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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나도 나에게는 잘 대해줘야 할 타인”

『자기 미움』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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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네 자유와 내 자유를 모두 허락하는 것입니다. ‘너 그런 말 하면 곤란해’ 라고 생각이 들면 상대방에게 화를 내든 안 내든 괴롭죠. 그런데 ‘말하는 건 일단 네 자유다’ 라고 여긴 다음 어떻게 하느냐는 내 자유라고 생각하고 이 자유를 누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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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 북티크 논현점에서 『자기미움』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가 열렸다. 저자인 필로 이경희는 명상적 심리분석가로, 10년 이상 센터를 운영하며 전문적으로 명상과 의식에 뿌리를 두고 심리 분야의 코칭과 컨설팅을 맡아왔다. 또한 인간의 심리와 의식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다양한 명상기법과 이론들, 그리고 심리학과 뇌 과학 등을 깊이 탐구하며 이를 교육에 적용해왔다. 


저자는 이번 강연을 통해 세밀한 심리적 문제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독자들과 직접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은 저자 강연회 1부와 질의응답 시간인 2부 뒤에 사인회로 마무리되었다.



자기 사랑은 어떻게 자기 미움이 되었나


‘자기 미움’은 책의 제목이자, 동시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심각한 고민이다. 저자는 자기 미움이 자신을 싫어해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를 내세운 후 자신이 구원받으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자기 미움은 실패한 자기 구원이며 제대로 자기를 사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괜찮은 나’를 세우고 ‘못난 나’를 질타하고 미워하는 자기 미움은 결국 자신을 갉아먹는 부정적 결과를 낳는다.


또한, 우리 안에 있는 부정적 자아상은 외부의 비난을 자신에게 들여와 ‘나’를 미워하게 한다. 부모님의 학대나 부당한 대우와 같은 부정적 영향이 곧 자신의 정체성이라 믿는 이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저자는 감히 자신도 쉽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고, 그만큼 가족이라는 사회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거예요. 내가 가진 생각을 나와 절대시하는 습관이에요. 물론 저도 그랬었지만 이젠 ‘동일시’에 속지 않습니다. 이건 누가 더 잘나고 못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함께 편해지자고 하는 것이죠.”


편해지는 방법으로 저자는 ‘메타 사유적인 접근’을 제시했다. 메타 사유란, 생각에 대한 생각이나 생각을 넘어서는 생각 또는 생각의 정체에 대한 탐구라고 말할 수 있다. 부정적 자아상이 너무 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혀 ‘습관’이 되었을 때, 생각을 나와 동일시하거나 절대화하지 않고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부정적인 나에 의존하고 있다가 단번에 뿌리치는 것은 분명 힘들겠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저자는 독려한다. 처음에는 오히려 반발과 불안이 자신을 괴롭힐 것이지만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도 나에게는 공평하게 잘 대해줘야 할 타인이다


“자기 미움은 자기를 미워하는 것이지만 타인 혐오는 타인을 해하여 내가 살아남는 것입니다. 이게 상대방의 가치가 없어지거나 깎인다고 내가 나아지는 것이 아닌데, 상대방을 미워해서 나를 더 나아지게 한다고 믿어서 그런 겁니다. 썩은 지팡이를 짚는 것과 같죠. 결국, 부러져 넘어지게 될 것이지만 그것이라도 의지하고 싶은 것입니다.”


타인을 혐오하는 것은 자기혐오의 투사이다. 상대를 징벌하며 날 구원하는 것은 또 다른 자기 미움이며, 결국엔 타인이 어떻든 간에 누군가 나를 단정 짓는다고 하더라도 우선 나는 나를 ‘온전하다고’ 여기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 안의 그림자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나쁘다고 계속 없애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면 안 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 속에 정의와 비겁함이 있고 우월과 열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따로’가 아니라 ‘한 몸’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반대되는 개념들은 결국 자석의 두 극성처럼 '쌍을 이룬 하나'로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어떤 상황과 마주하면 인정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성향을 부정하므로 그림자가 자꾸만 생겨나는 것입니다.”


요즘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경희 저자는 정체성이 ‘내용’이 아닌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우리가 성취하고 뭘 이루는 게 불러일으키는 것이 결국 그저 ‘느낌’입니다. 뿌듯한 느낌, 어떤 좋은 느낌 같은 것들이요. 그것을 위해서 누굴 만나고 노력을 하는 것이 그저 수단일 뿐인데 요즘은 그게 내용이나 조건이 없으면 정체성이 없는 것처럼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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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법


저자는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일단 ‘자유’를 허락하라고 제안했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네 자유와 내 자유를 모두 허락하는 것입니다. ‘너 그런 말 하면 곤란해’ 라고 생각이 들면 상대방에게 화를 내든 안 내든 괴롭죠. 그런데 ‘말하는 건 일단 네 자유다’ 라고 여긴 다음 어떻게 하느냐는 내 자유라고 생각하고 이 자유를 누리면 됩니다. 상대방에게 그 전과 똑같이 화를 낼 수도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결과적으로 같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다릅니다. 이렇게 허락하게 되면 내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그리고 훨씬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죠.”


상처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품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경희 저자는 상처가 해결되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가 있든 없든 상관없게 되는 것, 개의치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혹 흰 늑대와 검은 늑대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사람들의 내면에서 흰 늑대는 긍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고 검은 늑대는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어 둘이 계속 싸운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둘 중 이기는 늑대는 내가 먹이를 줘서 더 커지는 늑대입니다. 부정적인 검은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 더 커지기 때문에 상처에 일단 무심해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반복해서 강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저자는 고집을 버리고 느껴짐과 떠오름 자체에 무심하면 괴로운 기억이 치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느껴야 한다고 계속 되새기면 그것 또한 짐이 된다. 내가 지금 실수를 하건 화를 내건 그것에 걸려 또 고민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저자에게 묻는다


행복이란 추상적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 만들기 나름입니다. ‘온전한 자기’로서 존재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수단이나 관계들은 다 요소들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행복도 사실 느낌이기 때문에 성취보단 그 만족스러운 느낌을 알아차리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죠.


명상 같은 치유 프로그램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외부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것일까요?


물론 명상과 심리 치유와 같은 외부적인 프로그램들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쓴 저서도 어쩌면 도움이 되는 외부적인 요소에 들어가죠. 참가해서 훈련하고 연습해야 하는데 이건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멘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 일단 ‘각성’과 ‘알아차리기’가 필요합니다. 습관을 고치는 일은 평소처럼 생각하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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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미움필로 이경희 저 | 도서출판북스톤
이 책은 누구나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겪는 ‘자기 미움’이라는 심리의 정체와 본질을 파헤친다.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우선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고 하자는 것이다. 정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해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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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소중(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

자기 미움

<필로 이경희> 저12,600원(10% + 5%)

마냥 사랑할 수만은 없는 나, 기꺼이 품어주며 동시에 넘어서기 이 책은 누구나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겪는 ‘자기 미움’이라는 심리의 정체와 본질을 파헤친다.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우선 그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고 하자는 것이다. 정체를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해결의 시작이다. 왜냐하면, 자기 미움의 정체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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