것이어서 시간을 많이 들여 생각하고, 올린 후에도 이리저리 바꿔보면서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좋은데, 저는 한 번 제목 올리고서 끝이거든요. 물론 제목에 시간을 들여 조회 수를 끌어오고, 구독자도 늘리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유튜브를 편안히 오래 하고 싶은 생각이 더 들어서 욕심을 버리는 편입니다.
제가 제주대에 일주일에 한 번씩 강의를 가기 때문에 매주 월요일 당일치기로 제주도를 다녀오거든요. 그래서 2019년 하반기에는 어차피 매주 가는 제주도 좀 일찍 가서 제주도의 이곳저곳을 찍어서 제주도를 알리는 여행 브이로 그 스타일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 채널 분화를 심각하게 고려했었습니다. 그래서 하루 여행 브이로 그를 찍어보고 바로 포기했어요. 촬영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무엇보다 편집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그야말로 이것만 전업으로 해도 빡빡하겠더라고요. 여기에 들어갈 시간을 생각했을 때 지금도 안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저자님 역시 부업 유튜버이신데요, <시한 책방>은 북 리뷰 분야에서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로 꼽힙니다. 빠른 속도로 채널을 성장시킨 저자님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게임, 먹방, 키즈 이런 분야들에 비하면 조촐하기 짝이 없지만, 북튜브라는 것이 워낙 마이너 장르라 기본적으로 소비층이 상당히 적습니다. 그래서 나름 그런 평가를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얼마 전 <빠숑의 세상답사기>라는 팟캐스트로 유명한 부동산계의 스타강사 빠숑님 채널에 라이브 하러 갔었는데요, 빠숑님은 인문지리적인 입지분석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독서량도 엄청나십니다. <다독다독>이라는 북 리뷰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계시고요. 그런 빠숑님이 제 채널의 장점으로, “책을 안 읽어도 읽은 듯한 느낌이 들게 짧은 시간인데도 완벽하게 분석해 주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서 좋다"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시한 책방이 진정한 북리뷰어라고 생각한다”라고 해주셨어요.
저도 다른 것보다는 제 생각을 반드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책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 저의 생각, 그런 것이 없으면 굳이 제 채널을 구독할 이유가 없죠. 책 줄거리를 알려면 얼마든지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제 채널에서 접하는 책에 대한 정보는 정말 제 채널에서밖에 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한 마디로 비결을 물어보신다면 책에 ‘인사이트’를 덧붙여서 전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 그러니만치 주관적이기보다는 가능한 중립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전에 <82년생 김지영> 리뷰를 올렸는데요, 많은 북튜버분들이 이 책을 리뷰하고 올렸다가 댓글란이 이른바 ‘댓망진창’이 되어서 내리곤 했었는데요, 다행히 저는 생각보다 큰 싸움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객관적이라고 인정을 해주시더라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제 막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독자들에게 딱 한 가지 조언만 전할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모든 유튜버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일 것 같아요. ‘하고 싶으면 일단 해보시라고요.’ 하고 싶어서 눈치 보고 알아보고, 고민해보는 사람들 많거든요. 하지만 해보는 것만 못합니다. 저도 1달여 동안 기획하다가 계속 그렇게만 하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어느 순간 ‘에잇~’ 하고 올려버렸거든요. 1달 동안 공부하고 생각한 것보다 첫 번째 영상 올리고 1주일 동안 알게 된 게 더 많습니다. 기획을 완벽하게 하고 유튜브를 시작하라는 것이 아니라, 기획의 방향성만 잡고 시작해서 구독자들과 피드백을 하며 기획을 완성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이시한
인문학으로 연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고 전국 각지의 대학교 100여 곳에서 특강을 하는 스타 강사다. 책과 함께 인문학적 지식을 전하는 채널 <시한책방>을 운영하며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책을 소개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통찰까지 담은 콘텐츠로 북튜버로서는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구독자를 모았다. tvN <문제적 남자>의 기획에 참여하고 출연했으며, 이 밖에 EBS <최종면접>, MBN <직장의 신>, KBS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 바 있다. 『노력하긴 싫은데 성공은 하고 싶어』, 『뇌라도 섹시하게』 등 60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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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지금 시작하시나요? 이시한 저 | 미래의창
채널이 잘된 다음에 전업을 생각해도 전혀 늦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효율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부업 유튜버들을 위한 최고의 가이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