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예스>가 특집기획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출판사 및 독립서점의 계정을 소개합니다. 반가운 책소식으로 피드를 채워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마음산책 인스타그램 은 햇볕이 잘 드는 방 같다. 나른하게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과 초록빛 그늘 사이에 놓인 책들. 인상적인 문구 한 줄 덕분에 금방이라도 책을 펼치고 싶어진다. 마음을 건드리는 게시물의 비결은 진솔함이다. '마음산책이 책방 간다' 코너는 작은 서점을 직접 방문하여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세세하게 전한다. 편집자의 후기도 단순한 소개글이 아닌, 책을 잘 만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다. 한 컷의 이미지로 마음의 떨림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산책' 이야기.
팔로워가 2만 7천 명을 넘었어요. 축하드리며, 계정의 콘셉트를 소개해주세요.
입사 면접 때 대표님이 카메라와 친한지 물어보셨어요.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면 좋겠다고요. 마음산책은 표지도 그렇고 여러 가지 행사에서도 한 컷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판사라는 걸 알았습니다. ‘인스타그램’은 독자분에게 마음산책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매력적인 매체입니다. 종종 출판사 골목길 출사를 나갔을 때 제가 찍은 사진과 책의 발췌 문장으로 카드를 만들어 올렸습니다. 팔로워가 늘더니 이제 2만 7천 명이 넘었지요. 요즘엔 책 표지만큼 메시지가 강한 게 없다는 생각에 책 사진과 문구를 올리며 한 컷의 이미지로 책을 소개합니다.
각자의 취향으로 책을 추천하는 마음산책 식구들
마음산책의 감성을 잘 보여주는 책, 영화, 그림에 대한 짧은 리뷰들이나 일상의 이야기들이 올라와요. 게시물을 올리시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마음산책은 구성원 모두가 포스팅을 올립니다.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가 각자의 시각에서 다채롭게 풀어내는 책, 영화, 그림, 일상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지요. 계정을 관리하고 제가 만든 게시물을 올리는 것 외에 마음산책의 구성원들 포스팅에 감탄하는 것도 제 일입니다. (웃음) 다들 어쩜 그렇게 감각적인지. 새롭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것이 기준이라면 기준입니다.
많은 독자분의 호응이 있었던 <2019마음산책북클럽>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마음산책 SNS만을 통해서 공지한 ‘마음산책북클럽’에 깜짝 놀랄 만큼(모집 인원의 6배!) 호응을 얻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마음산책 SNS를 꾸준히 보시는 분이 생각보다 많구나 실감했지요. 물론 대응하느라 마음과 손가락이 바빴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즐거운 노동이었습니다.
팔로워 분들과 소통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소통해온 팔로워 분들과 직접 만나게 되었을 때, 낯설지만 친숙한 느낌이 묘했습니다. 멀리서 보고도 바로 저인 줄 알아보시고, “M님 맞으시죠?”라며 먼저 인사해주시는 독자 분을 만나면 부끄럽기도 하면서… 그동안 글에서 저를 너무 많이 드러낸 것인가 ‘급반성 모드’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냥 포기 상태입니다, 즐기기로 했습니다.)
<마음산책이 책방 간다> 벌써 스물두 번째 책방.
‘마음산책이 책방 간다’라는 코너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책방에 갈 때, 특별히 주목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책방의 큐레이션을 눈여겨봅니다. 독자가 이 책방에 오고 싶도록 설득하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와, 이런 책방이 있는 줄 몰랐어요”라는 말을 조금씩 줄여가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책방이 생기면 재빠르게 찾아가서 독자에게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책방 분들이 “마음산책 인스타그램 보고 왔다는 손님이 늘었어요.“라는 말을 하시면 엄청 뿌듯하죠.
담당자님이 보실 때, 변화하는 출판계에서 인스타그램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콘텐츠를 한눈에 보여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오래 생각하고 머물지 않아도 쓱 넘겨본 한 컷의 이미지에서 마음의 떨림을 느낀다면 최고죠. 인스타그램에는 책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그 많은 책 중에서 먼저 눈길을 끈 표지의 책을 살펴보듯이 인스타그램 이미지는 일단 눈길을 끌어야 합니다. 예뻐야 하고 멋져야죠. 출판사로서는 책의 중요한 정보와 메시지를 이미지로 전달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재밌게 보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천해주신다면요?
서울형책방(@seoulbookshops) 계정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저와는 다른 시각에서 동네 책방의 매력을 알 수 있게 하는 채널입니다. 책방에서 뵙던 분들의 신선한 인터뷰 읽는 재미도 쏠쏠하죠. 책방과 책에 대한 철학을 보고 배우는 한편, 반성도 하게 됩니다. 책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내가 홍보하지만 '참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딱 한 권만 추천해주세요.
제가 마음산책에 입사하게 된 계기를 만든 책을 소개합니다. 바로 ‘작가의 작가’라고 불리는 제임스 설터의 『어젯밤』 입니다. 레이먼드 카버와 존 치버에 빠져 살던 저에게 소설 창작 담당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이었습니다. 짧기에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문체, 씁쓸함이 혀에 와닿는 듯한 단편을 모아둔 책입니다. 필사까지 하며 익히고 싶었던 문장이 가득 담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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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제임스 설터 저/박상미 역 | 마음산책
생각지도 못하게 엉망이 되어버린 순간을 포착하는 데 가히 천재적이며, 거기에 뒤따르는 혼란과 상실을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드러내는 설터의 문장력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주
좋은 책, 좋은 사람과 만날 때 가장 즐겁습니다. diotima1016@yes24.com
sunkinn
2019.10.01
kei982289
2019.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