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얼마 안 된 며느리를 며늘아기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성인을 아기라고 부를까? 그만큼 귀여워 보이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귀엽게 보는 것일까? 며늘아기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갓 결혼한 며느리는 시댁의 문화를 몰라서 아기처럼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라는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스스로 착하고 순진한 모습으로 행동해야 할 것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라고 얘기한다면 억지스러운 생각일까요?
저 스스로 재치 있게 잘 썼다고 생각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사린이의 “나도 무뚝뚝하게 있는 게 편하거든!” 이라는 대사입니다. 써놓고 아주 만족했습니다. 무뚝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성격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자신은 무뚝뚝하게 있으면서 남에게 살가운 것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무표정하게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편하지 않을까요? 사린이에게 감정노동을 요구하면서 자기는 그런 거 못 하니까 네가 해달라고, 그래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말하는 구영이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귀찮은 일은 남에게도 귀찮은 일이라고.
이 장면은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생각했던 내용입니다. ‘담배녀’라는 친구분이 나오셔서 시가의 행사에서 담배 피는 것 혹은 피지 못 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너무 웃겨서 여러 번 돌려 듣기도 했는데요. 웃을 일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친척들 모임을 잠깐만 떠올려봐도 담배피고 오겠다는 삼촌 작은아버지들은 많이 봤지만 담배피고 오겠다는 이모나 외숙모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흡연자인 여자 친척들은 1박 2일의 모임을 어떻게 버티셨을까요?
만화의 장점을 잘 살린 컷이었다고 생각하는 페이지입니다. 사린이가 시 작은아버지의 떡국을 리필 해드리는 그림과 함께 여성상위시대를 이야기하는 대사가 함께 그려졌습니다. 글과 그림이 서로 다른 것을 이야기하는 모순된 상황을 보여줌으로 더 극적인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라고 제가 직접 이야기 하려니 민망하네요(웃음). 앞으로도 글과 그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수신지(만화가)
서양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으며, 글과 그림으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많다. 만화책 <3그램>, <며느라기> 등을 펴냈으며, 여러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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