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측면돌파] 북유럽은 정말 유토피아일까?
시작은 책이었으나 끝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코너죠. 삼천포 책방 시간입니다.
글ㆍ사진 임나리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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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 10년 동안 거주했던 영국의 저널리스트가 들려주는 북유럽 이야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사회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통해 지혜롭게 생각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작동 원리를 재치 있는 그림으로 풀어낸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를 준비했습니다.

 

 


단호박의 선택 -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 저/김경영 역 | 글항아리

 

마이클 부스라는 저널리스트가 북유럽에 실제로 10년간 살면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에요.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북유럽 열풍이 불고 있잖아요. 북유럽 사람들은 복지도 좋고, 교육도 잘 되고,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도도 높고, 다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서양에도 그런 생각이 있었나 봐요. 저자인 마이클 부스는 영국의 저널리스인데, 저널리스트 특유의 ‘모든 것에 회의하는 능력’이 있잖아요. 그래서 ‘과연 그런가? 내가 실제로 한 번 보겠다’ 하면서 북유럽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역사서를 찾아 읽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거예요. 정말 북유럽이 유토피아인지.


결론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그렇게까지 유토피아는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북유럽의 정책적인 부분이나 사람들의 관념이 더 나아지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희망적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 결론을 내자면, 꽤 묵직한 책이지만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본 사람이나 중국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있잖아요. 일본인은 이렇다, 중국인은 저렇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북유럽도 똑같더라고요. 노르웨이 사람들이 스웨덴 사람들을 싫어하기도 하고, 스웨덴 사람들이 핀란드 사람들을 싫어하기도 하더라고요. 이 책에 따르면, 수전 손택이 스웨덴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재밌는 일화가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수전 손택은 “솔직히 스웨덴은 따분하고 품위 없는 제2의 그레타 가르보로 넘쳐난다”고 말했대요. 스웨덴은 칠칠치 못하고 의심이 많으며 규칙에 목을 맨다고요. 그리고 수전 손택은 스웨덴을 떠나 미국으로 갔죠(웃음).

 

 

그냥의 선택 -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토머스 길로비치, 리 로스 저/이경식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이 책에는 사회 심리학의 연구 결과, 조사 결과들이 많이 실려 있는데요. 그 결과 평균적인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줍니다. 이런 정보들을 통해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면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는 것 같아요.


책에 나온 내용을 하나 소개해 드리면, 유럽 여러 국가들은 장기 기증 서약을 할 때 운전면허증을 하나의 표식처럼 활용한다고 해요. 혹시라도 자신이 사고가 나서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 기증을 할지 안 할지, 그 의사를 운전면허증 뒷면에 서명을 함으로써 표현한다는 건데요. 나라마다 다른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기 기증에 동의한다면 서명을 해야 하는 나라가 있고요. 반대로 서명을 하지 않으면 장기 기증에 동의한다고 보고, 장기 기증을 원하지 않을 경우 서명을 해야 하는 나라도 있대요.


재밌는 건 둘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장기 기증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모든 사람이 기꺼이 장기를 기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장기 기증을 원하지 않을 경우 서명을 하도록 했을 때, 거의 100%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장기 기증을 했다고 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15% 밖에 장기 기증을 하지 않았고요. 이런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한 의도에서 효과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더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은 실제로 그 행동을 하는 것이 어렵게 만들면 되고요.


책에 실린 여러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학술적인 내용이 많이 실려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요. 아주 쉽고 재밌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톨콩의 선택 -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데이비드 맥컬레이, 닐 아들레이 저/김창호, 박영재 역 | 크래들

 

예전에 출간됐다가 절판됐던 책인데요. 이 책을 너무너무 재밌게 읽은 사람들에게 다시 출간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어요. 중고책방에서 시세가 10만 원까지 올라가기도 했고요. 굉장히 유명한 책인데요. 제가 오늘 가지고 온 책은 새로 나온 개정판입니다. 예전 책에는 실려 있지 않았던 스마트폰의 원리도 나와 있고요.


책을 펼쳐 보면 정말 재치 넘치는 그림들이 실려 있어요. 제가 지금 편 페이지에는 자전거 브레이크의 원리에 대해서 나와 있는데요. 부속품의 그림을 아주 크게 그려놨어요. 재봉틀의 경우에는 바늘 옆에 가로수를 작게 그려놨어요. 생각의 축척을 바꿔놓는 거죠. 이 책에는 너무 재밌고 재치 넘치는 표현들이 많아서, 하루에 한 장씩 넘겨보면 정말 유익해요. 저는 이 책을 초등학생 조카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일단 그림이 많으니까 보는 재미가 있고요. 아이들이 보기에 어려울 수도 있는데, 이걸 이해하는 나이가 됐을 때 다시 읽을 수도 있으니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을 때마다 머릿속으로 원리를 생각하게 돼요. 자동차의 와이퍼가 작동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재봉틀 편을 봐도 작동 원리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구체적인 부품에 대해서는 책의 앞부분에 설명이 다 되어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순서대로 읽으시면 모든 원리를 이해하실 수 있고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재봉틀의 작은 바늘과 실을 엄청 크게 그려놓고 그 사이를 사람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그려놨는데요. 거대한 것만 위대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들에도 위대한 원리가 숨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데이비드 맥컬레이가 쓰고 그린 『놀라운 인체의 원리』 라는 책도 있는데요. 그 책도 찬찬히 읽어 보면 훨씬 재밌어질 것 같아요. 인체에 대해서 더 이해를 하게 되니까요.


이 책은 자녀나 조카에게 선물하셔도 좋을 것 같고요. 물건의 원리라든가 이런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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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