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 시리즈와 『안내견 탄실이』 『가방 들어주는 아이』 , 『나에게도 자존감이란 무기가 생겼습니다』 등의 책으로 어린이ㆍ청소년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하고 있는 고정욱 작가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1급 지체 장애인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장애를 가진 사람과 가족의 고통을 잘 이해해 이를 주제로 책을 출간하고 1년에 300번 넘게 강연도 다니며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고정욱 작가의 신작인 『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는 장애를 가진 언니와 비장애인인 동생의 합동 무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민요 자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동화이다. 동생 송연이를 통해 장애인을 둔 가족들이 겪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 내고 있다.
지금까지 29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셨죠. 이렇게 많은 책을 출간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의 소재를 다 발굴해 내시는지 궁금해요.
저도 이렇게 많은 책을 쓰게 될지 몰랐어요. 처음에 장애를 알리고 세상을 차별 없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 세상의 차별과 편견은 책 한두 권으로 없어지는 게 아니었지요. 그래서 계속해서 책을 쓰다 보니 이렇게 많아졌어요. 하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장애인을 멀리하는 차별과 편견이 세상에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많은 이야기 소재를 발굴하는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일단은 다독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끝없는 메모 습관, 세상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 관찰력이 많은 소재를 발견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민요 자매를 모델로 동화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시게 된 건가요?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공연을 다니다 우연히 민요 자매를 만났어요. 어린 자매 둘이 나와 구성지게 우리 민요를 부르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지요. 게다가 언니 지원이가 장애인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언니 지원이와 동생 송연이 중 누가 장애인인지 모를 정도로 평범한 자매였거든요.
장애를 가진 언니와 비장애인인 동생이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민요를 부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민요 실력도 뛰어나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은 걸 보며, 민요 자매의 이야기를 동화로 쓰면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섰어요. 그래서 『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를 쓰게 되었고, 생각보다 더 재미있는 작품이 나와서 기쁩니다.
『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도 그렇고 지금까지 출간하신 책이 실재 인물을 배경으로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렇지 않아요. 실재 인물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그렇게 느껴질 뿐이죠. 하지만 작가들 사이에서 실재 이야기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는 없다는 말이 있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장애를 가진 멋진 인물들이 세상에 많이 알려지면 좋겠어요.
『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를 집필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점은 무엇인가요?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항상 저의 작품을 잇는 주제는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다.’예요. 그렇다 보니 조금 달라 보이는 언니 지원이와 동생 송연이 모두 틀리거나 잘못한 게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 했어요. 오히려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라 아주 멋진 것이고 즐거운 것이며 재미있는 것임을 알게 해 주고 싶었지요. 어린이들이 『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장애를 차별하고 있진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고,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 가면 좋겠어요. 모두가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바람이에요.
민요와 랩의 대결 구도가 정말 신선해요. 어떻게 랩을 민요와 함께 사용하실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랩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랩의 가사들이 익살스럽게 표현하기 좋다는 장점도 있었죠. 하지만 랩도 결국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고 우리의 민요와 다를 바 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임을 보여 주려고 했어요. 장애와 민요를 랩으로 디스하던 문호가 민요 자매를 통해 스스로 그게 잘못임을 깨닫고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 가죠. 그런 과정을 독자들이 읽고 공감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께서는 장애를 원망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걸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에요. 어려운 말로 수용이라고도 하지요. 저도 장애를 수용하기 전까지는 속상해서 울거나 억울해하고 원망한 적이 많아요. 그래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세상에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아요. 그런데 장애인 친구들이 이 세상을 따뜻하게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건 우리 주위의 친구들이에요. 제가 그랬듯이 말이죠. 그런 친구들이 많아질 때 우리 세상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 거예요.
환갑 전에 300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가 환갑인데, 이미 목표는 거의 달성한 것 같아요. 하지만 하나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나의 새로운 목표는 죽는 날까지 500권의 책을 출간하는 거예요. 힘이 닿을 때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좋은 책을 쓰며 강연도 다니고 싶어요. 이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장애인도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란 걸 알려 주고 싶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사람, 언행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도 작가 고정욱의 도전은 이어집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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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자매와 문어 래퍼 고정욱 글/김도아 그림 | 다림
동생 송연이를 통해 장애인을 둔 가족들이 겪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 내고 있어요.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