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아가는 삶을 사랑하라,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
음악가 밥 말리의 유명한 말입니다. 바로 이 문구로 시작하는 책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를 만든 편집자 최연진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인테리어 책을 넘어 누군가의 취향과 아이디어와 가치관을 들여다보는, 삶의 총합을 이야기하는 라이프스타일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인상적인데요, 일본 최고의 멋쟁이 집단이라 불리는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빔스’의 직원들입니다. 일본에서는 ‘빔스가 있는 곳이 곧 번화가’라고 할 정도로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공간입니다. 옷, 가구, 소품, 음악, 미술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빔스 매장은 일본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창업 이야기가 무척 재밌습니다. 1976년 도쿄 하라주쿠에 6.5평 가게에서 시작했다고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개념으로 미국 대학생의 방을 쥐덫까지 그대로 재현한 모습이, 빔스의 첫 매장입니다. 일상을 편집하여 제안하는 감각은 신의 한 수였고, 말하자면 ‘물건 편집, 집 편집, 인생 편집’의 능력자들이 모인 집단이 빔스입니다.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는 빔스를 이끌어가는 직원 130명의 집과 옷장과 가방 속을 낱낱이 공개합니다. 저런 물건은 도대체 어디서 구할까, 저 옷은 어디서 샀을까, 단순해 보이는 물건도 왜 이 사람의 집에서는 이토록 멋지게 빛을 발할까, 하는 궁금증들은 책의 인터뷰 페이지를 보면 말끔히 해결됩니다. 집을 대하는 태도, 물건을 사는 팁, 물건을 멋지게 조합하는 방법, 취향을 기르는 방법, 지극히 사적이고 절대적인 애장품 목록을 읽고 보노라면 즐거움이 전염되어 책장을 신나게 넘기게 됩니다.
빔스 직원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집이야말로 가장 신나는 놀이터이자 편안한 휴식처이자 나의 역사를 전시하는 보물창고라고요. 이 점이 포인트입니다. 집에서 즐겁지 않으면 어디에서 즐거울 수 있을까,라는 논리는 명쾌합니다. 가끔은 집 청소와 정리가 버거워 카페로 밖으로 탈출하는 저를 돌아보게 합니다.
“정리를 왜 해? 좋아하는 물건에 둘러싸여 사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심플한 행복인데!” 약속이나 한 듯이 정리하는 법이 있다면 오히려 배우고 싶다는 빔스 직원들의 집은 언뜻 어수선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중간한 물건은 없기 때문입니다. 수도 종류도 다양한 수집품들은 하나의 취향으로 연결되어 각자의 스타일을 만들기에, 잘 정돈된 박물관처럼 깔끔합니다. 여기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조심스러운 깔끔함과 숨 막힘은 없고, 숨통 트이는 인간미가 넘칩니다. 언제든 스며들어가 느슨하게 술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수다도 떠는, 가장 즐거운 공간이 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책은 “당신을 먼저 들여다보세요. 무얼 좋아하죠? 뭘 보고 있으면 즐겁고 편안한가요?”라고 묻는 듯합니다. 인테리어에 법칙 같은 건 없다는 말이 모호하지 않은 까닭은, 책 속에 직접 구현한 사례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북유럽 스타일에 그로테스크한 아프리카 물건을 더하고, 모던한 집에 엉뚱한 장난감을 장식한다거나, 이런 조합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의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저도 책을 만드는 동안 어느새 물들어서 좋아하는 물건들을 꺼내 조합해보고 있습니다. 취향이란 많이 보고 만지고 실험해보며 나오는 결과니까요.
책도 묵직하고 예뻐서 근사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책 만든 편집자의 강추 도서,
빔스 직원들의 라이프스타일 편집 노하우로 “당신의 집을 편집해드립니다.”
할리우드 스타 시스템은 배우의 모습을 통제하거나 만들어냄으로써 인기 스타들을 통해서 꿈을 팔았다. 하지만 60년 넘는 세월동안 스타들의 자유분방한 행동, 언론의 뒷조사, 인터넷의 부상으로 이제 스튜디오에서 통제하던 스타들의 신비로움은 크게 사라졌다. 대부분의 초창기 영화배우들은 아마추어들이었다. 그러나 영화가 신기한 볼거리에서 내러티브 구조로 바뀌게 되면서 미국의 영화제작자들은 니켈로디언에 맞는 전속 배우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연극배우들은 영화가 연극에 비해서 격이 떨어진다고 여겨서 영화에 익명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토머스 에디슨이 프랑스에서 초빙한 팬터마임 배우 필라 모랭을 소개하고, 영화 스튜디오 칼렘이 주연배우들의 이름을 밝힌 다음 해에 인디펜던트 영화사의 사장 칼 레믈이 주연배우 플로렌스 로런스의 거짓 사망 소식을 1910년작 <깨진 맹세>의 홍보에 이용하게 되면서 이 과정에서 스타 시스템이 형성되었다.
당시 스타의 정체성을 상품화하는일이 워낙 보편화되어서 팬들에게 영화표를 팔기 위해 스타의 이름과 외모는 물론이고 살아온 이력까지 바꾸는 경우가 허다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인기배우인 마티네 아이돌이 미의 이상이자 역할 모델이 되었다. 어느나라의 영화계든 나름의 스타가 존재했지만 스타집단의 다양성과 재능 측면에서 할리우드를 따라갈 곳은 없었다. 대부분의 스타는 영화 속 자아를 조금씩 변주하거나 한 장르의 대명사가 되었다.
- 『영화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데이비드 파킨슨/시드포스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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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susunhoy
2016.06.03
susunhoy
2016.06.03
구름처럼 심심하게 하루가
또
간다
아득하다
이따금 바람이 풀잎들을 건들고 지나가지만
그냥 바람이다
유리창에 턱을 괴고 앉아
밖을 본다. 산, 구름, 하늘, 호수, 나무
운동장 끝에서 창우와 다희가
이마를 마주대고 흙장난을 하고 있다
호수에 물이 저렇게 가득한데
세상에, 세상이
이렇게 무의미하다니.
..
할리우드 스타시스템도
결국 심심한 '뜬구름' 같은 거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