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최원진 작가가 병원에서 일을 하며 느낀 감정들과 많은 간호사들의 사연을 받아 아주 솔직하게 담아낸 일상툰이다. 우리가 몰랐던 간호사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의 생생하다 못해 날카로운 묘사들은 많은 간호사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일반 독자들에게 병원 내 간호 문화,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줬다. 간호사는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임을 속시원하게 밝힌다.
작가님께서 그리신 간호사 웹툰은 많은 간호사들로 하여금 공감을 부르고, 재미도 있지만 간호사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아내셨는데요. 어쩌다 간호사 일상툰을 그리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간호사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만화로 그리면 재밌겠다 싶더라구요. 제가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리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제 인스타를 아는 주위 친구들만 볼 꺼라 예상하고 막 그렸어요. 정말 대충 그려서 올리기도 했는데 예상과 달리 점점 사람들이 제 만화를 봐주셔서 조금씩 정성을 들여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사실 제 그림이 다른 분들과 비교해보면 색도 없고 내용도 단순한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봐서 신기해요. 아마 간호사라는 특정 직업을 타켓으로 해서 팔로우를 많이 모을 수 있던 거 같아요.
사연을 받아서 그리신 웹툰에서 작가님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은 어떤 건가요? 그리고 왜 기억에 남는지 말씀주세요.
기억에 남는 거 하나라고 하면 못 고르겠어요. 항상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은 사연을 받아 그림을 그리면 또 더한 사연이 와서 기억에 남는 사연 하나를 꼽을 순 없을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보면 태움 대한 내용이 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인사를 했는 데 욕을 했다던가, 롤케이크를 던졌다던가 이런 식의 태움은 내용 자체가 쎄서 기억엔 남아요.
많은 간호사분들이 사연을 보내실 것 같은데요. 어떤 기준으로 사연을 선정하여 웹툰을 그리시나요? 혹시 모든 사연을 다 그리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사연을 그릴 순 없어요. 기존에 있던 사연과 겹치면 그리진 않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올려요. 그리고 사연을 받는 순서대로 그리진 않아요. 괜찮은 사연이 오면 그게 우선순위가 되고 잘 모르시겠지만 강약조절을 나름 하다보니 무조건 태움에 대한 내용만 계속 올릴 순 없어서 다양한 사연을 순서대로 올릴 려고 해요. 태움에 대한 사연은 많아요. 이런 사연만 계속 올리면 보는 분들도 지치고 사연도 계속 태움에 대한 것만 와서 다양한 내용을 올릴 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최근 간호사 내 '태움'에 대한 문화 및 간호사의 근무 환경 등 '간호사의 인권'으로 많은 이슈가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타깝다 생각을 합니다. 예전부터 항상 문제가 됐던 부분으로 개선하려 노력하지만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태움에 대한 인식이 여러 사건으로 조금은 된 거 같은데 근본적인 근무환경 개선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간호사는 기본적으로 몸을 써야 돼요. 게다가 삼교대를 하면서요. 이런 근무환경에서 인력마저 없다면 최악이겠죠. 3교대라는 것의 장점은 정확히 8시간 근무를 하는건데 그건 당연히 지켜지고 있지 않죠. 사람이 일을 하는데 그 환경이 날이 설 수밖에 없이 만들고 언제나 지치고 화가 난 상태로 만든다면 그 직종은 정말 힘들꺼예요.
그리고 태움을 왜 문화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어요. 정확한 이유가 없고 본인이 하는 행동을 정당화시킬려고 그렇게 말하는거지 그것을 문화라는 단어로 써서 마치 어쩔 수 없는 듯한 예전부터 이래왔으니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아요. 태움은 간호사 집단의 특수한 문화가 아니라 근무환경에서 비롯된 분위기일 뿐이에요. 근본적인 근무환경이 개선이 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작가님께서 현직 간호사와 웹툰 작가로서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데, 가장 힘든게 무엇일까요? 언제까지 웹툰을 그릴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림 자체는 크게 힘든 점은 없어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거라 이미 스토리는 있는 거잖아요. 가장 힘든 거 라면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이에요.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이런 소재를 올리면 오해하지 않을 까 계속 생각하게 돼요. 가끔씩 간호사 이미지 나빠진다라는 식의 댓글이나 메시지를 받기도 해요.
인스타에 회사원들의 이야기도 만화로 많이 그리잖아요. 회사에서 당했던 화난 이야기, 어이없는 이야기 등 힘든 점들 많이 올려요. 저도 똑같은 거에요. 그냥 힘들었던 일 올리는 건데 왜 이미지를 걱정하거나 원래 간호사는 이런가요 식의 글이 달리는지 모르겠어요. 회사원들은 원래 이런가요 이러진 않잖아요. 좀 특수한 직업이라고 그런거 같아요. 제가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하니까 아마 제 개인적인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계속 그리겠죠. 제 만화를 계속 봐주셔야 될 텐데 말이죠.
간호사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 작가님께서 "간호사 되길 정말 잘했어" 라는 생각이 든 적은 언제인가요? 있으시다면 현재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으셨나요?
취직이 비교적 잘될 때 그땐 잘 했구나 생각이 들죠. 취업하기 너무 힘들잖아요. 정말 공부도 많이 하고 면접도 많이 보고 그런 모습 보면 간호사가 낫구나 생각이 들죠. 크게 그 마음이 변한 적은 없어요.
마지막 질문을 드립니다. 작가님께서 지금까지 많은 사연을 받으면서 웹툰을 그리셨는데, 어떤 사연들이 많이 왔으면 생각하세요?그리고 『리얼 간호사 월드』 책을 통해 일반 사람들에게 꼭! 이것만은 부탁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귀여운 사연들이요. 힘든 사연이 사실 그리긴 쉬워요. 자극적이고 단순하고 그냥 화내면 되니까요. 그런데 그리는 저도 힘들고 항상 그런 사연만 보는 분들도 지칠 꺼 에요. 보면서 약간 웃을 수 있고 재밌는 그런 사연도 자주 그려보고 싶어요.
간호사가 아닌 분들이 제 책을 보고 간호사는 원래 이래? 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일반 회사원 분들도 직장이 너무 싫고 싫은 상사도 있고 요즘 들어온 후배들이 맘에 안들 때 있듯이 간호사도 똑같거든요. 그냥 그 환경이 병원이고 의학용어를 쓰는 것 뿐이지 똑같아요.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그림 그리기가 취미이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그리고 있다. 지금도 사연을 받아 열심히 만화를 그리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 @rn.biz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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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간호사 월드최원진 저 | 북샵
때로는 가슴 아프고,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분노를 자아내는 ‘간호사’들의 일상.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간호사’들의 진짜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