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가입하고 불입한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일까?
우리 세법은 피상속인이 보험가입자이거나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상황이라면 그 보험금을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과세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민법과 세법이 보험수익자의 보험금을 서로 달리본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좋다.
글ㆍ사진 구상수(회계사) | 마상미(변호사)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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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인 숙희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남편이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였다. 남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좋다는 약은 다 써보고 유명한 병원은 모조리 다녀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숙희의 남편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였다. 그동안 약값이며 병원비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쓴 터라, 남편이 남긴 것이라고는 빚만 2억원이 넘었다. 숙희는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재산 상속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숙희는 남편이 10억원짜리 사망보험을 들어둔 것을 알게 된다. 게다가 수익자를 숙희로 해놓았다. 보험회사 직원은 숙희가 남편의 재산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보험수익자로서 받는 숙희의 보험금이기 때문에, 숙희가 상속을 포기했더라도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상속세는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상속을 포기했는데 왜 상속세를 내야 하는 건지, 그리고 내 보험금을 내가 받는 것이라면서 왜 상속세를 내야 하는 건지, 숙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상속포기를 한 후 받은 남편의 사망보험금. 과연 숙희는 남편이 남긴 사망보험금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까?

 

숙희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숙희가 받은 사망보험금은 민법상으로는 상속재산이 아닐 수 있지만, 세법에서는 상속재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속을 포기했더라도 상속받은 재산이 있으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사망보험금을 민법에서는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는데, 세법에서는 왜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일까? 그것은 피상속인이 보험수익자인 경우와 형평성을 맞춰 공평하게 과세하기 위해서이다.


사망보험금의 두 얼굴, 상속재산인 경우와 상속인의 고유재산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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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보험가입자,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수익자를 정하게 된다. 보험가입자는 보험계약을 하는 자이고, 피보험자는 보험사고의 대상이 되는 자1) 이며, 보험수익자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수령하는 자를 말한다.

 

남편이 자신을 보험계약자이자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수익자로 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남편이 죽으면 남편 자신이 보험금을 수령하고, 그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된다. 따라서 상속포기를 한 숙희는 한푼도 못 받더라도, 보험금은 남편의 상속재산으로서 다른 상속인들에게 상속될 수 있다. 물론 이때에 보험금에는 당연히 상속세가 과세된다.

 

하지만 남편이 자신을 보험계약자이면서 피보험자로 하고, 숙희(또는 상속인)를 보험수익자로 해서 보험에 가입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 남편이 남긴 보험금은 민법상으로는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는다. 보험계약의 효력상 숙희가 자신의 고유한 재산을 수령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숙희가 받기로 되어 있던 금액이므로,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2)

 

이런 경우에는 숙희가 상속포기를 했더라도 남편이 가입한 보험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해서 수령한 보험금에 대한 상속세도 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험수익자가 누구든 무조건 과세

 

남편이 보험수익자일 때는 과세하고 숙희가 보험수익자일 때는 과세하지 않는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생긴다. 똑같이 남편이 가입한 보험이고, 두 경우 모두 결국엔 숙희가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므로 경제적 이익도 같고 세금을 부담할 능력(담세력)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세법은 피상속인이 보험가입자이거나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상황이라면 그 보험금을 상속재산에 포함시켜 과세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민법과 세법이 보험수익자의 보험금을 서로 달리본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좋다.

 

 

1) 예를 들어 남편이 죽으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에서는 남편이 피보험자이다.

 

2)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보험 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사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할 것인데, 이는 상해의 결과로 사망한 때에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미리 지정해 놓은 경우는 물론, 생명보험의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의 지정권을 행사하기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상법 제733조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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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전쟁구상수,마상미 공저 | 길벗
돈이 없으니 세금을 안 내도 된다는 건 착각이다. 손주에게 1억만 상속해도 1,000만원의 상속세가 나온다. 이밖에도 상속으로 도리어 빚만 떠안게 된 사람, 증여로 세금폭탄 맞은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다. 언젠가 겪게 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이 상속과 증여의 어려운 점이다. 불시에 상속인이 될 당신을 위해 이 책에 상속인의 순위, 상속증여세 계산 등 가장 기초적인 지식부터 절세방안까지 모두 담았다. 잠자고 있던 재산 때문에 최고 5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내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오늘부터라도 당장 상속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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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수 회계사
법무법인 지평의 상속전문 회계사, 중부지방국세청 국선 세무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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