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여러분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올려야 해요. 학교에서처럼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고 나는 그 숙제만 해치우는 일이 회사의 일은 아니거든요. 업무 전체의 흐름을 봐야 해요.
글ㆍ사진 신연선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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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생활부터 기업에서까지 저는 한 가지 질문을 계속 했어요. 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궁금하다. 공부의 비법이 궁금한 것만큼이나 일 잘하는 사람들의 비밀이 궁금하다. 업무의 목적과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딱 필요한 결과물을 내놓는 사람들의 비밀, 과연 있을까?


『회사의 언어』를 출간한 저자 김남인은 조선일보 경제경영 분야 기자로 취재한 오랜 경험과 기업에서 직접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경우를 책에 담았다. 그들의 상황은 익숙하고, 새로웠다.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회사의 언어’를 잘 구사할 줄 아는 ‘현실 속 에이스’들은 어떤 모습인가. 지난 7월 8일, 상상마당에서 진행된 예스24 2016년 여름 교양학교 네 번째 시간은 김남인과 함께 알아보는 ‘직장 언어 탐구 생활’이었다.

 

기자 생활을 오래 하고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저자 김남인은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의 관심이 결국 ‘사람’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람, 곧 인재 말이다. 김남인은 여러 기업의 CEO를 만나오면서 여러 번 물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무엇이냐고. 해답이 있었다.
 
“제품에서 서비스까지 어떤 경로로 일이 진행되고, 내 업무가 그 안에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돋보이는지, 전체를 아우르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올려야 해요. 학교에서처럼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고 나는 그 숙제만 해치우는 일이 회사의 일은 아니거든요. 업무 전체의 흐름을 봐야 해요.”

 

김남인이 가리키는 ‘회사의 언어’란 이런 업무 전체 흐름을 보는 와중에 사용하는 이메일 언어, 보고 언어, 회의 언어 모두를 통칭한다. 즉, 회사 안에서 듣고 쓰고 말하는 것 모두를 일컫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가 『회사의 언어』라는 책을 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이 ‘회사에서 말을 똑 부러지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요. 사실 회사에서 스피치 대회 하는 거 아니잖아요. 상대가 내가 말하는 뜻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원하는 걸 상대도 원하게끔 만드는 게 직장에서의 말하기거든요. 좁은 시야에서 말하는 사람의 말하기와 넓은 시야에서 말하는 사람의 언어습관은 굉장히 다릅니다.”

 

저자는 먼저 ‘신호등 활용법’으로 ‘회사의 언어’를 잘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보통 이야기를 시작하면 처음 20초 동안은 상대의 눈빛이 반짝인다. 집중하는 순간, ‘그린 라이트’다. 이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한다. 이야기가 길어지면 상대는 처음처럼 집중하지 않는다. 두뇌의 초기 상태로 가는 것이다. 바로 ‘옐로우 라이트’. 이 순간이 되면 두뇌는 편안한 상태, 즉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상태로 돌아간다. 그 점을 간과한 채 그때까지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상대는 ‘레드 라이트’ 상태가 된다.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야기하는 사람을 ‘자기중심적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언어의 차이

회사라는 공간에서 소통이 어려운 것은 조직원의 다양성 때문이다. 전공, 성별, 직급 차이가 언어의 차이를 만든다. 언어 습관이 다른 개인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할 때 발생하는 웃지 못 할 일들이 회사에는 너무 많다.

 

“실화인데요. 신제품이 나왔어요. 이것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flexibility’로 하고 싶은 거예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를 사전에 반영한다는 의미였거든요. 그런데 엔지니어 집단과 합의가 안 되는 거예요. 20년 간 엔진만 만들던 부장님이 계셨는데요. 이 단어로 나가면 협력사들이 엔진이 왜 휘어지냐고 할 거라는 거예요. strong, powerful로 하자, 그것도 아니면 이런 겉치레는 하지 말자, 하셨죠. 거의 한 달을 가는 걸 봤어요. 결국 ‘flexibility’는 통과하지 못했습니다.(웃음)”

 

현장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재무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일은 모르면서 숫자만 밝힌다’고, 법무 업무 담당자들을 ‘오로지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브랜드 업무 담당자들을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한다. 반면 이들은 현장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기 일만 아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하는 일의 차이가 얼마나 많은 소통의 간극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언어의 차이는 성별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고 저자는 말했다.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광고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것이 일상”(191쪽)인 남자 아이들이 자라 조직의 다수를 차지하는 공간이 회사라면 조직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여성은 자신감이 없어 보일 수 있다. 한편 여성은 남성들을 ‘뻔뻔하다’, ‘고맙다는 말을 잘 안 한다’고 말한다. 이를 책에서는 ‘화성어’와 ‘금성어’가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듣기


언어의 차이를 이해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듣기를 통해 상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냥 듣기가 아니다. ‘잘 듣기’다. 먼저, 상사의 말을 잘 듣는 것은 무엇일까? 

 

“관찰 결과 일 잘하는 사람들은 상사의 지시를 굉장히 잘 듣습니다. 상사가 왜 저 지시를 하는가를 완벽하게 숙지하는 거예요. 보통 상사의 지시가 감이 잘 안 올 때 여러분들은 알아들은 척하고 자리로 돌아가지 않나요? 그런데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뻔뻔해서 상사와 내가 같은 페이지에 있는지, 상사가 왜 이 업무를 시키는지 납득이 될 때까지 물어봅니다. 일을 진행하다가도 상사에게 중간보고를 하고요.”

 

중간보고는 상사를 계속 업데이트 시키는 것이다. 여기 핵심이 있다. 저자는 “상사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서프라이즈’”라고 말한다.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중간보고 없이 마감 시한에 임박해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상사의 업무 지시를 제대로 듣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했다.

 

회의 상황에서의 듣기도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기자 시절의 경험을 살린 냅킨 한 장에 메모하기 노하우를 전했다.

 

“특종을 하기 위해서 자기 정보를 말해주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접근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요. 펜이나 메모지도요. 그렇게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가장 먼저 냅킨을 찾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상대가 화장실을 가느라 잠깐 자리를 비울 때 또는 내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해서 혼자 있게 될 때 냅킨에 이야기를 복기해서 메모하는 거예요. 냅킨 한 장이 얼마나 작겠어요. 거기에 적으려면 내가 들은 것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을 찾아야 해요. 많은 특종 기자들이 그런 방식으로 복기해서 기록한다고 합니다.”

 

긴 회의를 한 줄로 요약해보는 연습을 해보자.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업무는 훨씬 선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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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회사의 많은 업무가 이메일로 진행된다. 이메일을 ‘쓰는’ 목적은 안부를 묻는 것도 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이메일이란 “메일을 받는 사람을 행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이메일에는 세 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WHAT, WHY, HOW다.

 

“WHAT은 이메일의 핵심주제가 무엇인가입니다. 한 문장만 읽어도 파악이 되게 만드셔야 해요.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친한 척 하는 이메일입니다.(웃음) 바쁜 사람일수록, 특히 시간이 없는 상사일수록 메일을 열었는데 그런 안부 전하는 내용부터 나오면 진지하게 생각을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업무 메일은 ‘이렇게 쓰면 너무 냉정해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 안 하셔도 돼요.”

 

작은 차이가 결과를 크게 바꾼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문장을 줄바꿈 하지 않고 길게 늘여 쓰는 것은 읽는 데 불편함을 준다. 저자는 이 규칙을 반드시 지킨다. 손바닥 너비로 이메일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줄을 바꾸고 글자 크기는 12에 맞춘다. ‘맑은고딕체’를 사용한다는 팁도 아끼지 않았다.

 

“WHY는 상대가 왜 행동을 해야 하는지 납득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이메일을 보다보면 내가 해야 하는 일임에도 굳이 내가 이걸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메일이 있어요. 이메일을 보내실 때는 상대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게 왜 당신의 의무인지, 이 일을 해결하면 당신에게 어떤 플러스가 있을 것인지를 확실히 적으셔야 합니다.


HOW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적는 것인데요. 많은 분들이 ‘다음주 초까지 회신 주세요’라고 보내요. 정말 일을 진행할 줄 아는 사람은 ‘수요일 오전 11시까지 회신 주시면 저희 팀 피드백을 반영해 다시 회신 드리겠습니다’하는 식으로 다음 단계에 대해 치밀하게 상대에게 안내하는 메일을 보냅니다.”

 

 

말하기


회사에서의 말하기란 보고다. 저자는 보고에 있어 세 가지를 유념하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부장이 어디까지 알고 있나, 입니다. 나의 상사가 얼마나 정보를 갖고 있고, 나에게 원하는 게 뭔지를 확실하게 짚어서 보고를 해야 합니다. 두 번째, 부장은 뭘 해야 하나, 인데요. 보고를 드린다는 건 이메일과 같아요. 부장이 어떤 사항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언제 결정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나와 있어야 합니다. 상사가 보고를 받고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그래서 나한테 뭘 하라는 건데? 예요. 세 번째는 부장은 어떤 스타일인가, 입니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하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카리스마형,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 하며 위험요소를 싫어하고 의사결정이 느린 사고형, 조심스럽게 사안을 바라보고 책임감이 있는 회의형, 자신이나 믿을만한 동료가 과거에 내린 의사결정에 따르는 추종형, 불확실성이나 모호함을 싫어하고 단순 사실이나 분석 결과에 집중하는 관리형, 등 다섯 가지 상사의 유형을 이해하고 이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 

 

김남인 저자는 이어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직장 생활 고민을 일일이 상담해주었다. 세대차이에 대한 고민부터 무능력한 상사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졌다. 저자는 직장에서 일을 좀 더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많은 사람을 응원하며 강의를 마쳤다.

 

‘다나까’로 끝나는 신입 사원의 군기 가득한 말투도, 사내 정치로 우뚝 서려는 부장들의 느물느물한 언어도 아니란 소리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갈등이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에둘러 말하는 것도, 그렇다고 자기 성과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중략)
‘회사의 언어’는 업무 하나에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걸 아는 데서 출발한다. 업무를 동료와 상사의 시각, 더 넓게는 회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언어다. (1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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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언어김남인 저 | 어크로스
업무 하나에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보폭을 맞춰야 하는 회사의 세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직원의 언어 습관은 무엇일까? 신입 사원의 질문, 이메일 쓰기, 듣기 고수 부장님의 노트 필기법까지. 센스 있게 듣고 제대로 표현해 나와 조직의 목표를 성취해내는 ‘회사의 언어’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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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언어 #김남인 #여름 교양학교 #회사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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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u22

2016.08.01

네 해석은 제각각이지만 표현 제대로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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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