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 이유를 밝히는 책 『나르시시스트 리더』 , 1998년생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전복을 그린 소설 『서른의 반격』 , 일상 속 사건들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를 준비했습니다.
그냥의 선택 - 『나르시시스트 리더』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이지혜 역 | 와이즈베리
부제가 “왜 우리는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예요. 그리고 책의 소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처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왜 미국의 유권자들이 그를 선택했는지 의아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잖아요. 이 책은 트럼프 같은 나르시시스트 리더에게 현혹되는 이유가 우리의 나르시시즘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책 속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무엇이 우리와 ‘나르시시스트’들을 엮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 자신의 나르시시즘’이 바로 그 답이다. 사랑받고 선도받길 원하는 우리의 의존성도 이와 맞물려 있으며, 강력한 지도자를 향한 갈망과 자신이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느낌 역시 이로부터 비롯된다” 또 다른 내용을 보면 “타인에 대한 의존 및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은 누구나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안에 다 나르시시즘적인 성향이 있는데, 그걸 나르시시스트 리더를 보면서 투사를 한다는 거죠. 나르시시스트 리더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 권력 같은 것들이 마치 자신의 것인 양 만족감을 느끼고요.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자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심리치료 권위자로 『따귀 맞은 영혼』 ,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 『나는 유독 그 사람이 힘들다』 등의 책을 썼습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이라고 해요. 자신의 이익이 최우선이고, 공감을 잘 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비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그들 곁에 조력자가 있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책을 보면 나르시시스트 리더와 조력자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단호박의 선택 - 『서른의 반격』
손원평 저 | 은행나무
초고 제목은 ‘보통 사람’이었다고 해요. 작가님께서 이 작품으로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으셨는데, 그때는 ‘1998년생’이라는 제목이었고요. 이후에 단행본으로 나오면서 『서른의 반격』 으로 제목이 다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 ‘1998년생’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저도 같은 나이이기 때문에, 더 와 닿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서른이라는 시기가 지나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 소설에는 1998년생 김지혜라는 인물이 나와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나이대의 평범한 사람으로서 비슷한 대학교를 나오고 비슷한 직장에 들어가서, 인턴 생활을 하지만 정규직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인데요. 여러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변화를 맞게 돼요. 그 중에는 ‘이런 세상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가 바꿔보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테러처럼 바꾸는 게 아니라 놀이처럼 바꿔보자고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정말 싫어하는 김 부장 책상 앞에 필체를 알 수 없는 편지를 놔두는 거예요. ‘너 냄새 나’라고 쓰여 있는. 아무도 그 말을 할 수 없는 권력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전복이었던 거죠.
뉴스에 나올 만한 일은 아니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놀라는 거예요. 책의 일부를 조금 소개해 드리면 “우리에 대한 반응은 한결 같았다. 물을 뿌려도 젖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그들은 늘 깜짝 놀라며 황당해했다. 그들의 마음속에 담긴 단어들은 이런 것들인 것 같았다. 누가, 감히, 나에게, 그래봤자, 너희들이, 어떻게”라는 내용이 있어요. 당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일을 겪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그런 전복적인 행위가 이어지는데, 저는 이런 종류의 형식을 좋게 보는 편이에요. 놀이를 통해서 그래도 우리는 저항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자체가 좋다고 생각해요.
톨콩의 선택 -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양은우 저 | 카시오페아
양은우 저자는 과학자가 아니에요. LG전자와 두산전자, CJ 등 대기업에서 25년간 전략기획업무를 수행하다가 그만두신 후에는 뇌과학을 열심히 공부하셔서 이 책을 쓰신 거예요. 학자들의 경우에는 이 정도는 다른 사람도 알 거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입문서인데도 너무 내용이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는데요. 이 책은 일반인 저자가 쓴 책이기 때문에 정말 쉬워요.
책을 읽으면서 재밌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중2병’에 뇌과학적으로 접근한 거였어요. 중2 즈음의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왜 이상한 일들을 벌이는지, 왜 독특한 사고를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책에 따르면, 뇌라고 하는 게 우리가 태어날 때 다 발달된 상태가 아니고 자라는 동안 점점 발달해 간다는 거예요. 사춘기 때는 뇌 안의 굉장히 많은 부분들에서 변화가 일어나고요. 비유하자면, 복잡한 도심 한 가운데에서 지하철 공사를 엄청 크게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교통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듯이, 뇌 안에서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또 재밌는 부분은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밤에 누워있을 때, 특히 혼자일 때, 뭔가 하나를 걱정하다 보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면서 잠을 못 이룰 때가 있잖아요. 뇌과학적으로 보면 부정적인 생각, 우울한 생각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해요. 폐쇄회로가 돼버린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을 끊으려면 일단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하면서 해소할 수는 없대요.
이 책에도 연수, 해마, 전두엽, 후두엽, 대뇌피질, 변연계 같은 용어들이 등장해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용어라서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뇌과학에 대한 책들은 쉬엄쉬엄 교양과학으로 읽어두시면 인간이라고 하는 우리 존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 존재에 대해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할까요.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