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기대되는 배우 조상웅의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이 담고 있는 에너지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무대가 그려낼 색감...
글ㆍ사진 윤하정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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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11월 4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빈센트와 동생 테오가 주고받았던 편지를 토대로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와 그의 그림들이 무대에 함께 펼쳐지는 2인극인데요. 처음에는 캐스팅에서 이 배우의 이름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HJ컬쳐 작품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배우니까요. 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이 담고 있는 에너지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무대가 그려낼 색감을 생각하니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배우 조상웅 씨인데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대본을 열심히 보고 있는 조상웅 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메신저도 닫았어요. 시간도 없고 집중해야 해서요. 연습 들어간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아직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살짝 들여다본 그의 대본에는 마치 수험생들 교재처럼 색깔 볼펜으로 이런저런 필기와 표시가 돼 있었습니다. 하긴 2인극에 영상이 많은 작품인 데다 선우정아 씨가 만든 음악도 여느 뮤지컬 넘버와는 차이가 있죠.


“영상이나 큐를 맞추고 익혀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2인극이라서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요. 공연마다 방식이 다 다르겠지만 이 작품은 체득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거든요. 노래도 여느 뮤지컬과는 달라서 좀 어려워요. 선우정아님이 기타로 노래하면서 부른 느낌을 악보화했다고 하는데, 신선하고 듣는 건 정말 좋은데 그걸 제가 부르려니까 표현하기 힘들더라고요. 리프라이즈(반복 부분)도 없거든요.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저만의 색깔을 찾아내야죠.” 

 

빈센트 반 고흐라는 대단한 사람,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죠. 가상의 인물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서 두려운 면도 있고, 그 두려움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시간이 있었다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아쉬움도 있고요. 이 인물이 될 수도 없고, 똑같이 표현할 수도 없을 테지만, 이 사람을 알아가고 싶고, 곁에 두고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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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 안에서는 위대한 화가 반 고흐가 아니라 방황하는 청춘 예술가 빈센트의 모습이잖아요. 캐릭터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그 누구보다 순수한 사람이죠. 그림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그 간절함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대사들이 제가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많이 맞닿아 있어서 크게 공감돼요. 물론 빈센트는 그림이고 저는 연기지만, 더 잘하고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도 있고요.”

 

시간이 흐를수록 빈센트 반 고흐가 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좀 유연하고 편안한 성격이었으면 덜 힘들었을 텐데 말이죠.


“안타깝죠, 그 당시에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주위에 아무도 없고, 테오 밖에 없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인정해 주지도 않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저는 이 사람의 생각과 마음에 더 공감이 가요.”

 

 

조상웅 씨의 실제 성격도 빈센트 반 고흐와 비슷할까요?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빈센트에게 테오는 어떤 인물일까요?


“가장 소중한 친구죠. 또 사랑하는 동생이면서 아버지 같은 존재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이고요. 아직 상대 배우들과 집중적으로 맞춰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평소에 얘기할 때도 테오로서 대해요. 상대배역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테오로서 지켜보고 바라보고 얘기 듣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이 분명히 무대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1년만 돌아봐도 뮤지컬 <인터뷰>, <위대한 캣츠비>, <빨래>, 연극 <도둑맞은 책> 등으로 쉬지 않고 무대에 올랐는데, 작품하면서 정서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에 부딪힐 수도 있잖아요.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노력밖에 없어요. 정말 힘들지만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제가 노력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저는 무대에서 연습하고 연기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 살아 숨 쉬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힘들기는 하지만 행복해요.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고,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더 지치는 편이에요. 또 정서적인 건 작품에 따라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걸 안고 살아가지는 않아요. 공연은 공연이고 제 생활은 생활이니까.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면 못 살죠. <빈센트 반 고흐>는 지금 찾아가는 과정이라 좀 힘들지만, 대신 <빨래> 무대에서 풀기도 하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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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계 극단에서의 활동이나 영국에서 <미스사이공> 공연 등 대규모 라이선스 작품에 주로 참여하다 최근에는 국내 창작 작품 작업을 많이 했잖아요. 좀 다른가요?


“창작 작품은 좀 자유로운 면이 있죠. 하지만 결국 표현하는 건 배우라서요. <빈센트 반 고흐> 같은 경우는 벌써 삼연이라서 많이 다듬어졌지만, 만약 10명의 배우가 참여한다면 10명의 다른 빈센트가 나올 거예요. 저도 그걸 꿈꾸고 있고요. 그래서 배우가 평소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생각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데, 뮤지컬 <빨래>도 끝나고, <빈센트 반 고흐>도 끝나고, 다음 작품 대본 나오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뭘 하고 싶나요?


“여행가고 싶죠. 그런데 사실 일본에 5년 있을 때도 전국을 돌면서 투어 공연을 했고, 영국에서 1년간 공연할 때도 저한테는 여행이었잖아요. 덕분에 돌아와서 지금 열심히 공연하고 있고요. 무척 감사한 일이죠. 언젠가는 쉬고 싶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까지 지쳐서 못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매회 더 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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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웅 씨가 보여준 11월 일정표를 보니 ‘♥’와 ‘★’가 번갈아 빼곡하게 표시돼 있더군요. ‘♥’는 뮤지컬 <빨래>, ‘★’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공연일이라고 해요. 공연이 쉬는 월요일 빼고 매일 대학로 무대에 서야 하는 조금은 버거운 일정인데도 ‘♥’와 ‘★’로 표시가 돼 있어서인지 왠지 즐겁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아니, 그 무대에 서는 조상웅 씨가 즐겁고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지난 1년여 시간도 열심히 달려왔고, 또 공연들과 함께 2017년 한 해를 마무리할 테지만 여전히 활력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요.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노란 수염에 여기저기 물감을 묻힌 빈센트 반 고흐로 변신해 있을 조상웅 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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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