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녹아있는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출판사를 시작하려는 이들, 독립출판물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ㆍ사진 이정하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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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커피 때문이었을까요? 내년에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까요? 한참을 뒤척거리다가 그러면 머릿속으로 이번 책 표지랑 부제라도 생각해보자 싶었어요. 지금 그 모습을 상상하니 참 우습네요. 깜깜한 방안에 가만히 누워서 머릿속으로 이럴까, 저럴까 상상하는 모습이요.


그렇게 잠을 못 자고 나온 이 책 부제는 ‘1인 출판사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이랍니다. 표지 역시 머릿속으로 그렸던 것을 엉성하게 연필로 슥슥 그려서 디자이너에게 보내줬더니 참고하겠다고 하더군요.


전 책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들어가는 말에 교정교열을 ‘교열교열’로 써놓아서 첫 장부터 오자가 났다고 사람들이 하도 많이 말해줘서 말로는 “네, 그러게요. 열심히 본다고 봤는데 그렇게 나왔네요.” 하면서 괜찮은 척했지만, ‘아, 빨리 2쇄 내서 고쳐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지요.


그래서 이번 책 교정교열을 보면서는 ‘함께 원고를 봐주실 분을 구합니다’ 했더니, 지난여름 제게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인숙 님이 두 시간 전철을 타고 와서 한 네 시간 정도 교정교열을 보고 가기도 했답니다. 가는 길에 “그런데 작가님, 강의하실 때와는 달리 원고를 쓰셨던데요?” 하는 말에 살짝 놀라서 “에이, 강의할 때랑 똑같이 원고를 쓰면 신이죠.”라고 어설프게 되받아치기도 했지요.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저 혼자 하는 1인 출판사 스토리닷은 2019년 두 달에 한 권씩 책을 가장 규칙적으로 냈어요. 이 책도 잘하면 그 두 달에 한 권씩 출간하는 2019년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2020년 쥐띠 아이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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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 님이 교정교열을 다는 못 했지만 하도 꼼꼼하게 해서 이어서 교정교열을 보는데, 말하는 것과 쓰는 것은 또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쓰기가 이렇게 어려웠구나 새삼 느끼기도 했지요.

 

그러고 보니 제 책은 한 해 걸러 한 권씩 나오는 셈이네요. 이 책은 밤잠 못 자고 생각해낸 ‘1인 출판사 5년 동안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알게 된 것들’이란 부제처럼 1인 출판사로 5년 동안 겪은 일들 특히 책 한 권, 한 권을 만들면서 느낀 점, 기획, 디자인, 제작, 마케팅으로 나눠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글 중간중간에는 출판사를 하기 전 이런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싶은 업계 선배들 인터뷰를 담았고요. 마지막으로는 출판사를 하면서 들었던 제 나름대로 궁금증과 실제 질문에 대한 답을 Q&A로 묶어봤습니다.


모쪼록 책 쪽수로는 그렇게 길지 않지만, 이 책에 담긴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녹아있는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출판사를 시작하려는 이들, 독립출판물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저 | 스토리닷
1인 출판사 스토리닷의 지난 5년 동안 만든 책을 느낀 점, 기획 편집, 디자인 제작, 마케팅으로 나눠 책 만들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만든 책이다. 책 중간중간 출판 각 분야 업계 선배들 인터뷰와 부록으로는 책만들기에 관한 질문과 답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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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1인 출판사 스토리닷 대표이자 스토리닷 글쓰기 공작소 시리즈 『글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책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